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디자이너 '노래'의 '오늘의 기분은 카레'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접시를 반 정도 비웠을 때 카레에 집중하는 나를 보았습니다. 비 오듯 흘리는 땀도 신경 쓰이지 않았습니다. 무언가에 푹 빠진 기분이 새로웠습니다. 고객의 거센 피드백, 끝이 안 보이는 프로젝트, 쌓여가는 집안일, 만성 거북목 통증도 잊었습니다. 접시에 담긴 주황색 액체, 카레에 빠졌습니다.' 카레 마니아가 전하는 카레의 추억이 담긴 카레 에세이 '오늘의 기분은 카레'가 출간됐다. 그래픽 디자이너 '노래'는 카레로 인생이 뒤바뀐 인물이다. 2016년 여름, 카레의 매력에 빠진 뒤 매년 300번 가까이 카레를 먹는다. 일을 하면서 도쿄 카레 여행기를 담은 에세이 '작고 확실한 행복, 카레'를 독립출판했고 카레 달력, 티셔츠, 에코백 등의 디자인 상품을 만들어 서울 아트북 페어 '언리미티드 에디션'에 참여하기도 했다. 노래는 카레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카레커리블루'도 운영한다. 카레의 다양한 매력을 조금씩, 천천히 세상에 전하는 삶을 꿈꾼다. 사람은 좋아하는 무언가를 갖게 됐을 때 일상의 작은 변화를 겪게 된다. 저자에게는 그 변화가 카레였다. 그래서 저자는 내성적 성향이고 일본어를 잘하지 못해도 도쿄의 카레 식당 주인에게 어떤 향신료가 들어갔는지 용기 내어 물어보기도 하고 옆자리에 앉은 일본인에게 어떤 카레를 좋아하는지 묻기도 했다. 카레 책을 쓰고 아트북 페어에 참여하고, SNS 계정을 운영하는 것도 카레를 만나지 못했다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저자는 말했다. "제가 믿는 카레의 효능은 우리가 솔직해지도록,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노래의 에세이는 그가 한국과 도쿄에서 만난 열 가지 카레를 소개하고 당시 기분을 담고 있다. 한국 카레 식당 8곳과 도쿄 카레 식당 2곳이 등장한다. 기존 맛집 소개와는 다르다. 카레 식당을 평점으로 평가하지 않고, 우열을 나누지도 않는다. 저자가 겪은 '카레 경험'은 저자가 가게를 알아가는 과정, 가게의 분위기 등에 대한 잔잔한 기억이자 기록이다. 이 기억들은 한 사람이 카레를 통해 인생의 변화를 겪은 이야기로, 길어지는 집콕생활에 신선함을 선사한다. 카레의 매력을 전파하려는 저자의 새로운 시도, 책에 수록된 '카레 채집 카드'도 유쾌하게 다가올 것이다. 164쪽, 위즈덤하우스, 1만28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