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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조정, 올 것이 왔구나"…검사들, 한숨·한탄 교차

등록 2020-01-14 15:09:02   최종수정 2020-01-28 09: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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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사권 조정 현실화…국회 본회의 통과

검찰 내부 "올 것이 왔다…현실을 받아들여야"

'검사내전' 저자 김웅, 폭탄 비판 내놓고 사의

내부 동요 가능성도…"대검이 적극 대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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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구내식당으로 점심식사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0.01.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나운채 기자 =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검찰 내부에서는 "올 것이 왔다"며 후속 대응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이 가운데 베스트셀러 '검사내전'의 저자로 유명한 김웅(50·사법연수원 29기) 법무연수원 교수가 '작심' 비판 글을 남기고 사의를 밝힘에 따라 검찰 내 불만이 고조될지 주목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국회는 전날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 등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검찰은 공개적·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고, 신중하게 향후 후속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대검찰청은 전날 법안 통과 이후 윤석열(60·23기) 검찰총장이 '최종 결정은 국민과 국회의 권한이고, 공직자로서 국회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며 인사청문회 및 국정감사 등에서 밝혀왔던 입장을 전해왔다.

검찰 내부에서는 수사권 조정 법안 통과가 예견됐던 상황인 만큼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지방의 한 검사는 "도도하게 흐르는 물결 속에서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실무선에서 향후 협의를 잘해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간부는 "법안까지 통과가 된 만큼 검찰로서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향후 절차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김 교수는 이날 검찰 내부 전산망 '이프로스'에 '폭탄' 글을 올리고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김 교수는 수사권 조정에 대해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지칭하며 발언 수위를 높였다.

김 교수는 글에서 "이 법안(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들은 개혁이 아니다.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이자 퇴보"라며 "결국 목적은 권력 확대와 집권 연장이 아닌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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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지난해 10월16일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 소나무 사이로 검찰 깃발이 보이고 있다. 2019.10.16. [email protected]
특히 김 교수는 검찰 구성원들을 향해 "그깟 인사나 보직에 연연하지 말아달라"며 "봉건적인 명에는 거역하라. 추악함에 복종하거나 줄탁동시(啐啄同時) 하더라도 겨우 얻는 것은 잠깐의 영화일 뿐"이라고도 당부했다.

줄탁동시란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서는 어미 닭과 새끼가 안팎으로 서로 쪼아야 한다는 뜻으로,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취임사에서 언급한 내용이다. 수사권 조정 및 검찰 인사, 직제개편 등으로 '검찰 힘 빼기'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추 장관 취임사를 빗대서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교수의 글에 검찰 내 일부에서는 동요하는 분위기가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검사는 "김 교수가 이같이 고강도의 발언을 내놓을지 전혀 몰랐다"며 "검사들 사이에서도 김 교수의 글을 계기로 앞으로의 상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 법조계 인사들은 검찰이 처한 현재 상황에 대해 '무얼 했는가'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내놨다. 윤 총장 등 검찰 수뇌부가 향후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검찰 간부 출신 한 변호사는 "검찰이 아무 대응도 못 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준사법기관'이라는 검찰의 존재 이유가 부정당했지만, 아무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향후 검찰의 정체성과 역할 등에 대해 내부에서부터 치열하게 논쟁하고, 방향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찰 출신 변호사는 "법은 통과됐다. 이제부터는 추가 보완 입법에 집중해야 한다"며 "대검에서부터 적극적으로 나서서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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