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코로나19로 2분기부터 실물·고용 충격 확대 우려"(종합)
"민간소비·서비스업 생산 감소 IMF 이후 가장 어려워""정부 부문 0.2%p 성장…재정 적극적 역할 수행 덕분""공공부문 자동차 8700여대 조기 구매…70% 선지급""자동차부품 수입 관세·부가가치세 납기 12개월 연장""공항시설 사용료 감면·납부 유예 3개월 추가 연장"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2분기부터 실물·고용 충격이 확대될 우려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작년 말부터 잠시 이어졌던 투자·수출 회복세가 1분기 성장세 둔화를 다소 완충해 준 측면이 있으나 2분기부터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부총리는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와 관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반영되면서 전분기 대비로 -1.4%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유례없이 경제활동이 위축되면서 내수와 민생부문에 가해진 충격이 GDP상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생산 감소로 나타났으며 두 지표 모두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어려운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정부 부문은 작년 4분기 높은 기저(성장 기여도 1.0%p)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방역대응, 피해극복 및 민생안정을 위한 추경 및 재정 조기 집행 등에 힘입어 플러스(+) 성장(0.2%p)에 기여했다"며 "감염병 충격에 따른 방역·경제 위기 상황에 맞서 재정이 적극적 역할을 수행해 온 점이 지표로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홍 부총리는 "2분기 성장과 고용에 가해질 하방압력을 가계, 기업들이 잘 버텨내고 코로나 방역 종식과 함께 내수, 수출 등이 하반기 회복세를 보이도록 지속적인 특단의 대책 강구 및 정책의 적기대응에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주요 주력산업 최근 동향 및 대응 방안이 논의됐다. 홍 부총리는 "미국·유럽 등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훼손으로 우리 주력 산업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면한 주력산업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아가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산업 재편과정에서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도 시급하다"고 짚었다. 그는 "자동차·항공·해운·정유·조선 등 주요 주력산업은 고용유발 효과, 전후방 연관 효과가 큰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자 핵심 동력 산업"이라며 "5개 산업의 생산은 우리나라 GDP의 약 20% 수준, 수출은 약 30%를 차지하고 종사자 수가 약 60만명에 이르는 만큼 신속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2일 '40조 규모 기간산업안정기금 지원방안'과 35조+α 규모의 금융안정프로그램 보강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대책들에 포함된 기간산업 유동성 지원,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및 저신용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 등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홍 부총리는 "수출 감소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무신용장 거래조건(D/A) 거래 시 해외 판매법인의 수출환어음 대급 지급기한을 60일에서 120일로 연장하고 중소·중견기업 해외 현지법인에 대한 자금 보증 조기 집행 등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알렸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공공부문의 차량을 올해 8700여 대 조기 구매하고 차량 계약 선금을 최대 70% 지급을 통해 국내 수요를 보강할 계획이다. 또 현재 3개인 항공운임 관세특례 대상 부품도 차량용 전동기, 여과기 등을 추가해 확대하고 자동차 부품 수입 관세와 부가가치세 납기를 최대 12개월 연장하는 등 현장의 경영 애로도 해소하겠다는 각오다. 홍 부총리는 항공 산업 지원과 관련해 "여객·화물 급감으로 심각한 피해가 발생한 항공사·지상조업사에 대해 공항시설 사용료 감면 및 납부 유예 기간을 3개월 추가 연장하겠다"며 "이미 발표된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을 조속히 집행하고 지자체 협조를 통한 항공기 재산세 징수유예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해운 업계에 대해서는 해운진흥공사를 중심으로 긴급 유동성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P-CBO 지원을 확대하고 중소선사 회사채 매입 등 최대 4600억원의 신규 유동성을 제공할 예정이다. 매입후재대선(S&LB) 프로그램과 관련해 지원 규모를 2000억원 확대하고 원리금 1년 납부유예 대상을 확대, 선박금융 지원 규모도 1000억원 확대한다. 홍 부총리는 "정유업은 세금부담 완화에 중점을 두고 유류세 및 원유 등 수입 물품의 관세와 부가가치세 납기를 연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업과 관련해서는 "기존 제작금융 및 선수금 환급보증(RG) 발급 지원을 중심으로 대응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정부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 주재 비상경제회의에서 상시적 위기관리 및 비상경제 본격적 대응을 위해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및 경제중대본'을 구축, 집중 가동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경제 중대본은 경제 위기 대응을 위한 범정부 차원의 역량결집기구"라면서 "경제 전반의 상황과 리스크 분석, 발표된 정부 대책의 추진상황 점검 및 보완, 위기 극복을 위한 추가대책 발굴·수립 등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4~5월 중 고용 충격 대응, 위기·한계기업 지원을 집중 점검 추진하고 6월 초 발표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과 '3차 추경안 마련' 등을 집중적으로 챙길 것"이라고 전했다. 경제 중대본에서는 민생의 근간인 일자리부터 경기회복을 위한 한국형 뉴딜정책 추진 등 종합적인 위기대응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해 나가는 문제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중대본 회의는 매주 목요일 정례 개최되지만 다음 주는 목요일이 공휴일(석가탄신일)이므로 수요일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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