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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與, 지지율 부담에도 野 패싱…'盧 대연정 실패' 학습효과?

등록 2020-12-20 07:30:00   최종수정 2020-12-28 09:4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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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과 여당, 지지율 침체 속 '尹징계·공수처'
野 끌어안기 대신 전통 지지층 다지며 승부수
노무현, 지지율 하락에 '대연정' 시도했다 역풍
野 거절, 지지층까지 이탈하며 레임덕 가속화
당시 실패 과정 경험한 文, 학습효과 반영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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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서 인사말을 한 후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2017.05.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야권이 '윤석열 찍어내기' 논란과 공수처 갈등으로 냉각된 정국에서 기대치에 비해 반사이익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지지율 부담 속에서도 권력기관 개혁을 밀어붙여 중도층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전통적 지지기반은 공고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이 지지율 침체에도 불구하고 대야(對野) 패싱 전략을 고수하자, 정치권 일각에선 '노무현 학습효과'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여권의 일방적 국회 운영에 대한 민심 이반에도 야권의 지지율은 큰 움직임이 없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일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보다 앞섰지만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한 차이를 보일 뿐이고, 박스권에서 큰 반등을 이뤄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507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의힘(31.2%)은 민주당(29.9%)보다 우위에 있었지만 양당간 격차는 1.3%포인트로 오차범위 이내였다. 한국갤럽의 지난 15∼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대상 여론조사에선 민주당이 34%로 하락세를 보였지만 국민의힘은 전주와 동일한 21%로 제자리였다.

반면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3주 연속 30%대에 머물렀지만 전주 대비 1.5%포인트 오른 38.2%로 상승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도 문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답변이 40%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전주보다 2%포인트 올랐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지지율 반등은 진보, 30~40대 등 전통 지지층 회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과 추 장관이 "환성적 플레이"라는 야권의 비판을 받으면서도 철저한 '분업'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강행하고 연말 공수처 출범에 올인하다시피할 만큼 승부수를 띄운 결단이 통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기조인 탈(脫)원전 정책을 겨냥한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조작 의혹 사건, 라임·옵티머스 정관계 로비 의혹 사건 등 정권 비리와 관련된 수사를 윤 총장이 강행하자 문 대통령과 추 장관, 민주당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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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남북관계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가결된 후 동료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0.12.14. amin2@newsis.com
문 대통령이 정권을 향해 칼을 휘두르는 윤 총장에게 사퇴 압력을 넣거나 과반 의석수를 가진 민주당을 통해 해임결의안을 준비할 수도 있었으나 대통령이 직접 윤 총장에게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에 엄중한 수사를 주문했던 만큼 정치적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었다.

법무부 장관을 통한 검찰총장 견제도 쉽지 않자, 결국 추 장관이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를 통해 이른바 '윤석열 찍어내기' 선봉에 서면서 대통령으로서는 부담을 덜게 되고 추 장관으로서도 징계위원으로 참여하지 않는 대신 형식과 절차를 갖추는 모양새를 취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문 대통령에게 윤 총장의 자진 사퇴가 불가피하다고 건의했고,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정치권에서 가장 먼저 국정조사 카드를 꺼내면서 윤 총장을 동시 압박했다. 이는 추 장관과 윤 총장 간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여론도 악화되면서 문 대통령에게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자 정 총리와 이 대표가 대통령이 짊어져야 할 정치적 짐을 나누어 진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검사징계법에 따라 법무부 장관이 징계 제청을 하면 대통령은 재량 없이 징계안을 재가하고 집행하도록 해야 하는 만큼 문 대통령으로서는 윤 총장의 징계안이 올라오면 절차상 재가만 하면 되기 때문에 법적 시비는 피할 수 있게 된다.

추 장관으로선 검찰 내부의 동요와 반발이 극심해 장관으로서 영(令)을 다시 세우는 건 불가능한 국면에서 사표를 던져 징계 결정에 불복하고 소송전에 나선 윤 총장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효과가 있다. 무엇보다 '노무현 탄핵'을 정치적 짐으로 여기는 추 장관으로선 정치권에서 '논개 작전'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문 대통령을 위해 희생한 점을 부각시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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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14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남북관계 발전법 개정안이 통과된 후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2.14. photo@newsis.com

일부에선 추 장관이 '아름다운 퇴장'으로 친문 세력의 절대적 지지를 받아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나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정치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추미애 장관의 칼춤이 시대가 부여한 임무를 충실히 완수한 것이라면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추 장관을 서울시장에 출마시켜라"라며 "과연 개혁이고 민주주의와 법치를 바로 세웠는지 대한민국 수도에서 심판을 받아보자. 뭐가 두려운가? 지금까지 정부여당이 당당하게 옳은 일을 했다면 피할 이유가 없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결국 정부여당의 일방통행에 중도층을 비롯한 일부 지지자들이 이탈하며 민심이 등을 돌린 측면도 여권으로서는 무시할 순 없는 악재였지만, 지지율이 '마지노선' 밑으로만 떨어지지 않는다면 국정 운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는 셈법에서 문 대통령이 무리수라는 비판 속에서도 윤석열 때리기를 강행한 것이라는 게 야권의 시각이다.

문 대통령이 한때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하는 위기 속에서도 초강수를 둔 전략을 둔 배경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연정(大聯政) 실패'에 대한 일종의 학습효과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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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홍효식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로, 윤석열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12.14. photo@newsis.com
 
노무현 대통령은 2005년 7월 당시 제1야당이던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을 상대로 상생을 위한 협치 모델로서 대연정을 제안했으나, 한나라당은 정부·여당의 국정동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노 대통령이 지지율 추락을 만회하기 위한 정략적 연정으로 의심했고,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는 연정(聯政·연합정치) 제의를 거절하며 '참 나쁜 대통령'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당시 집권당이었던 열린우리당에서도 노 대통령의 대연정 제안에 공개 반발했고, 친노 지지층까지 이탈하면서 당 지지율 급락은 물론 대통령 레임덕 가속화라는 극심한 후유증을 겪었다.

'대연정 파동'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했고, 노무현표 대연정이 실패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봤다. 문 대통령이 최근 지지율 급락 시점에 중도층 공략이나 우클릭을 통한 외연 확장보다 개혁을 독려하며 여권의 숙원 입법을 밀어붙인 것도 이전에 '대연정 실패' 학습효과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노무현 대통령은 대연정을 제안해 여야가 두루 힘을 합쳐서 국정을 운영하자고 했지만, 당시 한나라당이 집권이 유력했던 상황이어서 외면했고 대통령 지지층까지 외면했다"며 "그래서 레임덕을 촉발한 경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엄 소장은 "문 대통령과 여권의 국정운영 방식을 보면 노무현 정권 때 되풀이했던 과오를 범하지 않겠다는 걸 볼 수 있다"며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시절) 어느 누구보다도 청와대를 끝까지 지켰기 때문에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다. 그때 청와대 인사들도 현재 여권 핵심부에 있기 때문에 중도 혹은 우클릭보다 지지층 결집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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