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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and]여야가 시달린 '문자폭탄'…"정치의 행복"서 "폭력"으로

등록 2021.04.25 11: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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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동참' 호소로, '여혐 처벌' 시위 퍼포먼스로
친문 강성층, '조금박해' 때리고 2030엔 욕설세례
"양념, 에너지원" 칭송이 문자폭탄 부추긴 측면도
전문가 "민의 왜곡…일방 요구 뿐 민주주의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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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열린 국무총리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참석한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쏟아지는 문자폭탄을 확인하고 있다. 2017.05.25.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신경 안 쓰면 아무것도 아니다. 내가 겪어본 바로는 (휴대전화 번호) 1000개쯤 차단하면 안 온다."

친문 강성당원들의 '문자폭탄'에 대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평가다.  한때 '시민 참여'의 한 형태로 불리던 문자폭탄이 도를 넘은 폭력이자 과다 대표된 소수로 치부되며 비판의 대상으로 전락해가는 모습이다.

'탄핵 동참' 호소로, '여혐 처벌' 시위 퍼포먼스로
문자폭탄의 시발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이었다. 탄핵 투표를 앞둔 2016년 11월 말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당시 의원은 이른바 "박근혜 탄핵반대 국회의원 16명"이라며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이름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자 탄핵 표결 동참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문자가 당시 여당 의원들의 휴대전화에 쇄도했다. 비박계 의원 모임인 비상시국회의에서 이은재 의원이 "1초에 한 개씩 문자가 온다"고 하소연할 정도였다. 친박 이정현 대표는 사퇴 촉구 문자가 쏟아져 결국 휴대전화 착신 정지를 했다.

탄핵 표결이 이뤄지던 12월 박지원 당시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도 문자폭탄으로 곤욕을 치렀다. 2일 투표를 주장하던 추미애 민주당 대표에 맞서 비박계 설득을 위해 9일로의 연기를 주장하자 수만통의 항의문자가 쏟아진 것이다. 결국 박 위원장은 한동안 휴대전화 번호를 바꿨다가 원 번호로 돌아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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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홍익대 미대 몰래카메라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성(性) 편파 수사'를 주장하는 여성단체 '불편한용기'의 불법 촬영 편파 수사 규탄 시위 2차 집회가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 혜화역 2번 출구 앞에서 열렸다.

문자폭탄은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는 퍼포먼스가 되기도 했다. 불법촬영(몰카) 등 디지털 성폭력 편파수사를 규탄하던 혜화역 시위 현장에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며 '여성혐오 범죄의 처벌을 강화하도록 하는 법을 제정하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이른바 '문자 총공'을 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박지원 의원은 "옥석을 가리지 못하는 귀하들 때문에 지지하는 정치인들을 잃게 되고 사회적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면서 문자 발송 중지와 사과를 요구했다. 하태경 의원은 "정치인은 문자폭탄 받을 때가 제일 행복한 때"라면서 여성혐오 범죄 엄벌을 약속하며 이들을 달래는 모습도 보였다.

친문 강성층, '조금박해' 때리고 2030엔 욕설세례
그러나 문자폭탄이 특정 지지층의 전유물이 되면서 점차 문제시하는 시선도 늘어났다. 특히 민주당 내에서 친문 강성 당원들의 행동수단이 되며 꾸준히 논란을 빚었다. 문자폭탄과 함께 욕설을 음차한 '18원' 정치 후원금을 보내는 모습도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이낙연 내정자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일부 야당 청문위원이 이 내정자의 기자 시절 '전두환 찬양기사' 등을 지적했다가 문자폭탄을 맞은 것도 한 예다.

민주당 내에서 소신발언을 하던 소장파 조응천·금태섭·박용진·김해영 의원이 이른바 '조금박해'로 지목되어 문자폭탄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논란(조국 사태)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표결 국면에서도 강성 지지층의 문자가 도마에 올랐다.

2030 초선 의원들은 재보선 참패 후 '조국 엄호'를 사죄했다가 문자폭탄에 시달려야 했다. 본인과 가족을 겨냥한 인신공격과 성희롱 등 욕설과 악담이 총망라됐다고 이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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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더불어민주당 2030의원 입장문' 발표에 앞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4.09. photo@newsis.com

이런 집단행동이 도리어 반발감만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표결 당시 문자폭탄을 맞았던 한 야당 의원은 뉴시스에 "당시 문자가 의사결정에 작용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의 문자폭탄은 집단적으로 좌표를 찍고 폭력적인 방법으로 개인의 활동을 막는다"며 "오히려 거부감과 역작용을 불러오기에 바람직하지 않는다"고 했다.

"양념, 에너지원" 칭송이 문자폭탄 부추긴 측면도
문자폭탄에 대한 주류의 온정적 시선이 일을 키운 근본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됐던 2017년 4월 언론 인터뷰에서 친문 지지자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경쟁을 더 흥미롭게 만들어주는 양념 같은 것"이라고 지칭했다. 이낙연 전 대표도 "당에 에너지를 끊임없이 공급하는 에너지원"이라고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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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금태섭 무소속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22일 서울 용산구 사무실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2.23. photocdj@newsis.com

급기야 금태섭 전 의원은 지난해 민주당을 탈당하며 "당의 지도적 위치에 계신 분들마저 양념이니 에너지니 하면서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눈치를 보고 정치적 유불리만을 계산하는 모습에 절망했다"면서 문 대통령과 이 전 대표를 싸잡아 비판하는 일도 있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문자가 정치참여의 한 형태로 볼 수는 있지만 문제는 소수의 목소리가 과다 대표돼 민의가 왜곡되는 경향이 있다"며 "민주주의는 상대의 얘기를 듣고 절충해가는 과정인데 문자폭탄은 일방적 요구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formati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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