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연배의 이야기와 함께하는 와인] 美 서부역사와 캘리포니아 와인①
미국의 개척시대라 함은 1600년대 초 유럽인들이 지리적으로 가까운 미국의 동부에 도착한 이후 1900년대 초에 이르기까지 서부로 진출하여 정착한 시기를 말한다. 동부의 애팔라치아 산맥과 중서부의 로키산맥을 넘는 등 가혹한 자연환경과 맞서면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서부에 정착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시대의 ‘Frontier Sprit(개척 정신)’은 현대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성장한 정신적 토대가 됐다. 이 당시 서부는 새로운 기회의 땅이기도 했다. 1776년 독립을 선언한 신생 미국은 13개주로 출발하였다. 하지만 1789년까지는 현재의 미국영토를 기준으로 중서부와 플로리다 등을 포함한 절반이 넘는 영토는 프랑스와 스페인이 소유하고 있었다. 지금의 워싱턴주와 오리건주가 있는 북서부와 5대호 근처의 북중부 지역은 그 당시 주인 없는 땅이었다. 하지만 1803년 토마스 제퍼슨이 프랑스 영토였던 옛 루이지애나 지역을 유럽에서 전쟁 중이라 정신이 없던 나폴레옹으로부터 1500만 달러에 사들인다. 그 당시 루이지애나 지역은 13개주를 합한 미국 영토와 비슷한 크기였는데 이로 인해 미국의 영토는 갑자기 2배로 커진다. 이 거래는 역사상 가장 현명한 거래로 불리기도 한다. 그리고 스페인으로부터 넘겨받아 멕시코 영토였던 지금의 캘리포니아 주 일대는 1846년 멕시코와의 전쟁에 승리하면서 병합했다. 1867년에는 제정 러시아로부터 알래스카를 구입하고 1912년에 현재의 미국 영토를 완성한다. 위로는 캐나다 아래로는 멕시코와의 사이에 있는 워싱턴, 오리건, 캘리포니아의 서부 3개주는 오늘날 미국 경제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중에서 특히 캘리포니아주는 웬만한 국가를 능가한다. 넓이는 남한의 4.3배, 인구는 전체 주 중에서 1위인 4000만명이나 된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과일과 견과류의 70%, 채소류의 35%를 생산한다. 구글·애플·페이스북과 같은 첨단 기업의 본사가 있고 세계 디지털경제의 요람인 실리콘 밸리를 품고 있다. 캘리포니아를 떼어내어 한 국가로 본다면 전체 경제규모가 영국, 프랑스를 넘어 세계 5위에 해당한다. 와인은 미국 본토의 대부분의 주에서도 생산하지만 미국 서부 3개주는 와인에 있어서도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생산량으로 보아 미국 전체의 90%를 차지한다.
광활한 태평양의 아름다운 경치를 바로 곁에 두고 해안을 따라 서부 3개주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PCH(Pacific Coast Highway)는 자동차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버킷 리스트에 들어 있는 환상적인 경치로 유명하다. 서부의 와인 투어를 위해서 꼭 경유해야 할 도로이기도 하다. 루트 주변 곳곳에 주요 와이너리들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주 올림픽 국립공원에서 시작해 남쪽의 샌디에이고까지 이어지는 국도인 ‘Route 101’을 중심으로 총 연장이 2700㎞나 된다. 오리건주를 지나면서부터는 1000㎞의 캘리포니아 1번 주도(State Route1: SR1)로 연결되고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캘리포니아의 와이너리 지역을 지난다. 다음 회는 101번 도로가 시작되는 캐스캐이드(Cascade) 산맥 동쪽에 접해 있는 워싱턴주의 주요 와인 생산지로부터 출발하여 PCH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간다. 여정의 어느 곳에서는 유명한 와인 영화 속의 이야기와 만난다. ▲와인 칼럼니스트·경영학 박사·우아한 형제들 인사총괄 임원.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