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기 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소탐대실 안돼…안전우선"
코로나19 여파로 5월까지 약 1조3100억원 매출 감소"차질없이 기금 조성에 힘쓸 것"
그러나 조재기(70)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은 "우리 직원들과 힘을 합쳐 코로나19 위기를 꼭 이겨내겠다. 공단의 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조 이사장은 1976 몬트리올 올림픽 유도 남자 무제한급 동메달리스트 출신이다. 그는 2018년 1월 올림픽 메달리스트로는 최초로 공단 이사장직에 올랐다. 취임 후 공단의 변화를 위해 앞장섰다. 성과도 나왔다. 지난해 역대 최대인 1조7392억원의 체육진흥기금을 조성했고, 2018년까지 102억원 적자였던 공단 법인회계는 지난해 58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취임 3년 차가 된 올해는 코로나19라는 변수를 만났다. 전에 없던 힘든 시기다. 최근 서울 송파구 공단 본부에서 만난 조재기 이사장은 "올해 경륜과 경정에서 6100억 원, 스포츠토토에서 7000억 원 등 5월 말까지 약 1조3100억원의 매출 감소가 있었다. 잘 때도 '억, 억'하고 기금 날아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조 이사장은 위기 극복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걱정은 많지만, 아직 후반기 6개월이 남아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수지악화에 대응을 준비 중"이라면서 "차질없이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는 굳은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포츠토토사업의 경우 5월초 프로야구가 개막하면서 야구종목 발매가 시작돼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 2월23일부터 휴장에 들어간 경륜·경정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손실을 생각하면 하루라도 빨리 개장을 해야하지만, '안전'을 위해 서두르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조 이사장은 "소탐대실을 떠올려야 한다. 조그만 이익을 보려다 국가 방역체계에 문제가 생기면 안 되지 않나. 안전이 최우선이다. 그것보다 중요한 게 없다"며 "안전에 대해서는 100%가 돼야 한다. 어떨 때는 120% 확신이 있다 해도 문제가 생길 때가 있다. 지금 같은 시기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공단의 발 빠른 대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 모범사례로 제시되기도 했다. 공단은 1월29일부터 종합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올림픽공원, 경륜장 등 39개 사업장과 105개 시설물에 대해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하면서 문화체육관광부 종합대응 TF반과 연계, 단계별 상황 조치에 힘쓰고 있다. 코로나19로 실외 활동을 마음껏 할 수 없는 국민들을 위해 집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홈트레이닝' 프로그램을 내놓은 것도 눈에 띄는 활동 중 하나다. 그는 "운동은 어렵고 복잡한 게 아니라 신체활동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라며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고 따라 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단순히 현재 상황에 대한 대응뿐 아니라 코로나19 이후의 삶에 대한 설계의 밑바탕이 될 수도 있다. "전국 48개의 국민체력100 체력인증센터도 휴관 중이지만 아직까지 대면 접촉을 하는 건 어렵다. 오히려 이번 기회로 방향 전환을 통해 홈트레이닝 등 스마트 시대의 삶을 여는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공단은 피해 스포츠기업 지원을 위해 스포츠산업 특별융자를 시행하고, 올림픽공원과 분당·일상 스포츠 센터 등에 입점해 있는 57개 업체의 임대료를 50% 감면했다. 경기가 열리지 않아 생계에도 타격을 입게된 경륜·경정 선수들을 위해서는 1인당 300만원의 긴급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조 이사장은 "모두 힘든 상황이지만 서로 돕기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최선을 다해 대처하고 있고, 잘 되고 있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나도 쓰라린 경험이 있다. 억울한 마음에 상실감을 극복하기가 힘들었다"고 떠올린 그는 "우리 선수들의 잘못이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라는 점에서 좌절하지 않았으면 한다. 큰 대회를 준비하다 한번 축 처지면 컨디션을 회복하기 어렵지만, 절대 목표를 포기해선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절대 포기하지 마라. 끝까지 가면 반드시 거기에 따르는 보상은 오게 돼 있다. 스포츠란 그런 게 아닌가. 지면 더 열심히 해서 다음에는 이기도록 하고, 찬스가 없으면 더 노력해서 만드는 것"이라며 "새롭게 의욕을 다져 자기와의 싸움에서도 승리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조 이사장의 임기는 내년 1월까지다. 체육인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 이바지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하는 게 조 이사장의 목표다. 조재기 이사장은 "체육계가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자립기반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체육계가 자립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공단본연의 역할인 기금조성과 지원역할에 더욱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특히 최근 4차산업 그리고 코로나 사태 등을 겪으면서 스마트한 공단을 만드는데 역할을 다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