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한국당과 새보수당 합당 결심…총선 불출마"(종합)
"보수 합쳐 文정권 폭주 막으라는 국민 명령 따르겠다""개혁보수 진심 남기려 불출마 선언…공천권 요구 안해"'도로 친박당', '도로 친이당' 안 돼…감동 주는 공천돼야""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은 개혁보수와 거리가 멀었다""'나는 왜 정치를 하나' 생각하며 숨고르는 시간 갖겠다"
새로운보수당의 보수재건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하면서 "이 제안에 대한 한국당의 답을 기다리겠다"며 "합당 결심을 하면서 저는 오직 한가지, 국민의 뜻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대한민국을 거덜내고 있는 문재인 정권 폭주를 막기 위해 보수는 합치라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겠다"며 "보수가 힘을 합치고 다시 태어나 총선과 대선에서 권력을 교체하고 한국을 망국의 위기로부터 구해내라는 국민의 명령을 따르겠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단순히 합치는 것만으로는 보수가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며 "보수는 뿌리부터 재건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탄핵을 인정하고 탄핵의 강을 건널 때 비로소 보수는 정당성을 회복할 수 있다"며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해야만, 보수는 문재인 정권의 불법을 당당하게 탄핵할 국민적 명분과 정치적 정당성을 가질 수 있다. 껍데기만 남은 낡은 집을 허물고 튼튼한 새 집을 지어야만 보수의 미래를 펼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3원칙 중 으뜸은 바로 개혁보수의 정신"이라며 "진정한 보수는 원칙을 지키되 끊임없이 개혁해야 한다. 개혁보수는 한국 보수정치가 가야만 할, 결국 갈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길, 낡은 보수의 부끄러운 과거에 대한 진지한 반성 위에 헌법가치를 지키고 시대정신을 추구하며 더 나은 미래를 건설하는 것이 개혁보수가 해야 할 일"이라고 제시했다. 특히 "나라의 기둥인 경제와 안보를 튼튼히 지키는 보수, 정의로운 사회, 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보수, 자유와 평등, 공정과 정의, 인권과 법치라는 민주공화국의 헌법가치들을 온전히 지켜내는 보수, 이것이 바로 개혁보수"라며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은 개혁보수와 거리가 멀었다. 야당이 된 지난 3년 간 보수정치의 모습도 개혁보수와는 거리가 멀었다"고 비판했다. 유 의원은 총선 불출마도 선언하면서 합당하더라도 당대표와 같은 어떠한 당직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변한 게 없는데 합당으로 과연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합당 결심을 말씀드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솔직히 이 고민이 제 마음을 짓누르고 있음을 고백한다"며 "개혁보수의 희망을 살리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지금 이 순간 제가 할 수 있는 건 저 자신을 내려놓는 것뿐이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보수가 힘을 합치라는 국민의 뜻에 따르겠지만, 그와 동시에 개혁보수를 향한 저의 진심을 남기기 위해 오늘 저는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다"며 "보수가 힘을 합쳐서 개혁보수를 향해 나아가는 데 저의 불출마가 조금이라도 힘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보수재건 3원칙을 처음 말했을 때 약속드렸던 대로 저는 공천권, 지분, 당직에 대한 요구를 일절 하지 않겠다"며 "3원칙만 지켜라, 제가 원하는 건 이것뿐이다. 3원칙을 지키겠다는 약속, 믿어보겠다"고 했다.
유 의원은 새로운보수당 당원들에 대해선 "여러분은 개혁보수의 전사들"이라며 "바른정당에서부터 새보수당까지 동지여러분과 함께 해왔던 시간들이 전 너무나 자랑스럽고 고맙다. 개혁보수의 꿈을 지닌 채 나라를 위한 선택에 동참해주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당부했다. 또 "저를 네 번이나 대표로 뽑아주신 대구 시민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저는 대구가 낡은 보수의 온상이 아니라 나라의 미래를 당당하게 개척하는 개혁의 심장이 되길 진심으로 바랐다. 사림(士林)의 피를 이어받아, 권력자가 아니라 국민과 나라에 충성하는 기개와 품격을 지닌 대구의 아들로 기억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신당이 창당하더라도 당직자 전원 고용승계를 요청했다. 그는 "공천권도 지분도 당권도 요구하지 않지만, 합당 이후 보수신당의 새 지도부에게 유일한 부탁을 하나 드리고 싶다"며 "새로운보수당에는 개혁보수의 꿈과 의지만으로 수개월째 한 푼의 급여도 받지 못하면서 성실하게 일해 온 중앙당과 시도당의 젊은 당직자들이 있다. 이 분들이 보수의 승리를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고용승계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유 의원은 "저는 20년 전 보수당에 입당했다. 보수가 처음으로 정권을 내주고 많이 힘들 때였다"며 "저는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에 대한 저의 생각을 국민들께 알리려고 오랜 시간 무던히도 애를 써왔다. 돌아보면 20년 동안 하루도 쉼 없이 치열하게 달려오고 투쟁해 왔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는 "이제는 제가 달려온 길을, 저의 부족함을 되돌아보고 '나는 왜 정치를 하는가' 라는 저의 오래된 질문을 다시 생각해보며 숨을 고르는 시간을 갖겠다"며 "어디에 있든 저는 20년 전 정치를 처음 시작하던 마음으로 보수재건의 소명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유 의원은 이날 예정에 없던 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로부터 '황교안 대표와 만날 계획이 있나', '불출마 선언했지만 험지출마를 요구하면 수용할 것인가', '황 대표와 회견 내용을 사전에 논의했냐'는 취지의 질문에 옅은 미소만 띤 채 입을 굳게 닫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