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물살 탄 3차 재난지원금 논의…2조? 3조6천억? 21조?
정치권, 내년 3차 재난지원금 편성 가시권민주당, 2조 안팎 전망…국민의힘 3조6천억민주·국민의힘, 선별지급 방식에는 공감대여야, 지급 시기·방식·규모·재원 두고 '팽팽'진보진영, 전국민 기본소득 보편지급 주장여야 대권주자들도 재난지원금 논의 활발이재명 "재난지원금, 소멸성 지역 화폐로"유승민 "소득하위 50% 가구 계단식 지급"지원금 찬성 여론 多…지급 방식 의견 분분
내년도 예산안에 3차 재난지원금을 편성하자는 제1야당 국민의힘 주장에 더불어민주당도 일부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관측이다. 아울러 여당과 제1야당이 3차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을 추진하는 가운데, 정의당과 기본소득당 등 진보 진영에서는 기본소득 개념의 보편지급을 요구하면서 논의의 폭도 넓어진 모습이다. 다만 본예산 처리 법정시한(12월2일)까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권이 재난지원금 규모와 지급 시기, 방법, 재원 마련 방안 등을 두고 얼마나 의견 차를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민주당 2조 안팎, 국민의힘 3조6000억…절충안 찾을 수 있을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3일 "내년도 본예산에 코로나와 결부된 재난지원금과 경제적으로 파생될 효과를 위한 대책 등이 포함돼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밝혔다.그러면서 "12월에 본예산을 통과시키고 1월에 모양 사납게 추경 문제를 거론하면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에 문제가 있다"며 "본예산을 통과시키기 전에 여러 가지 예산상 준비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지난 2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택시, 실내체육관, 학원, PC방 등 피해업종과 위기가구 긴급생계 지원을 위해 3조6000억원 규모의 재난지원금을 선별지급하는 예산 증액안을 발표했다. 이후 여권 내 기류도 바뀌었다. 당초 민주당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를 멈추면서 3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검토하기에는 곤란하다는 판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별지급을 위한 정부의 피해규모 산출 작업 등 물리적인 시간도 부족했다.
이성만 민주당 원내부대표는 지난 26일 정책조정회의에서 "비상시국에 대비해 적극적인 행정을 보여야 할 때"라면서 "피해 업종과 취약계층 지원이 시급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민주당은 2조원 규모의 재난지원금을 내년도 예비비(정부안 5조4000억원)에서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예산안 처리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속도전을 위해 국채 발행까지 고려하고 있다. 국회 예결위 여당 간사인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의원들에게 돌린 문자에서 "결국 맞춤형 피해지원금(재난지원금) 재원은 그 전체를 또는 대부분을 순증(국채 발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다만 최근 추미애-윤석열 국정조사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 등을 두고 여야가 첨예하고 대립하고 있는 만큼 3차 재난지원금을 두고 어느 정도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특히 야당은 한국판 뉴딜 사업 예산 21조원 중 불요불급한 예산을 대폭 삭감해 재난지원금을 편성하자고 주장하고 있어, 여야 지도부 간 합의 없이 절충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의당 21조원·기본소득당 82조원…기본소득 보편지급 여당과 제1야당에서 3차 재난지원금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정의당과 기본소득당 등 진보 진영에서도 전 국민 기본소득 보편지급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지난 2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예산 법정기한을 1~2주 넘기더라도 마음을 먹으면 충분히 국회에서 논의 가능한 상황"이라며 "재난지원금을 1인당 40만원씩, 전 국민에게 분기별로 4번 정도, 1년에 160만원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용 의원은 "작년에 거의 60조가 넘는 추경을 통해 경제위기에 대응했는데 내년에 3조6000억원으로 대응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망설이다가는 오히려 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과감하게 결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저희가 추산하는 (재난지원금) 재원은 82조원 정도"라면서 "기대효과를 극대화시키면서도 우려를 막을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소멸성 지역화폐' 형식이다. 이재명 경기지사의 제안과 같은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강 원내대표는 "정의당은 3차 재난지원금으로 21조원을 편성할 것을 요구한다"며 "전국민에게 30만원씩 지원하도록 15조6000억원을 편성하고 567만명에 달하는 모든 자영업자에게 월평균 임대료 절반 수준인 100만원을 지원하도록 5조7000억원을 편성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국회 다수를 차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재난지원금 선별지급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만큼 이들 군소정당의 보편지급 목소리가 반영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재난기본소득 지역화폐로"…유승민 "소득하위 50% 전 가구에" 3차 재난지원금을 두고 여야 대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여권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에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정치권에서도 가장 빠르게 3차 재난지원금 논의에 불을 붙였다.이 지사는 지난 20일 "정부의 1차 재난지원금과 2차 재난지원금은 경제활성화 효과에서 통계적으로나 체감상으로나 큰 차이가 있었다"며, 3차 재난지원금은 반드시 소멸성 지역화폐로 전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전 세계 국가가 1인당 최소 100만원 이상 직접 국민에게 소비를 지원했다"며 "우리나라는 겨우 1인당 40만원 정도 지원했을 뿐이고 국민의 삶은 당분간 더 나빠질 것이 분명하므로 향후 3차, 4차 소비지원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 지사는 특히 민주당의 선별지급안과는 달리 지속적으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을 강조해왔다. 이 지사는 지난 9월 2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서도 "재난지원금은 수요 확대를 통한 경제 선순환을 위한 경제방역정책"이라며 보편지급을 주장했다. 또 선별지급과 관련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충돌하기도 했다.
유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3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적극 동의한다"면서, 약 7조원 규모의 3차 재난지원금을 소득하위 50% 전 가구에 '계단식'으로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유 전 의원이 제안한 '계단식' 재난지원금 지급은 4인 가족 기준으로 ▲하위 20% 가구 150만원 ▲하위 20~40% 가구 100만원 ▲하위 40~50% 가구 50만원을 차등 지급하는 개념이다. 또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증액안에 대해 "먹고 살기 힘든 분들이 특정 업종에만 몰려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3조6000억원(국민의힘 증액안)을 특정 업종에만 지원하게 되면 지원의 사각지대가 너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가 제안한 방식은 약 7조원의 예산이 소요되므로 3조6000억원의 두 배나 되지만 어려운 분들을 실질적으로, 빠짐없이 도와드리는 효과는 훨씬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3차 재난지원금 찬성 여론이 다수…선별이냐, 보편이냐는 글쎄 정치권의 논의와 별개로 국민 여론은 3차 재난지원금에 대해 대체로 찬성하는 목소리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선별 지급이냐 보편 지급이냐를 두고 여론은 분분한 것으로 나타났다.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실시한 3차 재난지원금 찬반 조사에 따르면 재난지원금 지급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56.3%(매우 찬성 22.4%, 찬성하는 편 33.9%)로 다수를 차지했다. 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39.7%(매우 반대 19.2%, 반대하는 편 20.4%)에 그쳤으며,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4.0%로 나타났다. 선호하는 지급 방식에 대해서는 '전 국민 지급'이 57.1%로 과반을 넘었으며, '선별 지급' 응답은 35.8%로 조사됐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7.1%였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3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여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소득 수준을 고려하여 선별적으로 지급하는 게 좋다'는 응답이 41%로 가장 많았다. '소득에 상관없이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것이 좋다'는 보편 지급에는 응답자의 31%가 좋다고 답했다. '지급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응답도 25%로 집계됐다. 2%는 의견을 유보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