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日 외상과 언제든 만나겠다…미중, 선택 대상 아냐"(종합)
내신기자 간담회…"한일 외교장관회담 조기 개최 희망""미·중, 우리의 선택 대상 결코 아니다…그런 요구 없어""종전선언에 북한도 많은 관심…美 긍정적 검토 기대""미얀마 추가 제재 검토…필요시 軍수송기로 교민 철수"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청사에서 열린 내신기자 브리핑에서 "일본과 소통을 위해서도 계속 노력하겠다"며 "개인적으로 외교장관 회담이 조기에 개최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어 "일본 외무상과 어떤 형태로든 만날 용의가 있다"며 "한일 양자 회담이든,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처럼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이든, 제가 가든지, 일본 외무상이 한국에 오든지, 제3국에서 만나든지 등 언제든지 만날 용의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2월 취임한 정 장관은 한국을 방문한 미국,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을 진행한 데 이어 다음 달 3일에는 중국을 방문해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모테기 외상과는 동일본 대지진 발생 10주기를 맞아 위로 서한 발송과 답신 형태의 소통이 이뤄졌을 뿐 아직 통화를 하지 못한 상태다. 한일 간 소통을 위해 이상렬 아시아태평양 국장은 이날 일본으로 출국했다. 이 국장은 일본에 도착해 후나코시 다케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장관은 "신임 국장이기 때문에 일본의 상대 국장과 만나 고위 실무급 협의 채널을 재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 장관은 "최근 일본이 독도 영유권 주장의 강도를 계속 높여 나가고, 위안부 관련 역사적 사실도 왜곡·은폐하려는 행동이 늘어나고 있는 데에 대해서 아주 강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한일 현안 해결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은 계속되고, 이러한 노력을 저해하는 왜곡과 도발은 중단해 줄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한일 갈등 해결을 위해 미국의 중재를 요청할지를 묻는 질문에는 "중재나 개입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며 "미국이 한일 관계가 원만히 발전할 수 있도록 협력해 준다면 우리 정부로서는 환영하지만 기본적으로 한일 양국이 풀어나가야 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 패권 경쟁 구도가 심화하면서 한국을 향한 선택 압박이 심화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미·중은 우리의 선택 대상은 결코 아니다"라며 "미국이나 중국도 우리에게 그러한 요구를 해 온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기본 입장은 분명하다. 절대 모호하지 않다"며 "한미동맹의 굳건한 동맹 관계를 바탕으로 한중 관계도 조화롭게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중 간에는 대응·경쟁 구도도 있지만 협력의 공간도 굉장히 많다. 한반도 평화 문제가 그렇다"며 "보건·안보 문제, 기후환경에 대응하는 문제에서 미중 간 협력을 촉진시키는, 그래서 양국 관계가 건설적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적극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중국의 신장 위구르족에 대한 인권 침해에 대해선 "국제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중국 관련 문제에 대해 우리도 상당한 관심과 일정 부분 우려를 갖고 있다"며 "중국 측에 우리 나름대로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北 미사일·담화 상당히 우려…평화 정착 노력에 동참해야" 정 장관은 최근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잇따른 대미·대남 비난 성명에 대해선 "북한의 일련의 군사적 도발 또는 성명은 한반도 평화 안정을 위한 우리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고, 정부도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며 "최근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서 표명하고 있는 우려나 관심에 대해 북한이 오히려 크게 반발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도 남북 간의 합의, 특히 남북정상 간의 한반도 비핵화 합의한 것을 준수하면서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 동참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 장관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선 "우리 정부도 북한인권 상황에 대해서는 아주 깊은 관심과 우려를 갖고 있다"며 "그러나 북한 주민의 실질적 인권 상황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인도적 지원 사업이 선행돼야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주변국들과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제시했다.
정 장관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에 대해서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미 측에 전달했다"며 "2+2 공동성명에서 포함된 '완전히 조율된 전략'이라는 것은 과거 미 정부 때와 달리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의 발전이 명실상부하게 선순환 구조로 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과정도 조만간 완료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며 "우리 입장은 충분히 전달하고, 한미일 3국 안보실장 회의 계기에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별도 협의를 통해 우리 입장을 추가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북미 정상 간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 예단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미국 정부도 특정 방법을 처음부터 배제하는 방식의 검토는 하고 있지 않을 것으로 저는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 백악관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종전선언에 대해선 "북미 관계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양국 간에 뿌리 깊은 불신을 해소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단계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며 "종전선언에 북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우리가 알고 있기 때문에 미국도 조금 더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필요시 미얀마에 특별기·군수송기 투입해 교민 철수" 정 장관은 군사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에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폭력 사태가 악화할 경우 특별기나 군 수송기를 투입해 교민들을 철수시키기 위한 준비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미얀마에 1차 제재를 가했지만 필요하면 추가적인 제재도 검토하고 있다. 국제사회와 계속 긴밀히 공조해 나갈 예정"이라며 "필요하면 우리 교민들을 즉각 철수하기 위해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철수 결정만 내리면 24시간 내에 상당수의 교민을 철수시키도록 준비하고 있다. 특별기나 또는 우리 군 수송기를 투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정 장관은 "현지공관에서 교민사회와 거의 매일 실시간으로 협의하고 있는데, 아직은 그런 단계까지는 아니다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며 "필요하면 비필수 인원부터 철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