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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 감독 "올림픽 때 일본보다 위에 있고 싶다"

등록 2020-01-30 12:11:03   최종수정 2020-02-03 10: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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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3 챔피언십 최대 고비는 호주와의 준결승"

부드러워진 것 같다는 말에는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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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근현 기자 = 김학범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AFC U-23 챔피언십 2020 결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우승으로 9회 연속 올림픽 본선행에 성공한 U-23 축구대표팀의 김학범 감독이 다가올 도쿄올림픽에서는 일본보다 나을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30일 오전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U-23 챔피언십 결산 기자회견에서 도쿄올림픽에 대해 "일본보다는 위에 있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메달권 진입이라는) 목표를 설정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세계 최초로 9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게 된 한국은 다가올 도쿄올림픽에서 2012 런던대회 이후 8년 만의 메달 획득을 노린다.

김 감독은 "감독은 어떤 대회를 나가도 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도 나는 선수들을 믿고, 선수들이 코칭스태프를 믿었기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올림픽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연령별 대회는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감독은 좀 더 빠른 축구를 구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패스 타이밍과 움직임 등이 좀 더 빨라야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 우리가 더 좋은 축구를 하려면 빨라야 한다. 공의 속도, 움직임의 속도 등이다. 속도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김학범 감독 일문일답.

-대회를 돌아본다면.

"프로팀 관계자들과 감독님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차출을 적극적으로 해줘 소집에 어려움이 없었다. 그 부분을 먼저 감사드린다."

-이번 대회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매경기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다. 가장 고비는 호주와의 4강이었다. (올림픽행을 위한) 두 번의 기회가 있었다. 하나는 편안하게 결승을 치르는 것이었고, 하나는 피를 말리는 3~4위전으로 가는 것이었다. 호주전이 가장 부담스러웠고 긴장됐다."

-이번 우승이 감독 본인과 한국 축구에 어떤 의미일까.

"우승이라는 것은 좋은 것이다. 타이틀을 거머쥔 것 자체가 감독으로서 영광스럽고 행복하다.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연령 특성상 A대표팀을 올라가기 위한 바로 밑의 선수들이다. 그런 선수들에게 기회의 장을 충분히 열어줬다는 점에서 선수들과 한국 축구의 발전을 가져온 것 같다."

-턱걸이 영상이 화제가 됐다. 평소에도 운동을 하나.

"우연치 않게 (협회가) 찍어서 올렸다.(웃음) 평상시에도 수시로 한다. 훈련할 때가 생각을 가장 많이 할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럴 때 많이 생각하고 결정한다. 나에게는 좋은 시간이다. 선수들과 있을 때 같이 훈련을 못하니 혼자 시간날 때 한다. 생각의 시간이라고 보면 된다."

-로테이션을 시도했는데.

"2018년 아시안게임과 이번 대회는 상당히 다르다. 지금은 룰이 바뀌었는데 그때는 경기를 다 뛰게 하기 위해 예선에 전부 내보내려고 했다. 이번 대회에 나서기 전 태국에서 전지훈련을 했는데 그때 느낀 것이 날씨가 문제라는 것이었다. 선수들을 최대한 가동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로테이션은 돌린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믿음이 있고, 상대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선수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이번에는 선수들에 대한 믿음이 있어 로테이션을 했다."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모든 경기에 문제점은 있다. 문제점 없이 치를 수는 없다. 어떤 팀과 붙어도 어렵고 힘들다. 보완점은 좀 더 빨라야 한다. 패스 타이밍과 움직임 등이 좀 더 빨라야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 조직적으로 수비가 흔들린 부분도 있겠지만 그걸 떠나 우리가 더 좋은 축구를 하려면 빨라야 한다. 공의 속도, 움직임의 속도 등이다. 속도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도쿄올림픽은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경기 때마다 준비하는 것이 다르다. 도쿄올림픽은 엔트리의 문제가 있을 수 있기에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는 지금부터 생각하겠다. 상대와 어떤 선수가 뽑히느냐에 따라 다를 것이다. 더블 스쿼드로 갈 수는 없지만, 그때 도쿄 날씨는 고온다습하다. 아직 정한 것은 없다."

-와일드카드는 어떤 포지션으로 생각하는가.

"이야기하면 다 밝혀지는 것이다(웃음). 태국에서도 이야기했고 공항에서도 말했지만 처음부터 다시 생각한다. 시간을 갖고 생각하겠다. 어떤 자리가 문제인지 지금 말하기는 어렵다. 팀에 필요한 선수, 쓸 수 있는 선수로 뽑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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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근현 기자 = 김학범 대한민국 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AFC U-23 챔피언십 2020 결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그동안 외국 연수를 많이 다녔는데.

"그 나라의 스타일, 축구 수준 등이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미, 유럽, 아프리카 북중미는 스타일을 가늠하기 어렵다. 한 팀은 우리에게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북중미도 다 돌아봤기에 어느 팀이 오느냐에 따라 세부적으로 파고들 것이다. 그런 부분들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도쿄올림픽 목표는.

"감독은 어떤 대회를 나가도 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도 나는 선수들을 믿고, 선수들은 코칭스태프를 믿었기에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올림픽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연령별 대회는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그리고 일본에서 열린다. 한국의 홈 이점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일본보다는 위에 있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메달권 진입이라는) 목표를 설정해야 가능할 것이다."

-이번에는 선수들에게 좀 부드럽게 다가간 것 같은데.

"원래 그렇다(웃음). 훈련장에서는 엄하게 한다.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효과도 못보고 부상 우려도 있다. 운동장에서는 굉장히 강하게 하는데 그 외에는 아니다. 엉덩이를 두드려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팀 뿐 아니라 프로팀에서도 그렇게 한다. 이미지가 강해 호랑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는데 난 그렇게 강한 사람이 아니다."

-가장 마음에 걸리는 선수가 있다면. 최근 한국 연령대별 성적이 좋은데.

"23명 중 2명이 경기에 못 뛰었다. 골키퍼 안찬기와 안진수다. 가장 마음 아픈 것이 그 두 선수다. 골키퍼의 특성상 쉽게 바꾸기가 어려웠다. 제일 미안하고 고맙다. 내색 안 하고 훈련장에서 열심히 했다. 우리가 연령별 대회에서 계속 좋은 성적을 내는 이유 프로에서 연령 제한(22세 이하 의무 출전)을 둬 선수들이 경기를 많이 뛴다. 그런 부분이 도움됐다. 두 번째는 협회의 골든 에이지다. 선수들 경기 경험이 많지 않았는데 협회에서 대회를 굉장히 많이 연다.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이강인과 백승호의 공백을 느꼈나. 본선 합류 가능성은.

"두 선수는 팀에 굉장히 필요한 선수들이다. 협회와 내가 구단, 선수들과 접촉했고 이야기는 잘 진행됐지만 합류는 못했다. 구단과의 관계는 굉장히 좋았고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본선은 경쟁이다. 유럽에 있는 선수라고 들어온다는 보장은 아무도 못한다. 지금 있는 선수들보다 기량 등 모든 면에서 앞서야 들어올 수 있다. 국내 선수들과 똑같이 견줘 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그리고 본인의 의지가 갖춰져야 한다. 경쟁은 똑같이 시작한다."

-정우영은 조금 아쉬웠는데.

"사실 정우영의 폼이 많이 떨어졌다. 되살리기 위해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려 노력했다. 처음 뮌헨에서 봤을 때보다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때는 우리 선수들이 안 갖고 있는 동작들이 굉장히 많았다. 이번 대회 때 심적 부담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 유럽파로서 뭔가 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 됐을 것이다. 따로 미팅도 하면서 신경 쓰지 말라고 했는데 어린 선수라 그런지 그런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뭔가 보여줬다는 생각과 뮌헨이라는 팀에서 비싼 가격에 이적한 부분들이 본인을 눌렀던 것 같다. 그런 부분들만 해소되면 가벼운 동작들이 나올 것이다. 이번에 다시 재임대 됐는데 본인이 편한 쪽으로 됐으니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본선까지 계획은.

"3월과 6월 소집이 가능하다. 평가전을 계획 중이다. 협회에서 계속 추진 중인데 많이 준비된 것 같다. 대회 한 달 전 소집 때는 훈련 계획을 잡고 있다. 일본과 가장 비슷한 환경에서 하려고 한다."

-수비에서 그냥 걷어내는 장면이 줄었는데.

"수비에서 막 걷어내는 것은 위급한 순간이 아니면 우리 공을 남에게 넘겨주지 않는 패턴이다. 수비에서 앞으로 얼마나 빨리 넘겨주느냐는 상대 수비가 정돈 전 공략할 수 있는 포인트다. 수비에서 앞으로 연결하는 것은 계속 이뤄져야 한다."

-와일드카드 선수들이 팀에 녹아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2018년 아시안게임 때 손흥민, 황의조, 조현우를 와일드카드로 불렀는데 그 선수들이 나에게 한 공통된 첫 마디가 '우리가 어떻게 하면 되죠?'였다. 그래서 '너희들이 할 것은 없다. 공들고 물들라'고 했다. '너희들이 그런 행동을 하면 후배들은 따를 수 밖에 없다, 헌신하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팀에서 좋은 반응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에도) 똑같다. 와일드카드 선수들이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보면 헌신이다. 공들고 물들고 커피 사주고. 어린 선수들은 그런 선수와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이번 대회 포인트가 있었다면.

"이번 경기를 치르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포인트는 대략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체력이다. 습도가 상당히 높았다. 두 번째는 교체 선수다. 교체로 나가는 선수들은 우리 팀에서 다 베스트다.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이동경, 이동준 김진규, 정우영 등이 교체로 나섰다. 교체로 나서는 이들이 사실 우리팀의 핵심이다. 그럼에도 교체로 쓴 이유는 고온다습하니 70분 정도에 승패가 갈라질 것으로 봤다. 세 번째는 세트피스다. 이런 경기에서 세트피스의 중요성은 굉장했다. 이 세 가지가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요건이라고 생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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