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500만명분 일부 상온 노출…정은경 "예방효과 떨어질수도"(종합2보)
공급업체의 자발의 보고 아닌 공익 신고 받은 듯냉장차에서 지역 배분 때 일부 백신 상온 노출돼"상온 노출된 백신, 이상 생길 가능성 배제 못해""8일 접종 받았던 어린이 대상 백신 물량은 아냐""유통 중 냉장온도 유지 문제…제조상 문제 없어"
방역당국은 백신의 경우 온도에 민감해 상온에 노출될 경우 이상 반응이 생길 수 있어서 접종 중단을 결정하고 2주간 품질 검증을 진행한 후 폐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은 22일 오전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인플루엔자 조달계약업체의 유통과정에서 백신의 냉장온도 유지 등의 부적절한 사례가 신고가 돼 오늘부터 시작되는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을 품질이 확인될 때까지 일시 중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냉장차로 지역 재배분 과정 중 일부 상온 노출 정 청장은 "이번 절기에 인플루엔자 국가조달물량에 대한 계약업체는 신성약품"이라며 "현재 문제가 제기된 회사와 조달계약한 물량은 1259만 도즈고, 이중 약 500만 도즈가 의료기관에 공급이 된 상황이다. 그중 일부가 상온에 노출됐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그 규모에 대해서는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의 증상 구분이 어려워 의료시스템에 혼란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2950만 도즈의 백신을 생산할 예정이었다. 예년보다 500만명분 정도 추가된 수치다. 이중 정부의 조달계약 방식으로 1개 도매회사와 물량 공급을 체결한다. 이 회사는 각 제조사로부터 공급 확약서를 받아 물건을 공급받고 의료기관으로 유통하게 된다. 정 청장은 "500만 도즈가 다 문제가 됐다고 말씀드린 것은 아니다"라며 "신고 내용과 업체의 진술만으로는 어느 정도의 물량이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기가 어려워서 객관적인 서류 등 조사를 통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통 불량 의심신고는 업체에서 자발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공익 제보 등을 통해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정 청장은 "유통과정의 문제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신고가 어제(21일) 오후에 접수돼 저희가 인지하고 조사를 시작하게 됐다"며 "해당 업체가 보고한 것은 아니고 다른 경로를 통해 신고가 접수돼 확인됐다는 정도를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 청장은 "오늘부터 접종이 시작되는 대상자용 물량이었기 때문에 아직까지 접종이 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백신은 생물학적 제제여서 유통관리 기준은 보건복지부와 식약처가 만들고 도매상 허가 관리는 해당 지자체가 하는 것으로 구분돼있다"며 "콜드체인(저온유통시스템)을 집중관리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사항이고, 단계별로 안전 기준을 준수했는지 확인할 보완방법도 같이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백신 유통과정상 문제가 발생할 시 처벌에 대해 "약사법에 따르면 유통에 대한 품질관리 사항을 위반했을 때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안내돼 있다"며 "이 부분은 정확한 조사를 한 후 위반 여부를 결정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상온 노출땐 불량 우려…"품질검사 진행" 이번에 문제가 된 백신은 조달계약을 한 물량이 의료기관으로 공급되는 과정에서 일부가 상온에 노출된 것이다. 정 청장은 백신이 상온에 노출된 시간에 대해 "냉장차가 지역별로 재배분하는 과정에서 일부 상온 노출이 됐다고 판단하고 있는데 정확한 조사를 하고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인플루엔자 백신 유통에 적절한 저온의 기준은 2~8도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상온에 노출되면 품질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보관온도보다 높은 온도에서 보관됐을 때 단백질 함량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고, 단백질 함량이 낮아미녀 결국 효과가 떨어진다는 얘기"라며 "다만 확인이 좀 더 필요하기 때문에 광범위한 검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제품 전반의 품질을 확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일단 방역당국은 문제가 제기된 백신을 당장 폐기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정 청장은 "현재 문제제기가 된 백신은 유통하는 과정상의 냉장온도 유지에 문제가 있다고 제기된 제품"이라며 "제조상의 문제, 제조사의 백신 생산상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도 분명하게 말씀을 드리겠다"고 했다. 이어 정 청장은 문제가 제기된 백신 물량의 폐기 여부에 대해 "유통과정 조사와 품질시험을 근거로 판단해야 한다"며 "바이러스를 죽여서 만든 사(死)백신은 온도에 덜 민감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전문가 의견과 품질검사를 진행해 판단을 엄밀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질병관리청은 해당 업체의 인플루엔자 백신공급을 즉시 중단했고 이미 공급된 백신에 대해는 품질을 검증한 후에 순차적으로 백신접종을 할 계획"이라며 "식약처(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백신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되는 항목에 대한 시험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해당 백신은 모두 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백신검정과정을 통과해서 공급된 제품이고 이 제품이 의료기관까지 전달되는 과정상의 냉장온도 유지가 일부 유지되지 않았다는 문제제기가 돼 그 부분에 대한 조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품질검증에 대략 길게 잡아 2주 정도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확보된 물량으로 접종 우선 진행…"고령 접종 일정대로 진행" 방역당국은 22일부터 13~18세 대상 국가 예방접종을 시작할 계획이었다. 지난 8일부터는 12세 이하 어린이들이 접종을 받았다. 정 청장은 "현재 문제가 제기가 된 물량은 13~18세 이상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준비된 물량으로, 지난 8일부터 시작된 어린이 대상자에게 공급된 백신은 별도의 다른 공급체계로 공급된 백신이기 때문에 대상 물량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정 청장은 또 "현재까지 예방접종 11만8000명 정도가 받았는데 아직 이상반응이 있다고 신고된 건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청장은 10월5일부터 중학생, 10월19일부터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분산접종을 하려고 집중접종기간을 정해서 안내를 드렸는데 이 부분은 재조정을 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백신은 접종 후 체내에 항체가 생기는 기간이 필요해 일정을 마냥 미룰 수 없다. 정 청장은 "예방접종을 하고 면역이 생기는 데 한 주 정도가 소요된다"며 "작년에는 11월 중순 인플루엔자 주의보가 발령돼 올해도 그 정도 시기부터 (유행이) 시작될 거라고 예측을 하고 있고, 11월 초 정도까지는 접종을 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62세 이상 어르신 접종은 10월13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라며 "저희가 예년보다 한 달 가량 예방접종을 먼저 시작했기 때문에 62세 이상 접종 일정은 일정대로 진행되도록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예방접종은 우선 불량 의심 신고 물량을 제외하고 확보된 백신을 우선 활용하고, 나머지는 검사를 통해 재공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정 청장은 "제조사가 아직 공급하지 않고 갖고 있는 물량이 있기 때문에 그 물량을 먼저 공급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이미 공급된 물량에 대해 유통조사와 품질검사를 통해 확인한 이후 접종에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부터 시작되는 예방접종이 모두 중단됨에 따라 참여 의료기관과 예약자에게는 문자를 통해 접종연기에 대한 안내를 했다"며 "최대한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