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화백' 이왈종 "그럴 수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
가나아트 나인원·사운즈에서 동시 개인전'제주생활의 중도' 120호 호쾌한 대작 전시
미술계에서 ‘제주도 화백 이왈종’으로 유명한 이 화백의 개인전이 4일부터 서울 한남동 가나아트 나인원과 가나아트 사운즈에서 열린다. 신작 20여 점을 선보인다. 제주도의 풍광과 삶의 희로애락이 담긴 그림은 30년전부터 시작됐다. 1991년 추계예대 교수직을 내려놓고 제주도로 내려가 전업작가로 살고 있다. 경기 화성이 고향이지만 '제주 작가'로 더 알려진데는 '제주생활의 중도(中道)' 시리즈를 일관되게 그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 생활 이전인 1980년대 수묵과 채색의 '생활 속에서' 시리즈로 한국화의 새로운 기수로 평가받은 그는 1990년대 이후 제주도에서 장지에 아크릴이라는 색다른 매체를 시도 한국화의 장르를 확장시켰다.
작품명 ‘중도’는 불교 사상에서의 중도(中道) 세계를 의미한다. 자연과 인간을 하나로 보고 그 어느 것에든 집착을 버리고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삶을 뜻한다. 이 화백의 화두다. '제주생활의 중도' 시리즈는 실제 그의 제주생활과 풍경을 그만의 시선으로 재구성하여 이상적인 풍경으로 화면에 구현했다. 꽃과 새, 물고기, 노루, 사람, 집, 자동차 등의 소재를 원근감 없이 그 무엇도 특별히 강조하지 않음으로써 차별이 없이 인간과 모든 만물이 하나가 됨을 보여준다. “사랑과 증오는 결합하여 연꽃이 되고, 후회와 이기주의는 결합하여 사슴이 된다. 충돌과 분노는 결합하여 나르는 물고기가 된다. 행복과 소란은 결합하여 아름다운 새가 되고, 오만함과 욕심은 결합하여 춤이 된다······.”(작가의 말)
작품에는 화면 전면에 금박이 흩뿌려져 있다. 불교 사상에 근간을 둔 작가의 세계관이 반영된 것으로 불교 이념에서 금빛은 진리와 지혜를 표상하고, 부처에서 나오는 성스러운 기운을 상징한다. 작가는 화면에 금박을 잔잔하게 배치하고, 독창적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각 도상들과 함께 어우러지게 함으로써, 예술을 통해 삶의 지혜와 긍정의 에너지를 전하고자 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특유의 해학적인 문구를 담은 말풍선도 특징. 이번 출품작에는 공통적으로 '그럴 수 있다. 그것이 인생이다'라는 시적인 문장이 쓰여있다. 지난해부터 그가 근작들에 등장시킨 이 문구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장기화로 인해 답답함과 우울로 낙심한 이들에게 자신을 힘들게 하지 말고, 삶의 이치를 그대로 받아들여 이 상황을 지혜롭게 이겨낼 여유를 찾아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가나아트측은 "이왈종 화백은 이번 전시에 100호 이상의 대형 회화를 선보이기 위해 매일 장시간 작업에 매진하였는데, 이는 노화백인 그에게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큰 도전이었다"며 "120호의 호쾌한 대작들을 통해 젊은 관람객들이 많이 찾는 한남동에 위치한 가나아트 나인원과 사운즈에서의 전시 개최에 대한 기대와 대중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작가의 희망을 엿볼 수 있다"고 전했다. 전시는 28일까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