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인교진 "유쾌하고 재밌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KBS '오! 삼광빌라!' 종영 인터뷰"트로트 가수 役, '미스터트롯' 장민호 참고""가족 의미 되새기며 행복하게 촬영"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대중들에게 유쾌하고 재밌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어요. 실제 만났을 때도 편안하게 인사할 수 있는 배우요. 즐겁고 행복한 역할을 하는 게 인교진을 최적화하는 연기라고 생각해요." 배우 인교진이 최근 막을 내린 KBS 2TV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에서 신스틸러 활약을 펼치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지난 7일 50부작을 끝으로 종영한 '오! 삼광빌라!'는 다양한 사연들을 안고 '삼광빌라'에 모여든 사람들, 타인이었던 이들이 서로에게 정들고 마음을 열고 사랑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렸다.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며 30% 안팎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순항했다. 10일 화상으로 만난 그는 "장장 8개월간의 긴 항해를 마치고 종영을 맞이해 아쉬움도 크고 서운한 마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긴 시간 동안 잘 해왔구나'라는 만족감과 감사함이 있는 것 같다"고 시원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인교진은 '오! 삼광빌라!'에서 과거 노숙자였으나 이순정(전인화 분)의 도움으로 새 삶을 살며 트로트 가수를 꿈꾸는 김확세 역을 맡았다. 불우한 과거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누구보다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삼광빌라의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했다. 극 중 트로트 가수답게 OST에 직접 참여하며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데뷔 이래 처음으로 발표한 노래 '굿이야'로 연기뿐만 아니라 트로트까지 소화해 많은 관심을 얻었다. 인교진은 트로트 가수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실제 가수들의 몸짓과 무대매너, 의상 등을 참고했다. 그는 "당시 '미스터트롯'이 인기였는데 보면서 연습했다. 출연한 가수들의 뉘앙스나 제스처를 중점적으로 봤다"며 "그중에서도 무대에서 활발한 분을 많이 참고했는데, 장민호씨를 눈여겨봤다. 노래 실력은 따라갈 수 없어 비주얼과 제스처, 무대매너, 의상 등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버지 또한 트로트에 관심 많으시고 음반도 내셨지 않나.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며 "아내인 소이현씨는 '굿이야' 노래 좋은데 아버님의 노래 실력만큼은 안 된다고 하더라"고 웃었다.
8개월 대장정…선후배 가교 역할 했죠 오랜만에 긴 호흡의 가족극에 출연하며 연기 인생도 돌아봤다. 전인화, 황신혜, 정보석 등 선배 연기자와 이장우, 진기주 등 후배 연기자 사이에서 두 사이를 잇는 가교 역할도 서슴지 않았다.그는 "긴 호흡의 드라마였고 가족극이어서 그런지 선후배 관계가 더 끈끈함을 느꼈다"며 "선배들과 작품하며 어릴 때는 느끼지 못한 고충을 알게 됐고 연기에 대한 마음가짐도 다시 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작품에 대해서는 "핵가족, 1인 가구가 많은 시대에 대가족의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가족과 관계에 대해 깊이 파고들려고 노력했다"며 "대가족에 대한 동경, 예전에 대한 향수를 느낄 수 있었고 나의 가치관과도 접점이 많아서 행복했다"고 떠올렸다. 인교진은 삼광빌라 안방마님 전인화와는 가슴 따뜻한 정을 나누며 뭉클한 감동을, 이만정(김선영)과는 유쾌함과 애절함을 넘나드는 로맨스로 환한 웃음을 선사했다. 상대역 김선영과 관련해서는 "몰입도가 정말 뛰어난 배우다. 선배의 연기에 누가 되지 않도록 발맞춰가기 위해 정말 많은 얘기를 나눴다"며 "선영 선배와 키스신이 있었는데 '우리 시원하게 뽀뽀한번 합시다'라는 대사가 기억난다. 중년 커플의 느낌을 잘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고 만족해했다.
결혼이 제 인생 살렸어요 인교진은 연기 외에 아내인 배우 소이현과 SBS '동상이몽-너는 내 운명' 등 예능에서 가족과의 일상을 공개하며 대중에게도 친숙하게 다가가고 있다. 그는 "소이현씨와 제가 결혼한다고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의아해했다. '도대체 인교진이 누군데'라고 할 정도로 활동이 미미했기 때문"이라며 "신기하게도 결혼 이후에 인생의 변화가 많이 생겼다. '결혼이 인교진을 살렸다'는 말도 많이 하는데 100% 공감하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이어 "가족 예능으로 제 얼굴을 많이 알아봐주셨다. 혼자일 때보다 가족일 때 더 예쁘게 봐주시는 것 같다"며 "지겨워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다면 가족 예능에 다시 한번 출연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결혼이 가져온 변화를 언급하며 아내 소이현을 향한 고마운 마음도 드러냈다. "늘 인터뷰 때마다 말하지만 감사하다. 제가 부족함이 많다"며 "새로운 역할, 작업을 할 때도 처음 드는 약간의 불안감과 긴장감을 배우이자 동료인 소이현씨와 많이 얘기하면서 풀어간다"고 전했다. 2000년 MBC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인교진은 어느덧 21년 차 배우가 됐다. 그는 "부끄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하다. 20년 동안 열심히 했냐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처음 공채로 데뷔했을 때 출연했던 드라마가 전원일기다. 20주년에 '오 삼광빌라'라는 가족극을 만나 기분이 좋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대한 걱정은 없을까. 이에 대해 그는 "이미지 변신에 대한 갈망이 조금씩 생기는 것 같다. 차분하고 진지한 역할도 해보고 싶다"면서도 "밝고 유쾌한 역할을 하는 것이 여전히 재밌고 행복하다. 유쾌하고 재밌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고 싶다"고 바랐다. 차기작을 고민 중이라는 그는 "여러 작품을 놓고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돼서 일단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올해는 마스크를 벗고 시상식에 참여할 수 있는 해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