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결자해지' 눈 앞에 둔 오세훈…압도적 득표율 배경은?
서울시장 선거…오세훈 후보 당선 확실시야권 단일화 컨벤션 효과→보수층 결집 일으켜LH 땅투기 사태 결정적 요인…2030세대 표심도
오 후보가 이 같은 격차를 낸 배경으로는 먼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야권 단일화 성공으로 인한 컨벤션 효과(정치 행사 후 지지율 상승)가 꼽힌다. 오 후보는 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 직전인 지난달 23일 접전 끝에 안 후보와 극적인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보수층의 결집을 이끌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보수층의 전략적 판단도 한몫했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만 해도 야권에선 안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주도권을 쥔 형국이었다. 그러나 '대선 전초전' 격인 서울시장 선거가 다가오면서 차기 정권교체 구심력이 될 수 있는 제1야당 후보인 오 후보에게 지지층의 막판 표심이 몰렸다. 오 후보의 중도 확장성도 힘을 실어줬다. 그동안 '실용적 중도우파'를 기치로 내건 오 후보는 당 예비경선에서도 일반시민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여기에 중도층에서 강세를 보였던 안 대표가 본선에서 적극적으로 유세를 지원하면서 선거 기간 중도 표심을 결집해 효과를 극대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지만 결정적 요인으로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사태로 촉발된 정권 심판론이 가장 먼저 언급된다. 지난달 2일 LH 사태가 시작된 이후 정부·여당발 각종 부동산 악재가 쏟아지면서 오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와 격차를 벌려 나갔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오 후보의) 승리 요인은 LH 사태로 인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과 여러 차례 단일화를 통한 지지율 극대화"라고 짚었다. 특히 그는"LH 사태가 지난달 2일 터지면서 그다음부터 (박 후보에 대한 지지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LH가 가장 핵심"이라고 했다. 아울러 여당의 내곡동 땅 투기 의혹 공세도 '유효타'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선거 막판 생태탕집 아들의 '하얀 면바지, 페라가모 구두' 증언까지 나오면서 유권자들의 주목을 끌긴 했지만, 오 후보의 도덕성을 흠결 낼 만한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은 되지는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막판 여론조사 지지율과 출구조사, 현재까지 득표율 등을 고려했을 때, 지지율이 높았던 오 후보에게 유권자의 표심이 쏠리는 '밴드왜건 효과'(편승효과)가, 절대 강자에 대한 견제심리를 바탕으로 박 후보 쪽으로 표심을 결집하는 '언더독 효과'보다 컸던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날 투표 종료 후 발표된 KBS·MBC·SBS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2030세대의 지지는 뚜렷했다. 서울시장 선거 20대 이하 예측 득표율은 오 후보 55.6%, 박 후보 33.6%였으며, 30대는 오 후보 56.5%, 박 후보 38.7%로 나타났다. 특히 '이남자'로 불리는 20대 이하 남성 72.5%가 오 후보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통화에서 "국민의힘이 그동안 선거에서 진 것은 프레임이 '20~50대 vs 60대'였기 때문이다. 세대 싸움에 포위됐던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서는) 2030세대가 오 후보 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20~50대 범진보 연대의 균열이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 엄 소장은 다만 최근 2030세대의 야당 지지세에 대해 "일시적인 회초리 성격"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LH 사태 자체보다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누적된 공정과 정의 가치 훼손이 LH 사태로 폭발했다"며 "그러면서 2030이 정부·여당에 회초리를 든 걸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