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대로]美, 코로나19에 예비군 동원…우리는 부작용 우려
예비군 동원 시 오히려 코로나19 확산 가능성민방위대 역시 동원 후 역할 불분명해 미검토우리나라 예비군 270만명, 민방위대 353만명
※ '군사대로'는 우리 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박대로 기자를 비롯한 뉴시스 국방부 출입기자들이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군의 이모저모를 매주 1회 이상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미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퇴역 군인으로 구성된 예비군까지 동원할 태세다. 반면 우리 정부는 예비군 동원이 오히려 감염병을 확산시킬 수 있다며 이미 예정된 예비군 훈련까지 연기시키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퇴역 병력과 주 방위군 예비군에 코로나19 대응 임무를 부여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비군을 의료·재난 대응·응급상황 인력으로 활용해 코로나19 확산에 대처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다보니 예비군의 힘이라도 빌려 상황을 개선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미국 외에 영국과 페루 등도 예비군을 코로나19 대응에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 역시 국가 비상 사태 때는 예비군을 동원할 수 있다.
예비군의 임무는 전시, 사변,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하에서 현역 군부대의 편성이나 작전에 필요한 동원을 위한 대비 등이다. 예비군 동원권은 국방장관에게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예비군 동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예비군을 동원할 경우 오히려 코로나19가 확산될 우려가 있어서다. 실제로 국방부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며 예정된 예비군 훈련을 취소하거나 연기시키고 있다. 국방부는 코로나19로 특별재난지역이 된 대구와 경북(청도, 경산, 봉화) 지역에서 올해 예비군 훈련을 아예 면제했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예비군 훈련 역시 모두 미뤄졌다. 국방부는 4월17일로 미뤘던 동원 예비군 훈련과 지역 예비군 훈련 개시 시점을 6월1일로 재차 연기해둔 상태다.
민방위기본법 시행규칙은 전국 지자체장들이 민방위대를 동원할 수 있는 요건으로 '자연재난이나 인위적 재난이 있을 경우 그 재난을 예방하고 복구하여야 할 관서의 기능만으로는 그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곤란할 때'를 제시하고 있다. 현재로선 보건복지부 등 주무부서가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으므로 민방위대가 투입될 필요가 없다는 게 민방위 업무 담당인 행정안전부의 입장이다. 코로나19가 전국에 급속도로 확산돼 국가동원령이 발령되면 전국 민방위대 동원을 검토하겠지만, 아직은 동원 요건을 충족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당장 예비군이나 민방위대가 코로나19 대응에 투입돼도 업무 분장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긴 어렵다. 행안부 관계자는 "일반 40세 미만 남성들인 민방위 대원은 감염병 대응 단계에서는 맡을 역할이 애매하다"며 "재난 대응 단계에서는 전문성이 있는 분들이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민방위대가 동원된 최근 사례는 2010년 연평도 포격전 당시다. 예비군이 마지막으로 동원된 사례는 1998년 12월17~18일 남해안 북한 잠수정 소탕 작전 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