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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광복회장 경축사는 특정정치 집단 견해… 동의못해"

등록 2020-08-15 13:3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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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군 토벌자가 육참총장, 민족반역자 떵떵거리며 살아"

"민족 외면한 세력이 보수라고 자처한다" 등의 표현에 발끈

원 지사 준비된 원고 취소, 현장즉석 연설로 조목조목 반박

"다시 이런 기념사한다면 경축식 행정집행 원점에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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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 원희룡 제주지사가 15일 오전 제주시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제주도 제공) 2020.08.15
[제주=뉴시스] 강정만 기자 = 원희룡 제주지사가 15일 오전 열린 75주년 8·15 광복절 경축 기념식에서 ‘친일민족 세력 청산’을 주 내용으로 구성된 광복회장의 경축사를 놓고 “특정정치 집단의 견해다”며 “매우 유감이며 제주도지사로서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15일 밝혔다.

원 지사는 이날 경축식 현장에서 김률근 광복회 제주지부장 대독으로 광복회장의 경축사 낭독이 끝나자 준비했던 광복절 경축사를 읽지 않고 즉석연설로 “결코 동의할 수 없는 편향된 역사만이 들어가 있는 이야기를 기념사라고 광복회 제주지부장에게 대독하게 만든 이 처사에 대해 매우 유감이며, 제주도지사로서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걸 분명히 밝힌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광복회장의 경축사는 친일세력을 비난하면서 “전세계에 민족을 외면한 세력이 보수라고 자처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다”라는 문장으로 구성돼 있다. 

원 지사는 “(이른바 친일세력이라고 하는 분들 중에는) 태어나보니 일본 식민지였고 거기에서 식민지의 식민으로 살아가면서 선택 할 수 없는 인생경로를 살았던 많은 사람들이 있다”며 “비록 모두가 독립운동에 나서지 못했지만 식민지 백성으로 살아갔던 게 죄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해방정국을 거쳐서 김일성이 우리 대한민국을 공산화시키려고 왔을 때 목숨걸고 나라를 지켰던 군인들과 국민들이 있다”며 “그분들 중에는 일본군대에 복무를 했던 분들도 있다. 하지만 한국전쟁에서 나라를 지킨 그 공을 우리가 보면서 역사 앞에서 (그 분들의)공과 과를 겸허하게 우리가 보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은) 세계 최후진국에서 경제성장을 이루기 위해서 많은 노력, 민주화를 위한 많은 희생, 선진대한민국을 만드는 데는 공도 있었고 과도 있었다”고 해석했다. 

그는 “지금 75주년 맞은 광복절에 역사의 한 시기에 이편저편 나누어서 하나만이 옳고 나머지는 모두 단죄되어야하는 그런 시각으로 우리 역사를 조각내고 우리 국민을 다시 편가르기 하는 그런 시각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며 “ 앞으로 이런 식의 기념사를 또 보낸다면 저희는 광복절 경축식의 모든 행정집행을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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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 15일 오전 제주시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8·15 광복절 경축식에서 원희룡 제주지사가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제주도 제공)
그러면서 “(광복절 경축식은) 특정 정치견해의 집회가 아니다”며 “75년 과거의 역사의 아픔을 우리가 서로 보듬고 현재 갈등을 통합하고 미래를 위해서 새로운 활력을 내야될 광복절이 되기를 진심으로 열망한다”고 끝을 맺었다.

이날 광복회장 경축사는 “서울 현충원에 가장 명당이라는 곳에 독립군 토벌에 앞장섰던 자가 묻혀있다. 해방 후 미국에 다시 빌붙어 육군참모총장과 장관을 지낸 자이다” 등 최근 작고한 백선엽 장군을 지칭한 듯한 표현 등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이승만이 집권하여 국군을 창설하던 초대 육군참모총장부터 무려 21대까지 한명도 예외없이 일제에 빌붙어 독립군을 토벌하던 자가 육군참모총장이 되었다. 이들 민족반역자들은 국무총리, 국회의장, 장관, 국회의원, 국영기업체 사장, 해외공관 대사 등 국가요직을 맡아 한 평생 떵떵 거리며 살고 있다. 친일민족세력이 민족 자주적 역량의 결집을 방해하며 우리 젊은이들 앞에 펼쳐진 광활한 미래로의 길목을 가로막고 있다” 며 “전세계에 민족을 외면한 세력이 보수라고 자처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다”라는 내용도 들어갔다.

이날 오전 10시 제주시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경축식에는 독립유공자와 유족, 광복회원 등 90여 명이 참석했다. 원 지사의 즉석연설이 진행될 때 관중석에는 “왜 이념적인 발언하느냐” “틀린 말이 아니다”는 반응들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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