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세균 "소주성 핵심 아냐…혁신경제에 치중했어야"
"당내 경선보다 본선이 중요…당원들도 중도 확장성 고민할 것""文정부 경제 정책에서 소주성이 대표 선수인 것 처럼 잘못 인식"과감한 주택공급 강조하며 "SH, GH 등 지방공기업도 역할해줘야"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선 정 전 총리는 전날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선거 사무실에서 가진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노형욱 국토교통부·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 등에게 제기된 도덕적 흠결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정 전 총리는 "무작정 국회에게 그냥 패스시켜달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역량과 도덕성, 비전,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으면 좋겠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남은 1년간 정말 국민을 위해서 헌신할 수 있도록 여야를 가리지 말고 잘 좀 밀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내년 대선과 관련해서는 "한때는 당내 경선이 본선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는데 그게 착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본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원들이나 지지자들도 본선 경쟁력을 고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의 중도 확장성, 표의 확장성 등을 당원들은 고민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 전 총리는 "경제에 대한 전문성이나 외교안보 등의 경험이 중도층으로 하여금 안심하게 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닌가 생각한다. 실제로 저를 지지하는 분들도 중도층에서 호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자신이 중도 확장성에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기업인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내기도 한 정 전 총리는 '경제'를 키워드로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서 아쉬웠던 점을 묻는 질문에 "원래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에서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이 핵심은 아니었다.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이 더 중요한 화두인데 이상하게 소주성이 대표 선수처럼 잘못 인식되는 바람에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이 오도된 측면이 있다. 그런 게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정부가 혁신경제에 더 치중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안 한 것도 아니다"라며 "그래서 지금 유니콘 기업이 많이 생기고 벤처투자도 상당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런 부분이 사실 부각됐어야 한다"고 아쉬워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과감한 주택공급 확대를 강조하면서 "저는 이 부분에 있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말고 서울주택도시공사(SH)나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지방 공기업들이 역할을 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전국에 LH만 있느냐. SH, GH 등이 다 있는데 공공임대주택을 좀 많이 지어서 저소득층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게 해주면 안 되냐"고 지적했다. 전날 정 전 총리는 이재명 지사 측에서 정부의 부동산 실정에 자신의 책임도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 "책임이 있다.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면서도 "지자체에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있었을 것"이라고 뼈 있는 말을 남긴 바 있다.
다음은 정 전 총리와의 일문일답이다. -내년 대선은 본선보다 치열한 당내 경선이 예상되는데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 "저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은 그렇게 녹록한 상황이 아니다. 한때는 경선이 본선 아니냐는 얘기도 있었는데 그게 착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본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당원들이나 지지자들도 본선 경쟁력을 고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선을 거치지 않고서는 본선에 갈 수 없으니 당장은 예선이 더 중요하지만 본선 경쟁력을 깊이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저의 중도 확장성, 표의 확장성 등을 당원들은 고민할 것이다." -어떤 부분이 중도 확장성에 강점을 가졌다고 생각하는가. "아무래도 경제에 대한 전문성이나 외교안보 등의 경험이 중도층으로 하여금 안심하게 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닌가 생각한다. 아직은 충분하지 않지만 실제로 저를 지지하는 분들도 중도층에서 호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 -4·7 재보궐선거 참패 원인은 무엇이고 정권 재창출을 위해 민주당이 주안점을 둬야 할 것은. "국민들께서는 지방선거, 대선, 총선까지 여러 번 민주당에 큰 승리를 안겨줬다. 그래서 사실은 국가권력과 지방권력을 민주당에 다 맡긴 상태 아니었느냐. 그렇다면 국민들의 기대가 얼마나 컸겠나. 그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국민들께서 이번에 회초리를 세게 드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다시 심기일전해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고 정말 민주당이 국민을 제대로 섬기겠구나 하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최근 문재인 정부가 지명한 장관 후보자들의 도덕성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많은데.
-대선 경선 연기론 관련해서 지도부가 후보들에게 의견을 묻는다면 어떤 의견을 내시겠나. "그것은 그때 가서 이야기해야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무엇을 이야기하겠는가." -지지율이 아직 마(魔)의 5%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데. "이제 눈앞에 보인다. 제가 보기에 괜찮아질 것이라고 본다. 저도 선거를 많이 해본 사람이잖냐. 그래서 느낌 같은 게 있는데 괜찮아질 것으로 본다. 지금부터 이렇게 서서히 상승하면 그게 최선이다." -문재인 정부 경제 정책에서 아쉬운 점이나 계승·발전시켜야 할 점이 있다면. "원래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이 핵심은 아니었다. 오히려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이 더 중요한 화두인데 이상하게 소주성이 대표 선수처럼 잘못 인식되는 바람에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시각을 오도한 측면이 있다. 그런 게 참 안타까운 일이다. 저는 이 정부가 혁신경제에 더 치중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을 안 한 것도 아니다. 그래서 지금 유니콘 기업이 많이 생기고 벤처투자도 상당히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런 부분이 사실 부각됐어야 하는 것이다. IMF 외환위기를 맞았을 때 김대중 전 대통령이 IT, 벤처를 강조해서 지금의 ICT가 가능했던 것이다. 4차 산업혁명 관련한 혁신이 아주 절실한 상황인데 지금 ICT는 우리가 앞서갔지만 미래성장동력인 AI나 데이터 네트워크, 미래차, 바이오헬스, 시스템반도체 이런 부분이 핵심이 돼야 하는데 노력을 하긴 했지만 이전 정부가 그런 부분을 소홀히 해서 아직 격차를 따라서 가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모든 게 다 정상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니까 핑계는 있지만 국정은 결과가 중요한 것이다. 동기나 과정도 중요하지만 국정이란 것은 결과가 중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 -부동산 정책은 어떻게 가야 할까.
저는 이 부분에 있어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말고 서울주택도시공사(SH)나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지방 공기업들이 역할을 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국에 LH만 있느냐. SH, GH 등이 다 있는데 공공임대주택을 좀 많이 지어서 저소득층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게 해주면 안 되냐. 난 그런 게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정부가 공급 확대 계획을 선제적으로 화끈하게 내놓아야 심리가 안정된다.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데 문제가 있다. 가격이 더 이상 안 오른다고 하면 투기꾼이 갖고 있는 매물이 쫙 나올 것이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부동산 책임론을 제기했는데 경기도 차원에서 부동산 문제에 부족했던 점이 있다면. "지금 경기도 인구가 1400만명을 향해 가고 있다. 그러면 그쪽에 주택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날 것 아니냐. 게다가 가구 분화도 많이 이뤄지고 있다. 그런 수요들이 너무 넘쳐서 자꾸 가격이 오르고 투기꾼들이 그 틈새에 끼어드는 것이다. 제가 알고 있기로는 경기도의 주택보급률이 100% 언저리인데 그러면 주택공급을 더 해야 한다. 특히 경기도에는 외국인 근로자도 많고 저임금 노동자도 굉장히 많은데 그분들을 임대주택 공급을 많이 해줘야 한다." -20세가 됐을 때 1억원을 주는 '미래씨앗통장', 국민 1인당 연간 최대 500만원씩 평생 2000만원을 지급하는 '국민능력개발지원금' 공약을 놓고 퍼주기 지적도 나오는데. "미래씨앗통장은 당장 그렇게 큰 돈이 들어가는 게 아니니까 우리가 결심하면 할 수 있다. 재원대책은 상속·증여세를 이쪽으로 돌렸으면 좋겠다. 물론 그 돈을 지금 다른 데 쓰고 있으니까 일반회계에서 그만큼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당장 엄청난 수요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내년부터 기금으로 적립금을 늘려가면서 20년 후에 1억원을 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물론 (수혜 대상인) 아이들이 매년 늘어나니까 20년 후면 엄청나게 큰 돈이 들겠지만 지금부터 적립을 해서 복리로 기금을 운용하면서 조금씩 늘려가면 감당이 가능하다고 본다. 국민능력개발지원금은 지방대학을 활용해서 국민들을 재교육시키는 프로그램을 만들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는 발상에서 나왔다. 옛날에는 대학을 졸업하면 은퇴할 때까지 재교육을 안 받아도 가능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그렇지 않다. 거기에다가 지금 지방대학들은 문을 닫아야 할 판이잖냐. 평생 2000만원 정도의 한도를 주면 꼭 필요한 사람은 그것을 활용해 대학도 가고 재교육을 받겠지만 안 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거기에는 재원이 그렇게 크게 들어가지 않는다. 미래에 우리가 필요한 인재양성과 지방대학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점에서 제시한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