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걷지도 못해" "99% 사망"…혼란 키운 '인포데믹' 사태(종합)
지성호 "사망 확신", 태영호 "제대로 못 걷는 것 분명"김정은 멀쩡하게 걸어서 순천린비료공장 준공식 참석"온갖 추측 난무, 국민 불안 키우고 한반도 문제 영향""허위조작정보가 미치는 해악 등 문제점, 대응 살펴야"
2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일 노동절을 맞아 순천린(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준공 테이프를 끊고 공장을 돌아봤다. 노동신문에 공개된 사진에서도 김 위원장의 특이사항은 발견할 수 없었다. 오후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에서도 검은색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은 지난달 11일 정치국회의 당시와 비교해 다소 피부가 거친 모습이긴 했지만, 평소처럼 자연스럽게 걸으며 준공식 연단을 향해 이동했다. 김 위원장은 연단에 앉아 깍지를 낀 두 손을 테이블에 올리고 진지한 표정을 짓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왼편에 앉은 김재룡 내각총리와 마주보면서 대화를 하고 크게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특히 잠행 기간 심혈관계 수술을 받았다는 설이 돌았던 김 위원장은 이를 일축하듯 공장을 시찰하며 담배를 피우기도 했다. 공장 내부에서도 보고를 받으며 유리 재떨이를 두고 담배를 태우며 간부들에게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건재함이 최종 확인되면서 그동안 북한의 긴급 사변 가능성까지 언급됐던 여론은 고개를 숙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사태를 두고 이른바 '인포데믹'(거짓정보 유행병) 현상이 일어난 것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를 국내 연론사들이 앞다퉈 다시 인용하면서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사망설' 등이 확장됐다. 김 위원장이 집권 후 처음으로 태양절(4월15일·김일성 생일)에 금수산 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않았다는 근거로 이 같은 추측은 더욱 굳어갔다. 청와대를 비롯해 국정원, 통일부, 국방부 등 관계부처에서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특이동향이 없다"고 밝혔지만, 건강이상설과 사망설 등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야당 일각에서 사망설이 강하게 제기되기도 했다. 탈북민 출신인 지성호 미래한국당 국회의원 당선인은 지난달 30일 "김정은 위원장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99% 확신하고 있다"며 북한 내부 소식통을 근거로 사망설을 주장했다. 지 당선인은 "지난 주말에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인에 대해선 "수술 후유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술로 인한 쇼크 상태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심혈관 쪽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안다"며 "(수술 뒤) 정신을 차릴 수 없고 통치를 할 수 없는 상태로 혼란에 대한 대비가 당 내부에서 드러난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또 태 당선인은 지난달 27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지금 김정은 신변이상설 관련 추측이 난무한다. 누구도 확정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북한 상황은 '특이동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단히 이례적인 점이 많다"고 적어 보도가 일파만파 퍼졌다. 청와대와 정부는 이날 북한 보도와 함께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해프닝'이었음이 최종 확인되면서, 그동안 근거없이 확대됐던 김 위원장 신변 관련 발언과 보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건재하다는 북한의 동정 보도는 예정된 일이었다"며 "정부가 거짓말을 할 필요가 뭐가 있겠는가. 국내 언론이 외신에 한 줄 나온 것을 대서특필한 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근거 없는 내용으로 우리 사회에 경제, 안보, 사회 등 여러 분야에서 불필요한 혼란과 비용이 초래됐다"며 "앞으로도 북한과 관련한 정보에 대해서는 분명한 근거를 토대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정은 건강이 한반도 문제에 대단히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된 만큼 또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김정은 건강이상설의 생산과 확산이 최근 코로나 사태, 우리의 총선 결과, 그리고 미국의 대선 등과도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탈북자, 외신, 인터넷매체, 보수단체 및 개인 등 다양한 양산과 유통과정 등을 짚어보고 발화점과 확대 재생산, 목적성, 고의성, 조작성 등 세밀하게 문제점을 살펴보았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김 교수는 특히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가 미치는 남북관계, 대북정책, 대외정책(대미·대중), 국방안보정책, 대내적으로 정쟁 및 남남갈등, 경제분야와 개인에 미치는 해악 등 여러 분야에 미치는 영향과 이에 대한 정부·언론·학계 차원의 대응 및 해소 방안, 역할에 대해 검토를 해야하지 않을까 한다"고 짚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