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말 만에 프로농구 정복한 '설교수' 설린저 "강의 끝"
다음 시즌 거취에 대해선 "가족과 최고의 결정 내릴 것"
인삼공사는 9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의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84-74로 승리했다. 1~4차전 챔프전을 모두 이긴 인삼공사는 2016~2017시즌 이후 4년 만에 프로농구 왕좌에 복귀했다. 2011~2012, 2016~2017시즌에 이은 팀 통산 세 번째 챔피언 등극이다. 또 인삼공사는 이번 시즌 6강과 4강 플레이오(PO)에 이어 이날 경기까지 승리하며 플레이오프 및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초 10연승을 달성했다. 챔피언결정전을 비롯해 플레이오프 내내 인삼공사를 진두지휘한 설린저는 기자단 투표 86표 중 55표를 얻어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챔피언결정전 4경기에서 평균 38분20초를 뛰며 23.3점 13.8리바운드 5.8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우승을 확정한 이날 경기에선 무려 42점 15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올렸다. 경기 후 설린저는 "공백기가 있던 저에게 도움을 준 구단과 국내 선수들에게 모든 공을 돌리고 싶다. 저를 믿어준 만큼, 저도 국내 선수들을 믿고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정규리그 269경기를 뛴 경력이 있는 설린저는 지난 3월 인삼공사에 합류했다. 2012년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1순위로 보스턴 셀틱스에 지명돼 주전으로 활약할 정도로 이름값이 높은 선수였다. 그러나 부상으로 내리막길을 걸었고, 2018~2019시즌 중국 무대에서 뛴 이후 공식 경기 출전 기록이 없었다.
설린저는 빼어난 활약에 농구를 잘한다는 의미로 '설교수'라는 애칭까지 붙었다. 팬들은 설린저를 두고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라고 평가한다. 설린저 본인은 "아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함께 뛴 오세근은 "같이 뛰어본 선수 중엔 최고"라고 엄지를 세웠다. 올 시즌 상대 팀들에게 어떤 강의를 한 것 같냐는 질문에는 "(상대팀 선수들이) 졸업했는지 궁금하다. 일단 내 강의는 모두 마쳤다"며 웃었다. 두 달 만에 프로농구를 정복하며 해피엔딩을 맞았지만, 다음 시즌 거취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설린저는 "지금은 우승 순간을 최대한 즐기는 게 목표"라며 "집에 돌아가 아내와 가족들과 충분히 상의해서 최고의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