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고양이가 울린다 사람의 마음을...영화 '고양이 집사'
다큐멘터리 영화 '고양이 집사'는 고양이가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작품이다. 이희섭 감독은 춘천에 고양이 마을이 만들어질 것 같다는 소식을 듣고 홀연히 춘천으로 떠난다. 이 감독은 동네 고양이를 따라다니다가 우연히 그들의 집사인 바이올린 가게 아저씨와 중국집 사장을 만난다. 중국집 사장은 고양이 도시락을 배달하면서 길거리 생활에 지친 고양이를 위해 혼신을 다한다. 바이올린 가게 아저씨는 거리를 떠돌고 있는 고양이가 애처로워보여서 문을 열어줬고, 그렇게 이들의 인연은 시작됐다. 그 때부터 고양이는 가게를 드나들며 주변을 맴돌고 아저씨를 기다린다.
남겨질 고양이들을 걱정하며 밥을 주는 생선가게 할머니, 급식소를 제작하는 청사포 마을 청년 사업가, 급식소를 만들어 주는 주민센터 사람들 등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각박한 세상 속 따뜻한 온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제각기 다른 사연을 지니고 있는데, 주머니 사정은 모두 넉넉하지 않다. 그럼에도 각자의 방식으로 고양이와의 공존을 실천하면서 훈훈한 감동을 안긴다. 세상의 기준을 버리고 마음 속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친 이들에게 위안을 건넬 전망이다. 서로가 있어 행복한 고양이와 집사들의 소중한 묘연은 수많은 캣맘·캣대디(길고양이에 먹이를 주는 사람)에게도 공감과 위로를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배우 임수정이 내레이션을 맡았다. 임수정은 임시보호처를 전전하다 입양된 유기묘 출신 고양이 '레니'로 분했다. 이 감독은 "직장에서 돌아오는 지친 귀갓길에서, 허전한 밤 야식을 사러 나가던 골목길에서, 추위와 배고픔을 묵묵히 견뎌내는 길고양이들을 모른 척 하지 못해 사료 한 줌을 던져주던 것이 어느 새 사료 봉투와 캔을 챙겨 어두운 밤 뒷골목을 돌아다니며 길고양이들의 밥을 챙겨주는, 자발적인 집사가 되어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들은 길고양이 만큼이나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고 수난당한다. 그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냐고 물어보면 그 대답 역시 한결같다. '제가 올 때까지 기다리니까요.' 차가운 시멘트 바닥 위에 앉아 한없이 기다리다 자신들을 알아보고는 눈을 반짝이며 다가오는 아이들을 포기할 수 없다고 한다. 나는 그들이 가장 낮은 곳에서 '공존'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이라 느껴졌다." 5월 14일 개봉, 97분, 전체 관람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