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악마' 조주빈…범죄전문가들 "사이코패스 성향 있다"
"자기가 암흑세계 지배자, 유명인사라는 과도한 자존감""약자인 여성 착취해 비열한 범죄 저지른 것에 불과해"손석희 언급 이유?…"일부러 유명인 골라, 역시 망상징후"반성은 안 보여…"피해자 부정·자기합리화하려는 심리"
이날의 발언과 그간의 행적을 종합해 볼 때 전문가들은 조주빈에 대해 '과대망상 장애'와 '사이코패스 성향'이 의심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5일 오전8시께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서면서 포토라인에 선 조주빈은 "손석희 사장님, 윤장현 시장님, 김웅 기자님 비롯해 저에게 피해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 드린다"라며 "멈출 수 없었던 악마의 삶을 멈춰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가 스스로를 '악마'라고 칭한 점에 대해 '과대망상 장애'를 의심하고 있다.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악마라는 표현은 결국 그들 세계에서는 절대자, 지존이나 다름 없는 의미"라며 "자기만의 세계에서 왕으로 군림했다고 생각하는 과대망상 장애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어 "조주빈은 사회적, 신체적으로 약한 여성을 착취해 말 그대로 비열한 범죄를 저지른 것에 불과한데 마치 본인이 암흑 세계를 지배한다는 투의 과도한 자존감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모든 분들께 사과한다'고는 말했지만, 성착취 피해자들을 언급하는 대신 생뚱맞게 손석희 JTBC 사장 등 유명인사를 거론한 점도 유의할 대목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뜬금없이 유명인 이름을 댄 것도 과대망상 장애의 징후로 볼 수 있다"며 "인터넷 상에서, 그들의 온라인 세계에서 비교적 이슈가 많이 된 사람을 일부러 골라서 언급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진표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다른 사람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이용하는 그간의 특성을 봤을 때, 이 사람이 사과하는 것 자체도 매우 계산된 행위로 보인다"며 "진정한 반성이나 회개의 표현이라기보다는 여론이나 재판 등을 고려해 한 발언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공 교수는 "피해여성들에게 사과하지 않은 건 그 세계를 추앙한 사람들에게 '걸려서 미안하다'는 일종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피해자에 대한 인식은 전혀 없으며 되레 그들을 부도덕한 피해자라고 부정하며 본인을 합리화하려는 심리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주빈이 '사이코패스' 성향을 보인다는 점에 대해서는 뉴시스가 인터뷰한 전문가 3명이 모두 동의했다.
이어 "봉사활동을 한 것도 가학적 행동과 같은 선상에서 볼 수 있다"며 "진정한 정서적 공감에 기반한 행동이 아니라 자신이 훌륭한 사람, 내지는 매우 유능하면서도 사회공익적인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싶어서 한 행동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공 교수는 "거짓말을 상당히 유창하게 하고 자신을 숨기며 상대의 약점을 이용해 돈을 뜯는 걸 보면 교활하다"며 "피해자들에게 자해 등 엽기적인 행위를 요구하는 걸 보면 정서적으로 둔감하기도 한데 이런 게 바로 사이코패스의 특징"이라고 짚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사이코패스는 흔히 '양복 입은 뱀'이라고 말하듯 겉으로는 아주 정상적이고 나아가 착한 사람으로 인식되길 바라는 측면이 있다"며 "조주빈이 겉으로는 봉사활동도 다니고 정상적으로 보였을 수 있지만 이는 계산된 작위적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