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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화면 안 나와요" "소리 안들려요"…온라인 개학 준비 학교는 '혼란중'

등록 2020-03-30 14:01:16   최종수정 2020-04-06 09:5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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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온라인교육 시범 동대문구 휘봉고

쌍방향 '웨비나' 진행 중에도 오류 발생

"쌍방향 수업 5% 불과…교사 적응 필요"

학생들 "데이터 없다, 기기 한 대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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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초·중·고교 개학이 연기되고 있는 30일 원격교육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동대문구 휘봉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과 온라인 쌍방향 수업을 하고 있다. 2020.03.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정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교육 당국이 온라인 개학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일선 학교현장에선 아직 충분한 준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무선인터넷이 안되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기기가 없거나 통신비가 부족해 수업에 참여하기 어려운 학생도 있다. 교사들의 적응 부족, 자녀를 가정에서 돌보며 지원하기 어려운 맞벌이 부부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실제로 30일 오전 방문한 서울 동대문구 공립 휘봉고등학교에선 온라인 수업 초기 혼란을 한창 겪고 있었다. 쌍방향 수업은 기술적 오류가 있었고, 학생 절반 남짓은 웹카메라를 꺼 두고 수업에 참여하는 등 출결 확인도 쉽지 않았다.

휘봉고는 서울시교육청이 지정한 10개 온라인 수업 시범학교 중 한 곳이다. 오는 31일부터 내달 3일까지 4일간 온라인 시범수업을 시행한다.

이날 오전 10시에는 기자들 앞에서 쌍방향 수업 시연 성격의 웨비나(Webinar, 웹+세미나)를 진행했다. 역사와 체육을 융합한 '민주시민교육 웨비나, 너는 여자니까 스포츠 못하지'라는 주제였다. 이 학교가 준비한 시범수업 중 유일한 쌍방향 수업이다. 온라인 화상 회의 서비스인 ZOOM(줌)을 활용했다.

시작과 동시에 학생 94명이 접속했다. 학생은 분마다 한 명씩 늘어 10분이 지나 100여명에 달했다.

수업을 맡은 조현서 교사(역사)는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마이크는 켜 달라 할 때만 켜주세요, 다만 화상카메라는 가급적 켜주세요"라 당부했다. 절반 이상 학생들이 화상카메라를 꺼 둔 채였다.

조 교사가 공지를 마치자 함께 수업을 맡은 최경호 교사(체육)가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 영상물을 틀었다.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화면공유가 안 된다는 학생도 나온 듯 했다. 교사들은 "화면 공유 돼요? 소리 나와요?"를 끊임없이 물었다.

댓글을 쓰는 학생들도 간혹 보였지만, 모두가 수업을 듣고 있는지 교사들로서는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 보였다.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도 교사들이 꼽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다. 조 교사는 "이번 수업에서도 한 컴퓨터는 와이파이(무선인터넷) 테더링(인터넷 공유)을 이용해 인터넷에 연결했다"며 "무선인터넷 등 인프라 구축이 선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이 접속돼도 수업에 쓰는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없는 웃지못할 경우도 있다. 보안상의 이유로, 교육청 정책상의 이유로 설치된 방화벽이 접속을 막기 때문이다.

휘봉고는 시교육청이 지정한 혁신미래학교로서 다른 학교보다 인프라 등 여건이 낫다. 그럼에도 준비에 주어진 시간은 지난 25일부터 이날까지 단 6일이 전부다.

전교생 대상으로 완벽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기에는 학교와 교사들의 고충이 상상 이상이라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휘봉고 김찬기 교감은 기자들에게 "코로나19로 인한 휴업기간을 준비 없이 맞았듯, 온라인 수업의 시행도 마찬가지"라며 "학교를 굉장히 힘들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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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초·중·고교 개학이 연기되고 있는 30일 원격교육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동대문구 휘봉고등학교에서 교사가 온라인 수업 사전녹화를 하고 있다. 2020.03.30. [email protected]
교육부는 지난 27일 배포한 '원격수업 기준안'을 통해 실시간 쌍방향 수업과 강의형 수업, 과제중심 수업을 제시했다. 쌍방향 수업이 가능하다면 좋겠지만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휘봉고는 EBS 온라인 클래스를 활용한다. 교사들이 직접 영상을 제작해 올리면, 학생들이 동대문구 휘봉고를 검색해 콘텐츠를 활용하는 형태다. 기존에 제작돼 있는 영상도 쓸 수 있어 80%가 이 방식으로 준비됐다.

유튜브에는 '휘봉고TV' 채널을 만들고,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과 같은 학교 생활적응교육, 창의적재량활동, 동아리 교육자료를 올렸다. 학생들과 사후에 교류할 수 있도록 '휘봉사이버캠퍼스' 홈페이지도 만들었다.

이날도 같은 층 2학년 교실에서는 고등학교 1학년,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수학 수업을 촬영하는 모습도 보였다. 당장 오는 31일부터 실제 수업에 사용할 영상이다.

칠판을 활용해 영상을 띄우고 수업하는 교사가 있는 한편, 책상 위에 스마트폰을 장착하고 유인물을 보여주면서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다수 과목이 녹화형으로 진행되면서 휘봉고에서 계획하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은 5%도 채 안 된다. 시간은 촉박한데 교사들이 수업을 원활히 진행할 만큼 적응되지 않았다는 게 문제로 꼽힌다.

김찬기 교감은 "선생님들이 쌍방향 수업을 쉽게 고려하지 못한다"며 "시스템이 불안정한 경우도 다수 발견된다"고 말했다. 또 "아직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서 연습할 기간도 상당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쌍방향 수업을 했을 때 학생들도 오류로 이탈하지만, 오늘의 경우처럼 소리가 들리지 않는 등 수업 진행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얼굴이 노출돼 신상정보가 인터넷에 유포될 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한 몫 한다.

학생들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휘봉고가 전교생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 209명 중 스마트기기가 없는 학생은 1명이며 12명이 스마트기기 대여를 희망했다.

학생들은 "스마트폰 요금제 특성상 데이터가 부족해 수업을 듣기 어렵다"거나 "컴퓨터는 한 대인데 형제가 함께 들어야 하면 어떻게 하나"는 의견이다. "취지는 공감하지만 갑작스런 결정에 당황스럽다"는 학생도 있었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다.

휘봉고 안혜정 혁신미래부장은 "개학이 한 달 가까이 미뤄지면서 학생들의 밤낮이 많이 바뀌어 있다"며 "직장에 가는 부모가 실시간 수업을 들으라며 아이를 관리하긴 어려울 것 같아 그 부분도 많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휘봉고를 포함, 서울 내 초·중·고교 10곳을 골라 원격교육 시범학교로 운영 중이다. 학교가 온라인 수업을 미리 운영해보고 문제점과 대책을 찾아보라는 취지다. 이들 학교는 정규수업에 준하는 온라인 수업 계획을 짜서 운영하며, 문제점을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보고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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