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의장, 남북 국회회담에 원전 세일즈…코로나 속 '균형외교'
박 의장, 22~29일 러시아·체코 공식방문 후 30일 귀국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지지·남북국회회담 추진동력 확보러시아와 수소경제, 북극개발, 코로나 백신 개발 등 협력체코에 원전세일즈 지원사격…전기배터리 개발 등 논의
코로나 사태 이후 외국 국회의장 중 러시아를 첫 공식방문한 박 의장은 남북문제와 코로나 백신, 수소경제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한·러 의회 간 협력 관계를 발전시켰다. 한미동맹 강화에 방점을 둔 대통령 외교와는 별도로 비슷한 시기에 한반도 주변 4대 열강인 러시아를 찾아 의회 외교를 선보이면서 현지에선 박 의장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투트랙 전략으로 '균형 외교'를 선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러 상호교류의 해(2020∼2021)를 맞아 지난 22~26일 러시아를 공식 방문한 박 의장은 러시아의 뱌체슬라프 볼로딘 하원의장, 발렌티나 이바노브나 마트비엔코 상원의장과 연이어 가진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러시아의 신뢰를 재확인하고 남북 국회회담 지지를 확보했다. 박 의장은 볼로딘 하원의장에게 ▲유라시아 국회의장회의 북한 초청 ▲동북아 방역공동체 북한 참여 ▲남북 국회회담 주선을 제안하면서 "북한의 참여를 설득해달라"고 요청했다. 마트비엔코 상원의장에게도 "북한이 대화테이블에 복귀함으로써 우리가 한반도 평화와 남북번영이 일어나는 계기를 찾을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볼로딘 하원의장도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를 대화를 비롯한 외교수단으로만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을 여전히 취하고 있다"면서 "남북국회의장 회의는 지지할만하다고 생각한다. 의회 차원에서 남북 대화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 동감하고, 우리가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고려해보겠다"고 화답했다 박 의장은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자체 개발한 러시아의 역량을 평가하고 코로나백신 개발·생산에 관한 협력방안을 모색하고, 향후 양국 의회 차원에서 새로운 기술 개발 및 코로나 대응정책 문제를 논의키로 합의했다.
볼로딘 하원의장은 "한국에선 스푸트니크 생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고,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하여 의회무대에서도 이 문제를 논의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마트비엔코 상원의장은 "코로나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해 러·한 의원 협력안에 입법적인 절차와 관련한 교환이 이뤄질 수 있고, 입법적인 차원에서라도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밖에 한·러 극동지역·북극 개발과 수소경제 분야 협력을 모색하고 남북러 삼각 협력 및 서비스 투자 자유무역협정(FTA) 조속 체결 등의 협력방안도 논의했다. 박 의장은 "러시아의 수소 생산·저장 기술 그리고 한국의 수소차 그리고 수소 전기 응용기술이 합해진다면 양국이 윈윈하고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간 수소협력을 제안했다.
박 의장은 밀로시 비스트르칠 체코 상원의장과의 단독회담에서 2015년 수립된 양국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평가하고 원전, 전기배터리 등 에너지·산업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논의했다. 체코는 기존 노후 원전을 대체하기 위한 신규원전 건설을 두코바니, 테믈린 지역에 각 1~2기 추진 중이며 우선 두코바니에 원전 1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당초 한국과 미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5개국이 경합을 벌였으나 안보상의 이유로 러시아와 중국이 배제되면서 한·미·불 3파전 양상으로 치열한 수주전이 벌어지고 있다.
전기배터리 사업 협력과 관련, "체코가 리튬 생산지라면 연구·개발(R&D) 협력에 적극 찬성이다. 협력이 이뤄진다면 4차 산업분야에서도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스트르칠 상원의장은 "체코는 리튬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저희는 타국으로부터의 투자 관련 R&D에 주력하고 있다. 첨단산업뿐만 아니라 배터리 산업도 저희에게 중요한 분야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박 의장은 "북한과 관계가 좋은 체코의 역할은 한반도의 평화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것"이라며 지원을 요청했고, 제만 대통령은 "한국 측의 활동에 필요하다면 지원을 총동원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에게 원전 운영에 관한 사이버 보안의 안전성을 강조하며 원전세일즈에 박차를 가했다.
박 의장은 라덱 본드라첵 하원의장과도 업무오찬을 갖고 양국간 경제 협력을 모색했다. 본드라첵 하원의장은 한국기업의 현지 전기배터리 투자를 요청했고, 박 의장은 "체코측 의향은 관련 기업에 전달하겠다"며 "원전 수주시 양국 관계를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박 의장은 순방 기간동안 러시아정교회의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를 만나 남북한 동시 방문을 요청하고, 러시아·체코 현지 동포·기업인을 격려하고 애로사항을 경청했다. 이번 순방에는 더불어민주당 노웅래·김병기·강훈식 의원,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 무소속 양정숙 의원, 복기왕 국회의장 비서실장과 한민수 공보수석비서관, 김형길 외교특임대사, 곽현준 국제국장 등이 함께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