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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오염수 방류 결정' 시민들 격앙…"인류 재앙 어쩌나"

등록 2021-04-13 12:01:41   최종수정 2021-04-19 09: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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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후쿠시마 오염수 바다로 방출하기로 결정

오염된 해수 2차 피해 우려…"아이들 안전 걱정"

"자연산회 아닌 양식회 먹어야"…"회 먹기 글러"

깊어지는 수산업 근심…"수산물 불신 깊어질 듯"

"도쿄올림픽 보이콧" 반응…반일 감정 거세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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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13일 도쿄에서 열린 각료회의 후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물질 오염수의 "해상 방류가 현실적"이라며 오염수를 희석하는 설비공사와 규제 대응을 거쳐 2년 뒤 방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월 13일 일본 동북부 후쿠시마현에 있는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모습. 2021.04.13.
[서울=뉴시스] 홍지은 이준호 기자 =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福島) 오염수를 방류한다고 결정한 가운데, 이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일제히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일본 정부가 인접 국가인 대한민국과 사전 조율도 없이 단순 통보 형태를 취한 것은 무시하는 행태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를 향한 비판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13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 1원전에서 발생하는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해 처리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희석해 2년 후부터 해양에 방출한다는 계획이다.

시민들은 이 소식에 즉각 분노의 목소리를 냈다.

인천에 거주하는 김모(30)씨는 "지구의 물 70%가 바다"라며 "바다에서 오염된 물이 증발하면 비로 이어지고, 강과 호수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염수에 있는 방사능은 잔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오염수를 배출한다는 자체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이건 인접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라고 분노했다.

경기 수원에 사는 김모(31)씨도 "일본의 오염수 방류는 자국민뿐 아니라 주변국, 전세계 사람들을 무시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지구 전체의 환경 문제로 번질 수 있는 만큼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이를 공론화하고 규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오염된 해수로 인한 2차 피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결국 국민 안전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이다.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정모(32)씨는 "꼭 저렇게 방류만이 유일한 해결 방법인지는 매우 우려된다"며 "우선 주변국 어업 피해는 누가 보상해 줄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특히 "추후 수산물 섭취로 인해 이어질 2차, 3차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무분별한 방류는 막아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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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방류를 결정한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 관계차관회의에서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13. [email protected]
서울 도봉구에 거주하는 최모(26)씨는 "이제 동해로 여행가서 회 먹고 놀기는 글렀다는 생각부터 들었다"며 "서쪽에서는 황사가 불어오고 동쪽에서는 방사능 바다가 판치는데 지금 정부가 도대체 뭘했나 싶다"고 성토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김모(39)씨는 "가장 먼저 아이들 안전이 걱정된다"며 "수산물을 먹는데 앞으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적어도 일본은 인접국가인 우리나라와 충분한 협의를 거쳤어야 했다고 본다"고 했다.

연모(28)씨는 "미국에서는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하다는 결정을 내렸는데, 안전하다고 하면서 일본이 왜 방류하려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자연산이 아니라 양식 회를 먹어야겠다"고 토로했다.

일본 정부의 방류 결정으로 수산업계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노량진수산시장 시민대책위원회 측은 "앞으로 수산물에 불안함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수산물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어업에 종사하거나 판매 상인들도 타격을 입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나아가 정부를 향한 성토 목소리도 들렸다. 일본의 일방적인 결정이 있기까지 정부는 손을 놓고 있었느냐는 것이다.

유모(29)씨는 "오염수 방류를 결정했다는 것 자체가 인접국가인 우리나라를 무시한 처사로 보인다"며 "현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길래 그거 하나 파악하지 못했는지 모르겠다"고 분노했다.

구윤철 국무조정실장은 이날 오전 긴급 관계부처 차관 회의를 소집해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에 따른 대응 방안 모색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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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스가 요시히데(왼쪽) 일본 총리가 13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스가 총리는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물질 오염수의 "해상 방류가 현실적"이라며 오염수를 희석하는 설비공사와 규제 대응을 거쳐 2년 뒤 방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1.04.13.
이번 방류 결정으로 잠시 사그라들었던 반일 감정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7월 일본의 수출규제를 계기로 불거졌던 반일 정서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것이다.

온라인 각종 커뮤니티에선 벌써부터 "일본은 세계적 민폐", "이걸 전 세계적으로 막지 못하면 전 인류적 비극", "올림픽 보이콧 해야 한다", "이제 태평양 근해는 다 문제다. 수입해서 먹는 해산물들로 걱정된다"는 격앙된 목소리가 쏟아졌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에 따른 쓰나미 영향으로 핵연료가 들어있는 노심이 녹아내리는 노심용융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현재도 부서진 건물에 지하수와 빗물이 스며들며 고농도 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물이 하루 180t(2019년 기준)씩 증가하고 있다.

원전 부지 내 1000여개의 탱크에 보관할 수 있는 오염수는 137만t이다. 그러나 현재 보관 중인 처리수는 약 125만t으로 2022년 10월이면 저장탱크가 가득 차 오염수를 보관할 곳이 없게 된다.

스가 요히시데(菅義偉)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해양방류는) 폐로를 진행하는데 있어서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처리수(오염수)의 안전성을 확실히 보장하고, 풍평(風評·잘못된 소문) 불식을 위해 모든 대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처리수를 바닷물로 희석한 후 해양방류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방출 전에 처리수를 바닷물로 100배 이상 희석해, 국가 기준치의 40분의 1, 세계보건기구(WHO)의 음료수 수질 가이드라인의 7분의1 정도로 트리튬 농도를 희석한다는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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