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짐승돌·발라드돌의 귀환…2세대 보이그룹은 왜 장수하나
형제그룹 '2PM'·'2AM', 각각 5년·7년 만에 완전체 컴백샤이니 키, 엔딩 요정으로 신선함
2세대 대표 아이돌 그룹 '2PM'과 '2AM'이 각각 5년·7년 만에 완전체로 돌아온다. 두 팀은 지난 2008년 JYP엔터테인먼트 수장인 프로듀서 겸 박진영이 동시 기획한 형제 그룹으로 데뷔해 주목 받았다. 2PM은 오후 2시 같은 역동적인 댄스 음악을, 2AM은 새벽 2시 같은 조용한 발라드 음악, 선보이는 콘셉트였다. 2PM 매니지먼트는 JYP가 2AM의 매니지먼트는 방시혁 의장이 이끄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현 하이브)가 맡았었다. 2PM은 지난 2008년 9월 첫 싱글 '하티스트 타임 오브 더 데이'의 타이틀곡 '10점 만점에 10점'으로 데뷔했다. 무대 위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야성미를 내세워 데뷔 2년 차에 '짐승돌' 수식어를 탄생시켰다. 훤칠한 키와 탄탄한 몸매, 파격적인 콘셉트로 아시아 전역에서 큰 인기를 누렸다. 특히 2009년 정규 1집 타이틀곡 '하트비트(Heartbeat)' 퍼포먼스에 애크러배틱을 기반으로 한 인간 탑 쌓기 안무, 의상을 찢고 심장 박동을 표현한 엔딩 포즈 등을 선보이며 거침없는 '짐승돌'의 영역을 구축했다. 지난 2017년부터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활동 휴지기에 돌입했었다. 오는 28일 새 앨범 '머스트(MUST)'를 발매한다. 여섯 멤버가 완전체로 앨범을 발매하는 건, 지난 2016년 9월 정규 6집 '젠틀맨스 게임(GENTLEMEN'S GAME)' 이후 처음이다. 이후 2AM은 '이 노래', '죽어도 못 보내', '전활 받지 않는 너에게', '너도 나처럼' 등 히트곡을 내며 인기 그룹 반열에 올랐다. 완전체 마지막 앨범은 지난 2014년 10월 발매한 세 번째 정규앨범 '렛츠 토크(Let's Talk)'다. 현재 조권, 이창민, 임슬옹, 정진운 네 멤버의 소속사는 다르다. 전지현 소속사인 문화창고가 중심이 돼 발라드 전문 그룹답게 가을 발매를 목표로 음반 작업을 하고 있다. 2세대 보이그룹은 왜 장수하나 H.O.T와 젝스키스 같은 1세대 아이돌은 국내 팬덤 문화를 만들었다. 동방신기를 시작으로 2세대 아이돌들은 아시아 각지로 한류를 퍼트렸다. 2000년대 초중반에 데뷔해 K팝 한류 붐을 조성했다.
2세대 막내 격인 인피니트도 올해 데뷔 11주년이다. 원더걸스, 카라 등 동세대에 활동한 2세대 걸그룹이 이미 해체한 걸 감안하면, 보이그룹의 생명력은 길다. 장수 비결은 외모·스타일뿐 아니라 실력 그리고 확실한 콘셉트 겸비다. 1세대 아이돌이 활발하게 활동하던 때는 '립싱크 시대'다. 1990년대 후반부터 립싱크를 기반으로 한 댄스 가수들 무대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됐고, 2000년대부터 실력을 갖춘 아이돌들이 대거 등장한다. 대표적인 예가 동방신기다. 5인조 데뷔 초창기 아카펠라 그룹을 표방한 동방신기는 라이브에서 탁월한 기량을 발휘했다. 일본의 작은 무대에서부터 차곡차곡 실력을 쌓은 덕이다. 빅뱅을 통해서는 자작곡 실력과 프로듀싱 능력을 갖춘 아이돌 그룹의 시대가 열렸다. 특히 지드래곤은 프로듀싱 능력과 함께 화려한 스타일로 단숨에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여기에 짐승돌, 발라드돌처럼 확실한 수식어가 존재했다. 2005년 데뷔한 슈퍼주니어는 멤버들이 MC, 예능 등의 영역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엔터테인먼트 아이돌'(엔터돌), 세련된 음악과 패션을 선보인 샤이니는 '컨템포러리 밴드'를 표방했다. 또 온전한 팀 활동만 추구했던 1세대 달리 솔로 병행을 활발하게 한 점도 2세대 아이돌의 장수 비결 중 하나다.
이제 30대, 또 다른 전환점…10대 팬 관심도 2020년대의 시작인 올해는 2세대 보이그룹들의 활동의 또 다른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군백기 이후 상당수 멤버들이 30대로 접어들었고, 일부 멤버는 결혼 등으로 인해 가정도 꾸리면서 삶 자체에서 변곡점을 맞이했기 때문이다.특히 기존 골수팬들뿐만 아니라 반가워하지 않는다. 새로 유입된 10대 위주의 젊은 팬들도 기대가 높다.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음악을 주로 접하는 젊은 세대는 알고리즘을 통해 방탄소년단, 엑소 등에 앞선 걸음을 한 2세대 아이돌 영상을 추천한다. 이를 통해 동방신기, 빅뱅, 2PM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도 했다. 유명세는 덜했지만, 나름의 매력을 갖고 있었던 2세대 아이돌 보이그룹들도 재발견되는 추세다. 재재가 진행하는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의 코너 '숨어서 듣는 명곡'(숨듣명)'이 곡을 발굴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틴탑의 '향수 뿌리지마', 유키스의 '만만하니'가 대표적인 사례다. 여러 채널을 통해 제국의 아이들의 '후유증' 역시 재조명됐다 2PM은 완전체 컴백 전인 11일 오후 '문명특급'의 '컴눈명 스페셜'에 출연, 2021년 버전 '우리집'을 들려주기도 했다. 2PM이 지난 2015년 발매한 정규 5집 타이틀곡 '우리집'은 작년 유튜브 등에서 크게 재조명되면서 '역주행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2PM 멤버 준케이가 작사, 작곡했다. 샤이니 멤버 키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 3, 4세대 아이돌보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주목 받기도 했다. 아이돌 그룹의 음악 방송 무대에서, 마지막에 3초 안팎으로 클로즈업되는 멤버를 가리키는 K팝 문화 '엔딩 요정'의 다변화된 모습을 촉발시켜 침체된 음악방송 문화에 신선함을 안겨주기도 했다. 중견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2세대 아이돌 그룹이 잇따라 론칭되는 시기는, K팝이 국내외에서 산업적으로도 커지던 시기라 다양한 개성과 콘셉트의 그룹이 대거 등장했다"면서 "MZ 세대들이 신선하게 여기고 새롭게 조명하면서 생명력을 이이어가고 있다. 자신들이 가진 장점을 발전시킨 음악과 모습을 보이면, 오래 장수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