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성공사례 말고 진짜 성공비법…'멀티팩터'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덴마크 다이어트, 디톡스, 한방 다이어트, 단식, 간헐적 단식, 원푸드 다이어트, 케토 다이어트 등. 평생 다이어트를 숙제로 안고 사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단어들이다. '이런 방법이 있다더라'에 귀가 솔깃하고, '누구는 이걸로 얼마를 뺐다더라'로 도전을 결심한다. 그런데 결과는? 분명히 성공한 사람도 있지만 '나'를 비롯한 주변의 대부분은 요요를 맞는 등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 왜 그럴까. 그저 알려져 온, 표면상에 드러난 부분만 바라보고 따라 해서는 아닐까. 다이어트의 본질은 섭취하는 에너지보다 사용하는 에너지가 더 많게 하는 것 아니었던가. 그래서 단순 무게 감량이 아닌 지방 감량, 근육량 증가를 통한 기초대사량 늘리기 등에 신경 쓰는 것 아닌가. 아마도 이러한 본질에 벗어난 요인들이 다이어트 실패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베스트셀러 '골목의 전쟁'의 저자이자 경제·경영 칼럼니스트 김영준씨는 최근 출간한 '멀티팩터'에서 성공에 대한 직설을 아끼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다이어트 사례처럼 사업의 성공도 마찬가지라는 취지다. 30대 초반 평범한 주부가 340억원 대박 신화를 남긴 공차나, 서울 마포구 도화동 빌딩 숲에 위치한 단독주택 카페 프릳츠 커피 컴퍼니, 30대 초반 맞벌이주부가 억대 연봉을 버리고 불편을 사업 기회로 만든 마켓컬리 등 요즘 핫한 기업들의 알려진 성공 요인은 과연 진짜 핵심 성공 요인일까. 저자는 이들의 진짜 성공 요인을 분석하기에 앞서 한국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스타벅스'를 예로 제시한다. 지난해가 이미 스타벅스가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낸 지 20년 되는 해였음을 상기시키며 스타벅스가 국내에서 커피 전문점과 카페 문화 붐을 일으키며 성공가도를 달릴 수 있었던 진짜 원인 분석을 시도한다. 소위 고급화 전략과 대기업의 전폭적인 지원, 직영점 운영 전략 등이 스타벅스의 널리 알려진 성공 요인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분석을 정면 반박한다. 경쟁사들 중에는 보다 고급화 전략을 추구한 곳도 있었기 때문에 핵심 요인이라 할 수 없고, 다른 커피 브랜드 역시 롯데나 CJ, SPC 등의 전폭적 지원이 있었고 스타벅스 코리아가 미국 본사와 신세계가 50%씩 지분을 가진 합작회사이기 때문에 태생적으로 직영점 운영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점 등이다. 그러면서 스타벅스는 본래 한국 시장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브랜드였던 점을 토대로 짧게 줄이자면 '스타벅스였기 때문이었다'는 게 성공 요인이라고 말한다. 국내 커피 시장 진입이 빠른 편이었고 브랜드 파워, 자금, 인력 등 무엇 하나 밀리는 게 없었고 이에 비해 다른 커피 전문점은 새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명백한 열위에 놓여있었다는 것이다. 결국 이때까지 성공한 사업가들이 밝혀왔던 노력이나 재능은 변수가 아닌 상수적인 요소이며 현실에서 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보다 다양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노력, 실력이나 재능, 자본, 인적 네트워크, 외모 등은 모두 경쟁에 필요한 자원이고 자신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총력전을 해야 결실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시장의 변화에 주목하고 뒤바뀌는 지형 속에서 더 많은 자원을 축적, 활용해 성공의 축을 이동시켜야만 성공을 이끌어낼 확률이 높아진다고 제안한다. 문정훈 서울대 교수는 "시장과 비즈니스를 보는 날카로운 통찰이 돋보이는 책이다. 이 책을 통해 드리머(Dreamer)에서 리얼리스트(realist)가 되고, 자원을 획득하고 연결하며 활용하고 통제하는 혜안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추천사를 썼다. 표면적으로, 흔히 알려진 성공 요인에 속지 않고 자신이 속한, 활동 중인 분야에서 성공의 본질이 무엇인지 파악, 분석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시선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344쪽, 스마트북스, 1만68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