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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유다인 "복직된 KTX 승무원 다큐 보고 출연 결심...절박함 전해졌으면"

등록 2021-01-21 06:00:00   최종수정 2021-01-25 10: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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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화상 인터뷰

하청업체로 파견가게 된 '정은' 役…"제목이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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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우 유다인. (사진=프레인TPC 제공) 2021.01.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관객들이 이 영화를 통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하청업체로 파견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가 오는 28일 개봉된다.

 지난 20일 화상으로 만난 배우 유다인은 "영화를 보고 많이 공감하실 거라 생각한다"며 "영화가 우울하고 무거운 분위기도 있지만, 관객들이 극장을 나가는 발걸음에는 힘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는 파견 명령을 받아 하청업체로 가게 된 '정은'이 1년의 시간을 버텨내고 자신의 자리를 되찾기 위한 여정을 담은 영화다.

정은은 어느 날 갑자기 권고사직을 마주하게 된다. 이를 거부하던 중 하청업체로 1년 동안 파견을 가면 다시 원청으로 복귀시켜주겠다는 제안을 받은 정은은 결국 파견을 결정하지만, 이제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영화는 실제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 연출을 맡은 이태겸 감독은 '사무직 중년 여성이 지방 현장직으로 부당 파견됐는데 그곳에서 치욕을 겪었음에도 결국 버텨냈다'는 기사를 보고 이 영화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하청업체로 파견가게 된 '정은' 役…"제목이 메시지"
유다인은 극 중 회사에서 자리가 사라지고 벼랑 끝으로 내몰리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버텨내는 '정은' 역을 맡았다. 답답한 상황 속에서 절제된 감정과 섬세한 연기를 펼친다.

그는 해고됐다가 복직된 KTX 승무원들의 다큐멘터리를 보고 이번 영화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KTX 승무원들 다큐멘터리를 본 후 시나리오를 봐서 '정은'의 절박함이 더 와닿았다. 만약 다큐멘터리를 보지 않고 시나리오를 봤다면 다르게 느꼈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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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우 유다인. (사진=프레인TPC 제공) 2021.01.20. [email protected]
"그분들이 당시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나 감정을 떠올리며 연기를 했어요. 절박함 속에 갑자기 울먹이거나 감정이 터져 나오는 모습을 봤죠. 사방이 막혀있는 듯한 '정은'의 상황에서 그 답답함과 절박함, 간절함이 제 눈빛이나 대사로 잘 표현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작품보다도 더 그렇게 느꼈던 것 같아요."

다만 사회적인 메시지가 강해 작품을 택한 것보다는 그 절박함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사회 문제는 요즘 나오는 뉴스를 일반적으로 아는 정도"라며 "특별히 관심이 있다기보다, 저는 연기자이기 때문에 연기를 통해 이런 이야기를 하고 다 같이 생각할 거리를 만드는 게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영화 제목이 메시지죠. 결과적으로 어떤 곳에 있든지 무엇을 하든지 나 스스로 나를 포기하지 않으면 된다는 것. 저한테도 하는 얘기인 것 같아요."

극 중 정은이 파견간 하청업체의 업무는 송전탑 수리 보수다.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본 송전탑의 모습은 아찔하고 새롭다. 유다인은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 실제 훈련하는 교육장에서 딱 하루 연습했고, 이후 바로 촬영을 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을 하면서 병원에 가장 많이 다녔던 것 같아요. 마지막에 줄에 거꾸로 매달리는 신에서는 허리를 삐끗해서 디스크 치료도 받았죠.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것 같아요."

고소공포증은 없다고 했다. 유다인은 송전탑 위에 올라갔을 당시 "아래서 보는 거랑 위에서 밑을 내려다보는 거랑 매우 큰 차이가 있더라. 다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래서 풍경을 보거나 할 여유는 없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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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나는 나를 해고하지 않는다' 스틸. (사진=(주)영화사진진 제공) 2021.01.20.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예산이 적기는 했지만,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진심은 전달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정은'의 감정선을 쭉 따라가면서 영화를 보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정세와 세 번째 작품…도전하고픈 장르는 스릴러
이번 영화는 오정세와 세 번째로 함께한 작품이다. 오정세는 극 중 '정은'이 파견간 하청업체의 송전탑 수리공이자 편의점 아르바이트에 대리기사까지 뛰며 어린 자녀들을 부양하는 '막내' 역을 연기했다.

유다인은 "영화 '시체가 돌아왔다'에서는 붙는 신이 없었고, 이후 제가 '남자사용설명서'를 극장에서 봤는데 호흡이 너무 좋고 진짜 잘한다고 생각했다. 연기를 함께해보고 싶었고, '아홉수 소년'을 정세 오빠가 한다고 해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오빠가 한다고 했을 때 정말 고마웠다"며 "감독님과 상의하며 아이디어도 많이 내주고, 촬영장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어서 모두 빨리 친해질 수 있게 해주니까 너무 좋았다"고 전했다.

유다인은 이번 영화를 통해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작품은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저한테 의미가 있다"며 "예전에는 제가 하고 싶은 것 위주였다면, 이번 작품은 제가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 시점을 계기로 작품을 하게 되는 이유가 바뀌게 된 것 같아요. 제가 하고 싶은 것보다 어떤 식으로든 제가 잘 쓰였으면 좋겠다 하는 작품에 눈길이 가요. 예전엔 저만 생각했다면 지금은 만드는 사람들, 저를 선택해준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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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우 유다인. (사진=프레인TPC 제공) 2021.01.20. [email protected]
지난 2005년 드라마 '건빵 선생과 별사탕'으로 데뷔, 17년차 배우다. 스스로 겁도 많고 자신감도 없는 편이라는 그는 "늘 주변에서 다독여주는 사람들이 큰 힘이 된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배우는 느끼는 걸 표현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죠. 제가 겁이 많은데 주변에서 '잘할 수 있다'고, '잘하고 있다'고 등을 떠밀어주고 다독여주고 있어요. 제가 배우를 계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에요."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로 스릴러를 꼽았다. "좀 이해가 안 되더라도 기괴하고 이상한 여자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배우로서는 현재 큰 계획을 갖지 않는 게 목표에요. 제게 주어진 일을 차근차근해 나가는 게 목표죠. 이번 영화에서는 '정은'으로, 다음 영화에서는 그 역할로 보여지는 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배우 유다인은 편안한 사람이라는 느낌이있었으면 좋겠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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