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액 늘린다" 공언한 文대통령…키워드는 '新산업·新시장'
신년사서 "2030년 수출 세계 4강 도약…수출구조 혁신 속도" 언급시스템반도체·바이오헬스·미래차 등 고부가가치 품목 수출 확대 강조신남방·신북방 등 수출지역 다변화 전략 제시…RCEP 최종 타결 언급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올해는 전체 수출액을 다시 늘리고 2030년 수출 세계 4강 도약을 위한 수출구조 혁신에 속도를 내겠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신년사에서 우리나라 수출에 대해 이런 견해를 밝혔다. 이날 문 대통령은 수출 관련 발언에 꽤 비중을 두었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 수출 회복이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먼저 지난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수출 세계 7위를 지켰다는 점을 강조했다.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와 11년 연속 무역 흑자 달성도 치켜세웠다. 역대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를 달성한 국가는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 홍콩 등 9개 나라에 불과하다. 구체적으로는 전기차, 수소차, 바이오헬스 수출이 크게 증가하는 등 새로운 수출동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가격은 급락했지만 수출 물량은 오히려 늘었다는 점을 주목하면서 '저력을 보였다'고 긍정적인 진단을 내렸다. 신남방·신북방 지역에서의 성과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신남방 지역 수출 비중은 지난해 처음으로 20%를 돌파하고 신북방 지역 수출도 3년 연속 두 자릿수로 증가했다"고 했다. 신년사에서는 밝은 부분을 드러냈지만 실제 성적표는 이렇다. 지난해 우리 수출은 10.3% 하락하며 2009년(13.9%)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두 자릿수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런 하락세는 2018년 12월 이후 13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즉, 지난해 수출 플러스를 기록했던 달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석유제품, 기계, 철강, 디스플레이 등도 대부분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업황 악화 등 연이은 악재가 발목을 잡은 탓이다. 올해 역시 이 기조가 크게 바뀌지 않는 한 지난해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올해 수출을 반등 시켜 성장률 상승으로 연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확신할 수 없는 이유다. 그만큼 우리나라를 둘러싼 여건들이 녹록지 않다. 그래서 돌파구로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등 3대 신산업과 5세대(5G) 통신, 2차전지 등 고부가가치 수출 확대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얼마 전 국산 전기차의 새해 첫 수출 현장을 찾아 미래차 강국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친환경차 수출 누적대수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7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기차와 수소차의 수출대수는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각각 90%, 230%가량 늘었다. 친환경차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수출 품목이다.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해 전기차나 수소차의 평균 수출가격이 각각 99%, 263%가량 더 높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자동차 수출에서 친환경차 비중은 10%에 달한다. 정부는 이 수치를 2030년까지 25%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한 예산도 지난해보다 60% 이상 늘어난 9500억원을 책정했다.
문 대통령은 수출 회복의 열쇠로 신남방·신북방 지역으로의 진출도 꼽았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산업부는 상반기 안으로 '신남방 무역 확대 전략'을 마련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한·아세안 산업혁신기구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연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정 최종 타결 여부도 주목할 만하다. RCEP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인도, 뉴질랜드까지 총 16개국이 참여하는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이다. RCEP 출범은 역내 경제블록 형성뿐 아니라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세계 최대 FTA인 RCEP 체결은 우리 수출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외에 중소기업 수출금융 확대와 한류와 연계한 K-브랜드 중소기업 수출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서 산업부는 올해 1분기에는 1년간의 수출 마이너스 시기를 끝낼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는 수출 여건이 개선되면서 3% 이상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주요 기관들도 대부분 2~3%대 성장을 예상했다. 전망치는 한국무역연구원(3.3%), 코트라(3.1%), 한국은행(2.7%), 산업연구원(2.5%), 현대경제연구원(2.3%) 순으로 높다. 이날 문 대통령은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서도 짚고 넘어갔다. 그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해 핵심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에 기업과 노동계, 정부와 국민이 함께 힘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라는 목표에 온 국민이 함께했다"며 "수십 년 동안 못한 일이었지만 불과 반년 만에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루어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올해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의 두 배가 넘는 2조1000억 원의 예산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한 100대 특화 선도기업과 100대 강소기업을 지정해 국산화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