[행정부처 여론조사]농식품부, 돼지열병 총력 대응 정책지지도 '껑충'…통일부 '급락'
뉴시스, 18개 행정부처 9월 정책지지도 조사 발표복지부, 100점 평점 3개월 연속 1위…행안부 2위日백색국가 제외 조치 시행 산업부도 4계단 상승통일부, 평양공동선언 1년 ‘빈손’…4→11위 추락조국 장관 부임 '검찰개혁 특명' 법무부, 탈 꼴찌국방부, 안보 불안 발목…'젠더 갈등' 여가부 최하위
보건복지부는 복지정책의 일관된 추진으로 3개월 연속 18개 행정부 중 가장 높은 정책지지도를 보였고, 한일 갈등 속에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 조치한 산업통상자원부도 순위가 급등했다. 반면 9·19 평양공동선언 1주년을 맞았음에도 남북 관계가 장기적인 소강국면에 빠지면서 통일부는 순위가 곤두박질쳤다. 법무부는 여전히 하위권에 자리했지만 조국 장관 부임과 함께 검찰개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반등의 기미를 보였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10일 공개한 '2019년 9월 대한민국 행정부 정책수행 평가 조사'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100점 평점으로 환산한 결과 지난 8월(46.5점) 조사에 이어 보건복지부가 46.3점으로 가장 높은 정책수행 지지도를 확보했다. 지난 5~7월 선행 조사 결과를 포함해 총 5개월 간의 추이를 반영하면 복지부는 6월 2위에서 7월 1위로 올라선 뒤 국민들로부터 3개월 연속 가장 일을 잘하는 행정부로 평가됐다. 정부의 일관된 복지정책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바탕으로 복지부는 9월 긍정평가 40.0%, 부정평가 41.9%로 부정평가와 긍정평가의 차이가 18개 부처 중 가장 적었다. 국민들의 실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복지 정책을 꾸준히 내놓은 것이 높은 정책 지지도로 이어졌을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9월 정책수행 지지도 평가에서 가장 괄목한 만한 상승세를 보인 행정부는 농림축산식품부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8월 42.2점이던 100점 평점이 이번에는 45.1점으로 2.9점이나 높아졌다. 긍정평가는 28.1%에서 30.8%로 상승했고, 부정평가는 42.0%에서 38.0%로 4.0%p 낮아졌다. 경기북부지역을 중심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악조건 속에서도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대책을 적극 수행하는 모습이 국민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6일 경기도 파주에서 처음 발견된 즉시 정부는 농식품부가 중심이 돼 대대적인 방역작업과 함께 발생 농장을 중심으로 한 예방적 차원의 살처분을 실시했다. 사활을 건 확산 방지 노력이 국민들의 지지를 이끌어 낸 것으로 풀이된다. 행정안전부는 18개 행정부에 대한 전반적인 정책수행 지지도가 하락한 가운데 전월과 같은 45.3점을 기록하며 3위에서 2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행안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차단을 위한 특별교부세 긴급 투입을 결정하는 등 지원 대책을 내놓았다. 주민등록등·초본 등 민원서류를 PC 등으로 내려 받아 인터넷으로 제출 가능한 전자증명서 발급제도를 확대하기로 하는 등 국민 실생활에 밀접한 정책 추진이 긍정평가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와 자리바꿈하며 3위로 내려앉은 외교부는 정책지지도가 46.1점에서 45.2점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정책수행을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41.7%로 18개 행정부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한일 갈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외교 경로를 통해 일본에게 백색국가 제외 조치를 조속히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등 외교적 대응을 꾸준히 이어간 데 대한 국민의 지지가 반영됐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재외공관장의 갑질과 성추문 사건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 엄정 대처한 점도 하락 폭을 최소화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경화 외교장관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의 갈등설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약진도 눈에 띈다. 산업부는 18개 행정부처 가운데 6위로 지난 8월과 비교해 4계단이나 뛰었다.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사우디아라비아 테러 이후 국내 석유 수급, 가격 안정화가 이번 조사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산업부는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가 지난 7월부터 3개월 연속(28.6%→33.5%→34.2%) 상승세다. 반대로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지난 6월부터 4개월 연속(44.3%→44.2%→41.6%→40.7%) 하락했다.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한 이후 산업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지속적으로 개선됐다.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지 약 3주 만에 우리 정부도 일본을 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빼기로 결정하는 등 단호하게 대응한 점이 국민들로부터 후한 점수를 받았다는 평가다.
지난달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해 산업부와 함께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서며 상위권에 포진했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위(43.8점)에서 5위(44.9점)로 한 계단 상승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43.4점으로 전월보다 0.1점 오르며 순위 변동 없이 7위를 유지했고, 국토교통부는 긍정평가(33.4%)와 부정평가(45.8%)에 미세한 변동 폭을 보이며 8위(42.1점)로 한 계단 올라섰다. 7월 10위(41.9점)에서 8월 5위(43.9점)로 순위가 크게 올랐던 중소벤처기업부는 9월 41.5점을 기록하며 9위로 뒷걸음질 쳤다. 긍정평가는 32.6%에서 34.0%로 상승했지만, 부정평가가 40.3%에서 44.9%로 치솟으면서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경기 둔화로 인한 중소기업의 생산성 저하가 우려되면서 부정평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9월 조사에서 100점 평점 41.4점으로 10위를 기록해 전월보다 6계단이나 순위가 하락했다. 8월 43.9%였던 긍정평가 비율이 30%대(37.5%)로 떨어졌고, 46.7%였던 부정평가는 50%(49.7%)에 육박했다. 행정부 전체 긍정평가 순위도 지난달 1위에서 4위로 내려앉았다. 남북 관계가 꽁꽁 얼어붙고 북한의 각종 도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이렇다 할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 것이 정책지지도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올 상반기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북한에 쌀 5만t을 지원하려 했으나, 북한의 거부로 사실상 사업이 무산됐다. 지난달 남북 접경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하자 방역 협력을 제안했지만 북한은 이 또한 묵묵부답이다. 남북 소강국면 장기화와 더불어 북측의 대남 비난 메시지가 강화되면서 국민들의 대북 피로도가 증가한 것도 부정적 평가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관측된다. 기획재정부가 12위(41.3점)에서 11위(41.0점)가 됐고, 앞선 평가에서 8위(42.8점)를 했던 해양수산부는 12위(40.9점)로 떨어졌다. 고용노동부가 13위(39.5점)를 유지한 가운데 환경부는 14위(38.7점)를 했다.
앞서 진행한 정책수행 평가 조사에서 4개월 내내 나란히 16~18위권을 형성했던 법무부, 국방부, 여성가족부는 9월 조사에서도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다만, 지속적으로 최하위를 고수했던 법무부는 ‘꼴찌’에서 벗어나 16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법무부의 정책수행 지지도는 36.4점으로, 지난 8월(34.7점)보다 올랐다. 부정평가가 59.4%에서 55.8%로 감소하고, 긍정평가는 24.6%에서 26.0%로 상승하며 반등의 기미를 보였다. 지난달 9일 취임한 조국 장관이 이번 조사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검찰 개혁' 완수를 위해 대국민 개혁안 발표, 제2기 법무·검찰개혁위원회 출범, 검사와의 간담회 등을 잇따라 진행한 바 있다.
국방부는 정책수행 지지도가 지난달보다 한 계단 하락하며 17위에 그쳤고, 또다시 부정평가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지난달보다 다소 긍정평가가 늘고 부정평가가 줄었지만 국민들이 국방부의 정책수행 정도를 박하게 평가한 것은 대내외 안보 불안이 가중된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월 한미 연합연습이 종료됐지만 북한은 단거리 발사체를 쏘아 올리며 신형 무기체계를 잇따라 공개하는 등 무력시위를 거듭하고 있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선언에 따른 부정적 기류가 여전하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이후 주한미군이 유엔군사령부의 권한을 확대해 영향력을 유지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미 간 갈등 요인으로 부각된 것 역시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9·19 군사합의 1주년을 기해 북한의 합의 위반사례가 한 건도 없었다고 밝혔지만, 계속된 무력시위 감행에도 별다른 대북 메시지를 내놓지 않은 데 대한 반감 여론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성가족부는 ‘젠더 갈등’이 사회적 이슈로 크게 부각되면서 각종 추진 정책이 여성 우대 또는 여성 편향 정책으로 비춰지는 부정적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조사 이후 처음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여성가족부에 대한 평가는 성별에서 확연히 엇갈렸다. 여성은 긍정평가 30.0%, 부정평가 48.1%인 반면 남성은 긍정평가 22.6%, 부정평가 61.3%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정책수행 평가 조사는 18개 행정부의 정책수행에 대한 국민 개개인의 평가를 반영했다. 각 행정부의 정책수행에 대한 응답에 따라 '매우 잘못하고 있다' 0점, '잘못하는 편' 33점, '보통' 50점, '잘하는 편' 67점, '매우 잘하고 있다' 100점으로 환산해 순위를 냈다. 이번 9월 조사는 8월1일부터 9월27일까지 무선(80%)·유선(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리얼미터가 19세 이상 성인 남녀를 상대로 통화를 시도한 결과 총 1만8044명(부처별 1001명~1005명)이 최종 응답을 완료했다. 응답률은 부처별 4.4%(행정안전부)에서 6.0%(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나타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