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유럽에 先 제재 해제 촉구…미사일 재협상은 일축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란은 18일(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에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 따른 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벼랑 끝 전술'을 이어갔다. 미국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등에 대한 추가 협상 필요성을 언급한 것도 일축했다. 이란은 오는 21일까지 대이란 제재를 해제하지 않으면 핵확산금지조약(NPT) 추가 의정서의 자발적 이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JCPOA 복귀를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양새다. 18일 이란 관영 IRNA통신과 반관영 메흐르통신 등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날 한 산업 관련 행사장에서 "새로운 미국 행정부가 과거 실수를 보상하고 (JCPOA를 승인하고 대이란 제재 해제를 결의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2231호를 준수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는 "이란은 지난 수년간 미국의 경제 제재에도 일부 분야에서 70~80% 진전을 이뤘다"며 "이는 이란이 결코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고도 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JCPOA 당사국인 유럽(영국, 프랑스, 독일)에도 역할을 촉구했다. 유럽은 JCPOA의 존속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전(前) 미국 대통령의 대이란 제재에 억눌려 이란이 요구하는 경제 제재 해제에 호응하지는 않았다. 그는 같은날 오후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전화통화에서는 "세계 무대의 중요 행위자로서 EU가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 적절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JCPOA를 다자외교의 중요한 성과로 언급한 뒤 향후 행보 결정에 유럽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JCPOA는 2015년 이란이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 및 독일 등 6개국과 체결한 핵 관련 합의다. 이란의 핵 활동을 제한하는 대신 이란에 부과한 제재를 철회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8년 JCPOA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고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JCPOA 복귀를 예고하고 있지만 이란의 선제적인 의무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탄도미사일과 지역 불안정을 포괄하는 추가 합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과 유럽 3개국(영국, 프랑스, 독일)이 이란과 JCPOA 복귀를 위해 논의할 준비가 됐다면서도 이란의 선제적인 의무 이행을 요구하는 성명을 내놓자 바로 맞받아쳤다. 이 성명에는 추가적인 합의를 원하는 미국의 입장도 반영됐다. 그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유럽 3개국(E3)과 미국은 궤변으로 이란에 책임을 강요하는 대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이란 경제테러'라는 유산을 제거하고 주체적인 합의 사항을 이행해야 한다"고 썼다. 이어 "우리의 해결책은 미국과 E3의 (합의) 위반에 대한 대응"일 뿐이라며 "효과가 두렵다면 원인을 제거하라"고 주장했다.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관장하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재래식 무기는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IRGC 사령관의 고문인 모하마드 이스마엘 코사리는 18일 예멘 알 마시라와 인터뷰에서 "재래식 방어무기 (보유)는 우리의 권리다"며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이는 공감대가 이뤄진 사항"이라고 했다. 아울러 "다른 국가들이 말이 아닌 실제적인 의무를 이행해야만 이란이 핵 의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