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박민우·원종현…창단 첫 해 뿌린 씨앗, 우승 주역으로
나성범(31), 박민우(27), 강진성(27) 등 창단 멤버로 팀과 고락을 함께한 선수들이 창단 첫 우승을 이끌며 기쁨을 누렸다. 올 시즌 NC 타선을 이끈 나성범과 박민우, 강진성은 모두 NC가 처음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한 2012년 지명을 받은 선수들이다. NC는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장의 우선 지명권과 5장의 특별 지명권을 통해 유망주를 대거 확보할 수 있었다. 박민우, 나성범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각각 1라운드 전체 10순위,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NC 지명을 받았다. 강진성은 4라운드 전체 33순위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연세대 에이스로 활약하던 나성범은 NC 입단 후 김경문 전 감독의 조언에 따라 타자로 변신, NC가 1군 무대를 밟은 2013년부터 간판 타자로 활약했다. NC 중심타선은 나성범을 빼고 논하기 어렵다. 그는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24일 창원 LG 트윈스전까지 12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28 32홈런 108타점을 기록했다. 나성범은 지난해 5월초 경기 중 슬라이딩을 하다 오른 무릎을 꺾이는 큰 부상을 당했고, 오른 무릎 전방십자인대 및 내측 인대 재건술과 바깥쪽 반월판 성형 수술 동시에 받아 시즌 아웃됐다. 긴 재활을 거친 나성범은 올 시즌 개막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미뤄지면서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워낙 큰 수술이었기에 나성범의 복귀 후 모습에 우려의 시선도 쏠렸다. 하지만 나성범은 건재함을 뽐내며 중심타선의 핵심으로 맹활약했다. 나성범은 올 시즌 OPS(출루율+장타율) 부문에서 0.995로 3위에 올라있다. 토종 타자 중에서는 최형우(KIA 타이거즈)에 이어 2위다. 홈런 부문 공동 4위, 타점 부문 8위다. 올 시즌 결승타 부문에서는 19개로 1위다. 해결사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박민우는 뛰어난 콘택트 능력을 바탕으로 0.344의 타율을 기록해 이 부문 4위를 달리고 있다. 또 0.402의 출루율을 기록하며 밥상을 잘 차렸다. 올 시즌 개인 한 시즌 최다인 8개의 홈런을 때려낸 박민우는 나성범이 9월 중순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3번 타자로 나서며 빈 자리를 메우기도 했다. 박건우, 나성범이 일찌감치 팀의 주축타자로 자리매김한 것과 달리 이들과 입단 동기인 강진성은 올해 뒤늦게 빛을 봤다.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서 100경기 이상을 뛴 강진성은 116경기에서 타율 0.310 12홈런 68타점 52득점에 출루율 0.354, 장타율 0.468을 기록하며 무게감을 더했다. 올해 연봉이 3800만원에 불과한 강진성은 최고의 '저비용 고효율' 선수로 꼽힌다. 특히 5월 한 달 동안 타율 0.474 5홈런 19타점으로 불꽃타를 휘두르면서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팬들은 가수 비의 역주행 노래 '깡' 열풍을 강진성에 대입시켜 '깡진성'이라는 별명을 지어줬고, '1일 1깡'이라는 유행어까지 생겨났다. 주전 유격수 노진혁(31)도 빼놓을 수 없는 창단 멤버이자 우승 주역이다. 노진혁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NC가 2라운드 종료 후 5장의 특별 지명권을 행사하면서 뽑은 선수다. 손시헌의 은퇴 이후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찬 노진혁은 올 시즌 수비 뿐 아니라 타격에서도 돋보였다. 특히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20홈런을 때려내며 '거포 유격수'의 면모를 과시했다. 마운드에는 마무리 투수 원종현(33)과 김진성(35)이 있다.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LG에 입단했다가 2008년 방출된 원종현은 2011년 신고선수로 NC에 입단했고, 김진성은 2011년 트라이아웃을 통해 NC에 둥지를 틀었다.
2016년 돌아와 다시 셋업맨으로 뛰던 원종현은 지난해 마무리 투수로 전업했다. 지난해 31세이브를 거둔 원종현은 올해 평균자책점이 4.34로 다소 높지만, 30세이브를 수확하며 NC의 뒷문을 지켰다. 2014년 NC의 마무리 투수로 뛰기도 한 김진성은 올 시즌 NC 마운드의 '소방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프로 데뷔 후 가장 낮은 2.74다. 김진성은 시즌 초반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으나 9월 이후 위기 때마다 등판해 급한 불을 껐다. 8월까지 19경기 등판에 그쳤던 김진성은 9월 이후 28경기에 등판, 27이닝을 소화하며 3승 6홀드 평균자책점 1.00으로 눈부신 활약을 펼쳐 NC가 다시 선두 독주 체제를 갖추는데 힘을 더했다. NC 창단 때부터 지도자로 함께해 온 이동욱 감독은 "사연있는 선수들이 주축 선수, 간판 선수가 됐다. 신인도 있지만 두 번째로 기회를 받은 선수들도 있다"며 "그 과정을 지켜본 코치, 지금 감독으로서 당시 선수들을 많이 생각한다. 9구단이 창단되지 않았으면 그 선수들이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야구를 그만둘 수도 있었던 선수들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팀이 창단되지 않았으면 이 친구들이 어떻게 존재하고 있었을까 생각해보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