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투자①]뉴머니, 주식시장으로 몰린다
뉴시스, '성공투자 어떻게 할 것인가' 시리즈연초부터 '빚투', '패닉바잉' 주식투자 열풍전문가들 "올해 증시 강세·집값 상승" 전망공매도 재개·美 중앙은행 통화정책 증시 변수
유례없는 초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단기 부동자금이 13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갈 곳을 잃은 돈이 올해 부동산이나 주식시장 어디로 갈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단기 부동자금 규모는 지난해 10월말 기준 약 1369조원으로 집계됐다. 시중 유동성에서 단기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광의통화(M2) 대비 M1 비중도 2019년 12월말 기준 31.8%에서 지난해 10월말 36.0%로 치솟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막대한 규모로 풀려난 돈이 단기화되면서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은 더 커지게 됐다. 이미 부동산과 주식시장은 몰려드는 유동성으로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서울 중심의 아파트 입주물량이 지난해 보다 줄어들기 때문에 전세난이 장기화하면서 무주택자의 매수전환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집값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입주가 23만호 정도라 지난해보다 아파트 입주물량이 약 16% 감소한다"면서 "임대차3법 개정 이후 신규임대차 매물이 감소하는 경향이 있어 전세 가격이 오르면 전세불안이 야기되는 지역의 매매가 상승도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뉴 머니' 부동산 투자 보다 주식에 매력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주식시장으로 '뉴머니'(새로운 자금) 유입이 계속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로 새해 연초부터 '삼천피' 시대를 연 코스피는 단숨에 3200선을 돌파하며 증시로의 머니무브(자금 대이동)가 가속화하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고객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 놓은 돈인 대기자금 성격의 투자자예탁금은 69조2719억원으로 70조원에 육박했다. 개인투자자 시장점유율 1위인 키움증권의 경우 올해 들어 개설된 신규 주식 계좌 수만 30만개를 넘어서는 등 주식투자 열풍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 증시를 주도한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은 올해에도 증시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무서운 속도로 급등하자 한발 늦은 초보투자자들은 황소장에 올라타기 위해 '패닉바잉'(공포매수)' 조짐 보이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올 들어 지난 12일까지 순매수한 금액은 8조5500억원에 달한다. 이중 절반 가량이 삼성전자 주식이다. 집값 급등으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20·30대 청년들은 주식이나 비트코인 투자 말고 자산 증식 방법이 없다는 생각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빚내서 투자)로 주식에 올인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9억원을 훌쩍 넘고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빚마저도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젊은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은 은행 정기예금을 깨거나 마이너스통장을 만들어 대출을 받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은행 정기예금 규모는 708조7000억원으로 올들어 8조원 감소했다. 이러한 투자 열기는 '빚투'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증권사 신용공여 잔고가 20조원을 넘어섰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지난 5일 기준)은 133조9927억원으로 2영업일 만에 약 3445억원 늘어났다. 부동산 투자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남 큰손들과 고액자산가들도 올해 상대적으로 세금 부담이 덜한 주식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이 지난달 상장사 최고경영자(CEO) 48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64.6%가 올해 비중을 늘리고 싶은 자산으로 '주식'을 압도적으로 꼽았다. 전통적인 부유층 선호 자산인 부동산 비중을 늘리겠다는 답은 11%에 그쳤다. 금융투자업계는 주택시장 규제 강화와 수익률과 투자자산으로서의 부동산의 매력이 감소하고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로 주식 주식 투자 매력은 증가하면서 부동산 자금이 증시로 본격 들어올 것으로 보고 있다. KB은행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의 전년 대비 주가 상승률은 45.16%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79㎡의 매매가 상승률(3.99%)을 크게 웃돌았다.
전문가들 "2021년 재테크 부동산 보다 주식"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풀려 있는 거대한 유동성이 증권시장에 흘러갈 수 밖에 없으며 부동산 시장보다 주식시장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뉴시스가 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8명과 6대 시중은행 고액자산가들의 자산관리를 담당하는 강남지역 PB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도 증시 강세가 예상되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새해 여윳돈이 있다면 대출 규제와 과세 확대로 투자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운 부동산 보다 주식 등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추천했다.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만한 주요 변수로는 미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긴축 시그널과 3월15일로 다가온 공매도 재개 등을 꼽았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택시장의 상승여력은 있어 보이나 규제와 정책변화로 투자자의 실질 수익률이 낮아 실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로의 접근은 적절치 않은 시기로 판단한다"며 "부동산 투자는 주식시장 내 상장돼 있어 유동성이 확보된 리츠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