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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 못 이룬 '16년 숙원' 공수처…文대통령, '연내 매듭' 속도(종합)

등록 2020-12-10 16:4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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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노무현 드라이브 걸었지만 野 반대로 무산

노무현의 유업 받아든 文, 제1호 공약으로 내걸어

취임사서 "어떤 기관도 무소불위 권력 행사 방지"

"공수처장 임명, 청문회 등 남은 절차 신속 추진"

"권력형 비리 성역 없는 수사, 국민과의 오랜 약속"

"원래 야당 적극적이어야 한데 이상하게 흘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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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대선후보 선출 수도권-강원 순회투표에서 39만9934표(60.4%)를 얻어 누적투표수에서 과반수 득표를 달성, 더불어민주당 19대 대통령선거 후보에 선출됐다. 사진은 참여정부시절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하는 문재인 후보. 2017.04.03. (사진=문재인캠프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태규 홍지은 기자 =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를 밀어붙이지 못한 것이 정말 후회스러웠다."(노무현 자서전, 운명이다)

지난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진하다 끝내 무산됐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출범이 16년 만에 코앞으로 다가오게 됐다.

10일 검찰개혁의 '마지막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수처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에는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야당 측이 비토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했다. 사실상 여당 뜻대로 공수처장 후보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공수처장 후보 추천, 대통령 지명, 인사청문회 등 후속 절차가 신속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장후보추천위에서 올린 최종 후보자 2명 중 한 명을 지정하게 된다. 절차대로 최대한 빠른 출범을 위해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노 전 대통령의 유업인 공수처라는 제도적 개혁의 마침표를 문 대통령이 찍게 되는 순간이 눈앞으로 다가오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정부 출범 이후 가장 중요시했던 게 바로 공수처 출범"이라며 "참여정부 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수처법 개정안 통과 직후 대변인 입을 빌려 "기약 없이 공수처 출범이 미뤄져 안타까웠는데 법안 개정으로 신속한 출범의 길이 열려 다행"이라면서도 "공수처장 후보 추천과 임명, 청문회 등 나머지 절차를 신속하고 차질없이 진행해 2021년 새해 벽두에는 공수처가 정식으로 출범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화에서 "아직 청문회 등 절차가 남아 있으니 연내에 모든 일을 매듭짓자는 뜻"이라며 "연내 마무리에 속도를 내고 새해 벽두에는 공수처를 출범시키자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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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과 최승재 의원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공수처법 통과 관련 규탄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2.10. [email protected]
노 전 대통령은 16대 대선 당시 공약집에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신설 통한 대통령 친인척 및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 척결'을 약속하며 검찰 개혁에 강력 드라이브를 걸었다. 노 전 대통령은 "검찰의 문민화는 시대적 과제"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검찰 조직에 대한 민주적 통제를 위해 노 전 대통령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라는 두 가지 제도 개혁을 추진했다. 특히 공수처의 경우 수사권만 주고 기소권은 주지 않는 내용이 주요 골자였다.

그러나 당시 야권의 반발로 무산됐다. 노 전 대통령은 자서전에서 "한나라당은 무조건 반대했다. 검찰은 조직의 역량을 총동원하여 국회에 로비를 했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그러면서 "제도 개혁을 하지 않고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려 한 것은 미련한 짓이었다. 퇴임 후 나와 동지들이 검찰에서 당한 모욕과 박해는 그런 미련한 짓을 한 대가라고 생각한다"고 술회했다.

문 대통령도 자신의 자서전 '운명'에서 "민정수석 두 번 하면서 끝내 못한 일, 그래서 아쉬움으로 남는 몇 가지 있다. 공수처 설치 불발과, 국가보안법을 폐지 못한 일도 그렇다"고 돌이키며 공수처 설치 불발에 대한 짙은 아쉬움을 책으로 남기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의 '미완의 과제'인 공수처 출범을 포함한 검찰개혁의 완성을 위해 문 대통령은 권력기관 개혁을 자신의 제1호 공약으로 내걸며 취임사에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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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2020.12.09.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10일 취임사를 통해 "권력기관은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겠다. 그 어떤 기관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견제장치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 견제 장치가 바로 공수처였다. "과거처럼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기관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에 따라 문 대통령은 정부 출범 후 권력기관 개혁 제도화 작업에 속도를 냈고 지난해 12월 공수처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로써 검찰 개혁의 첫 단추를 뀄다는 평가가 나왔다. 아울러 검경 수사권 조정이라는 과도기적 국면에서 공수처라는 제도적 장치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게 대통령의 인식이었다.

그러나 공수처장 후보 추천을 두고 여야가 1년 가까이 샅바 싸움을 벌이면서 그 이상의 진전을 보지 못했다. 당초 지난 7월 15일이 공수처 출범 법정 기일이었지만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 구성조차 이뤄지지 않으면서 차일피일 미뤄졌다.

공수처법 개정안이 10일 야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으면서 이제 가시권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앞둔 지난 5일 수보회의에서 "이제, 그 노력의 결실을 맺는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며 "한국 민주주의의 새로운 장이 열리는 역사적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야당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해 극렬하게 반대하고 나선 데 대해 공수처 본래의 의미를 강조하며 그 당위성을 다시금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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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국민의힘 의원들이 9일 국회 본회의장 입구에서 공수처법 개정안 처리 등을 위해 본회의에 참석하는 여당 의원들을 향해 공수처법 저지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2.09.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공수처 설치는 대통령과 특수관계자를 비롯한 권력형 비리의 성역없는 수사와 사정, 권력기관 사이의 견제와 균형, 부패없는 사회로 가기 위한 오랜 숙원이며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러한 공수처 설치 이유와 기능을 생각한다면 원래 야당이 적극적이고 여당이 소극적이어야 하는데 논의가 이상하게 흘러왔다"며 "늦었지만 이제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감회가 매우 깊다"고 했다.

그러나 야당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의 '강행 처리'를 두고 비판이 쏟아졌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공수처법을 만든 과정도 불법과 억지로 가득 차 있지만 개정 과정은 국민을 개, 돼지로 보지 않는 다음에야 어떻게 이럴 수 있나"며 "참으로 참담하고 분노가 치솟는다"고 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절차를 거쳐 국회에서 개정안을 마련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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