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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터뷰]이준영 작가 "낮에 제약회사 연구원·밤엔 SF 소설가"

등록 2021-01-23 06:00:00   최종수정 2021-02-01 09:5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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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 '님아 그 우주를 건너지 마오'로

제5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수상

최근 첫 SF 장편소설 '파라미터O'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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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준영 작가. (사진 = 황금가지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K-장르소설 문학도 시장이 커지고 다양한 작품들이 늘어나면 언젠가는 새로운 한류를 일으킬 수 있다. 부디 그랬으면 좋겠다."

최근 SF장편소설 '파라미터O'를 펴낸 이준영 작가는 "해리포터가 국경을 넘어 세계를 휩쓸 수 있었던 것은 결국 그 나라의 장르소설 시장이 크고 풍부했기 때문"이라며 '장르 소설가'로서 당찬 포부를 밝혔다.

최근 서면으로 인터뷰한 이준영 작가는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면서도, 너무 재미있어서 손을 뗄 수 없게 만드는 작품을 쓰고 싶다"고 했다.

그는 단편소설 '님아 그 우주를 건너지 마오'로 제5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우수상을 받았다. '파라미터O'는 그의 첫 번째 장편 소설이다.

이 작가는 두 가지 직업을 가졌다. 낮엔 제약회사 연구원으로 일한다. 여가 시간에 쓰는 글쓰기로 소설가가 됐다. 주경야작(晝耕夜作), 투잡러 SF작가인 셈이다.

두 가지를 병행할 수 있었던 건 "즉흥적으로 쓰기보다는 이야기 뼈대를 대강 잡아두고 쓰는 편"이이서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어떤 소재가 떠오르면 마인드맵을 그리면서 살을 붙여 이야기를 구상한다. 이야기 뼈대를 잡고 나면 글로 쓰기 시작한다."

여건상 발로 뛰는 취재에 시간을 투자하지는 못했다. '파라미터O'의 배경은 완전한 상상 속 세상이기 때문에 다행히 인터넷을 이용한 자료 조사를 하곤 했다. "물론 잘못된 정보에 대해서는 조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출간 방식이 인터넷을 통한 연재를 우선한 다음 단행본으로 엮어내는 것이다.

'파라미터O' 역시 이러한 과정을 지났다. 이 작가는 '외롭지 않다는 점'을 연재 후 출간 방식의 장점으로 꼽았다.

그는 "작품을 집필하면서 방향성이나 완성도를 진지하게 고민하다 보면 간혹 슬럼프에 빠지기도 한다. 그럴 때 독자분들의 응원을 받으면 다시 힘을 내서 완결까지 달릴 수 있었다"고 했다.

실제로 이 작가는 연재 중 작품의 방향성 때문에 혼란스럽고 눈앞이 캄캄했던 적이 있었다며 "저 자신도 그런 응원의 메시지가 아니었다면 첫 장편을 완성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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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파라미터O'. (사진 = 황금가지 제공) [email protected]

'파라미터O'는 어떤 내용?
이준영 작가의 첫 장편소설 '파라미터O'는 방사능으로 대기가 오염된 지구에 살아남은 최후의 인류와 자의식을 가진 인공지능(AI) 로봇, 기계종들에 관한 이야기다.

여느 SF 소설이나 영화 속 설정이 연상되지만 퍽 다른 매력을 지녔다.

인간의 편의에 의해 제작된 로봇이 아닌 자의식을 가진 로봇이 등장하는 부분, 지구상 최후의 인류가 살아가는 사회의 모습들, 인간과 이 로봇들과의 관계 등이 개별적으로 또 하나로 어우러진 신선함을 전한다.

이준영 작가는 기계종이라 칭한 로봇 캐릭터에 대해 "인간의 피조물로서보다는 외계인 같은 제2의 지성체 종족을 바라보는 시선에 더 가까웠다. 그들 고유 문화를 가진 독립된 종족으로서의 로봇"이라고 설명했다.

신화적 요소도 곳곳에 숨어있다.

이에 대해서는 "신화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이 SF가 가진 매력 중 하나인 것 같다. 작품을 쓸 때 '먼 옛날 인간을 창조한 누군가가 실재했다면, 이런 느낌 아니었을까'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 주인공 조슈의 이름 역시 예수에서 따 왔고, '가야'라는 캐릭터는 그리스 신화의 '가이아'에서 따 왔다. 어쨌든 끝은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니까"라고 답했다.

독자들이 신작에 재미를 표하며 호응을 보내주는 것에 대해서는 "삶의 목표를 고민하는 조슈의 모습에 공감해준 게 아닐까 생각한다. 삶의 목표라는 소재는 무겁기도 하지만 동시에 많은 분들이 고민하는 소재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독자분들이 조슈와 등장인물들의 고뇌를 함께하는 과정에서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면 저는 행복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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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준영 작가. (사진 = 황금가지 제공) [email protected]

이 작가는 새로운 작품 연재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미래정보역행금지법'과 '비를 내리는 소녀'이다.

'미래정보역행금지법'은 미래로부터 메시지를 받을 수 있게 된 근미래 한국 사회를 다룬 SF 소설이다. '비를 내리는 소녀'는 한국식 판타지 소설로 기우제에서 미르에게 제물로 바쳐진 소녀 '구름'이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준영 작가는 "'우리나라가 한없이 가지길 원하는 것은 바로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김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며 "끊임없는 작품활동을 통해 한국 장르소설이 세계에서 인정받는데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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