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대비되는 성장전략…이해진 '안전형' vs 김범수 '공격형'
"금융·모빌리티·이머커스·콘텐츠 등 분야에서 사업전략 달라"
가장 대표적인 분야가 금융이다. 네이버는 금융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국내 자산 기준 1위 증권사 미래에셋그룹과 손을 잡는 우회 경로를 선택했다. 이해진 GIO와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2017년 6월 각사가 보유한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맞교환하며 혈맹을 맺는다. 네이버는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11월 간편결제 사업 부문을 독립시켜 금융전문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했다. 이에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파이낸셜에 8000억원을 투자, 네이버파이낸셜의 지분 30%를 확보했다. 현재 미래에셋은 '통장', 대출 등 네이버가 국내외서 금융사업을 하는 데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카카오는 금융시장의 철옹성을 직접 뚫고 들어갔다. 수년의 두드림 끝에 2017년 제2호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은행업 본인가를 받아 카카오뱅크를 설립했다. 또 카카오의 금융 자회사인 카카오페이는 지난 2월 금융당국으로부터 바로투자증권의 대주주 적격성 승인을 받아 카카오페이증권을 설립하며 증권업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울러 카카오페이는 삼성화재와 합작으로 보험사를 설립하려고 했으나 그마저도 다시 독자 디지털보험사 설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양사 모두 종합금융플랫폼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한 가운데 누가 패권을 차지할지 주목된다. 카카오는 네이버와 달리 '금융 라이선스'를 모두 직접 획듬함에 따라 금융 사업을 훨씬 다양하고 속도감 있게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네이버는 금융업에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협력 금융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모빌리티도 분야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다. 택시업계 등 어떤 생태계보다도 기존 사업자들의 저항이 강렬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카카오는 2015년 3월 택시 서비스를 시작한 후 대리운전, 전동킥보드, 셔틀버스, 주차장 등 모빌리티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자사가 보유한 다양한 콘텐츠를 현대·기아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발하고, 네이버의 기능과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연동해 고객 편의를 증진할 계획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모빌리티 산업은 다양한 유형의 사용자들에게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는 분야인 만큼 현대차그룹과 함께 모빌리티 분야의 혁신을 위해 다양한 실험을 통해 가능성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이커머스와 콘텐츠 분야에서도 네이버는 제휴를 통해 빠르게 경쟁력을 확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달 CJ그룹과 6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CJ ENM의 3대 주주, 스튜디오드래곤의 2대 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이로써 네이버는 네이버쇼핑의 최대 취약점인 배송 경쟁력을 국내 1위 물류업체 CJ대한통운을 통해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 동시에 네이버웹툰에서 확보한 스토리 지식재산권(IP)을 CJ ENM과 스튜디오드래곤을 통해 고품질로 영상화할 수 있는 길도 열었다. 이렇게 네이버와 카카오의 다른 사업 접근법에 대해 두 수장의 리더십 스타일의 차이가 배경으로 거론되고 한다. 신흥 IT 재벌 가운데 대표적인 '개천의 용'으로 꼽히는 김범수 의장의 삶을 보면 위기 때마다 승부수를 던지며 성장해 왔다. 그렇기에 카카오의 사업 전략도 공격적·도전적인 경향을 띤다는 것이다. 유복하게 자란 것으로 알려진 이해진 GIO는 무리수를 두지 않고 위험을 최소하며 안정적으로 네이버를 키워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1등 사업자로서 안고 있는 '독점' 등 여론 부담 속에서 기존 업체들과 갈등을 최소하면서 전문 능력을 갖춘 파트너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이 GIO가 도전을 도외시한 것은 아니다. 네이버는 카카오와 달리 일찍부터 해외로 눈을 돌렸다. 실제 네이버는 글로벌 계열사 라인을 통해 일본, 태국, 대만 등에서 1위 모바일 메신저 자리를 꿰찼다. 이를 바탕으로 간편결제, 모빌리티, 웹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일본 외에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에서 인터넷은행 합작사를 설립했거나 설립을 추진 중이다. 카카오보다 덩치가 큰 네이버가 해외로 나가줬기에 국내에서 양사가 출혈싸움을 하지 않고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는 비슷한 분야에 진출해 있지만 사업하는 방식과 전략은 상당히 다르다"며 "카카오는 직접 하는 방식이지만 네이버는 기존 사업자들과 마찰로 소모적인 싸움을 벌이기보다 생태계를 잘 연결해 플랫폼 사업자 역할을 제대로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