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and]野, 윤석열 엎어지면 우리도 넘어져…'尹검증' 나서
보수 48% "尹 지지"…당권 주자들 '윤석열 마케팅'도특수통 尹, 보수에 상당한 타격…감정적 앙금 어쩌나정치인으로서 尹 역량·조건도 확인할 필요 있어김용판 尹 맹공…야권통합 후보 '통과의례' 시작한 셈
이번엔 누구를 만났다더라, 진짜 최측근은 ㅇㅇㅇ의원이라더라, 사실은 민주당 후보일 수도 있다 등등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카더라'는 끝없이 증폭 중이다. 실체가 불분명한 '썰'들의 종착점은 "윤 전 총장이 과연 '정권교체'의 주역이 될 수 있을까"다. 보수 유권자 48% "윤석열 지지"…늘어나는 '尹바라기'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등 대권 도전을 자처한 국민의힘 후보들의 지지율이 미진한 가운데 야권에서 윤 전 총장의 존재는 더욱 귀하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26~28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3741명을 대상(응답률 26.8%)으로 조사한 4월 4주차 전국지표조사(NBS·National Barometer Survey)에 따르면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23%로 이재명 경기도 지사(24%)와 양강 구도를 만들어내고 있다. 지역별로 대구·경북에서는 윤 전 총장이 35%를 기록했다. 이념성향별로 보수층 48%는 윤 전 총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사실상 국민의힘 지지자라고 볼 수 있는 영남 지역, 그리고 보수 유권자들 사이에 윤석열 대망론이 자리잡았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 윤 전 총장과의 친분은 이제 '능력'이 됐다. 윤 전 총장과의 메신저를 자처하는 의원들은 그의 근황을 자랑하듯 귀띔한다. 다가올 국민의힘 대표 선거에서는 '윤석열 마케팅'이 관건이라는 말도 나온다.
윤석열 내세웠다 엎어지면 국민의힘도 쓰러진다 문제는 정치인으로서, 정확하게는 보수 정치인으로서 윤석열이 대통령선거라는 험한 레이스를 치러낼 조건과 역량이 되는가다. 당권에 도전한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윤 전 총장만 믿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권 의원은 지난 29일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에 참석해 "다른 (대권) 후보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당) 밖에 있는 윤 전 총장은 아무 준비가 안 된 상태"라고 언급했다. 야권통합 후보로 내세우기에 윤 전 총장의 과거는 불안한 구석이 있다. 윤 전 총장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수사를 담당했던 특수통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적폐청산 수사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을 조사한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팀장으로 활약하며 보수 진영에 상당한 타격을 가했다. 보수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 요구가 거세다. 이 가운데 박 전 대통령에 30년을 구형한 윤 전 총장이 보수 지지자들의 감정적 앙금을 걷어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장모의 땅투기 의혹도 윤 전 총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윤석열 장모는 유독 부동산에 집착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윤 전 총장의 장모인 최모씨가 건물과 토지를 경매로 사들였다가 팔며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최씨가 아산신도시 땅투기로 3년 동안 100억대 수익을 얻었다는 추측도 나온다. 장모 최씨의 대리인은 지난 21일 오마이뉴스와 기자를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윤 전 총장에 대한 비호감도도 상당히 높다. 지난 13일 발표된 JTBC 의뢰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감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인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윤 전 총장이 22.8%로 1위를 기록했다. 그와 각을 세웠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22.7%)이 2위를, 3위는 이재명 경기지사(11.2%)가 차지했다. 윤 전 총장만 바라봤다가 자칫 차기 야권 대선 주자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오는 이유다. 김용판의 尹맹공?…자체적인 '통과의례' 시작한 셈
수도권을 지역으로 하는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 4개월 동안 윤 전 총장의 검증을 마치지 못한 채 (대선) 후보로 세웠다고 생각해보자. 야권 통합 후보로 내밀었는데 저쪽(민주당)에서 우리가 확인하지 못한 의혹을 꺼낼 수도 있는 거다"라며 "이때는 정말 이러지도 못한 상황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의 기자회견은 이런 점에서 윤 전 총장이 대권 후보로 겪어야 할 '통과 의례'로도 볼 수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장 출신인 김 의원은 이날 "적폐청산 행동대장은 고해성사를 거쳐야 한다"며 윤 전 총장을 향해 사과를 요구했다. 또 "진정성 있게 사과와 과물탄개(過勿憚改·과실을 범했으면 즉시 고쳐야 한다는 뜻)의 전환과정을 거치라"고 요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은 "공직에 오래 있었던 사람은 공직 수행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이) 한 결정 때문에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며 "본인들이 그런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김 의원을 옹호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도 확장을 위해서라도 윤 전 총장이 굳이 나서 과거 정리를 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정진석 의원은 "윤 전 총장은 사법 체계에서 주어진 역할을 했을 뿐"이라며 "묵은 감정은 정권교체의 큰 강물에 씻어 버려야 한다"고 지난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옛친박계인 김태호 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직을 걸었던, 가치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윤석열 총장님을 기억한다"며 "우리당, 국민의힘에서 총장님의 가치와 철학으로 당당하게 증명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