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망 따라 오르는 집값②]너도나도 "철도망 놔 달라"…GTX에 울고 웃는 수도권 집값
GTX-C 기대감에…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16.3억 거래신안산선, 신구로선 등 구축에 수도권 서남권 집값 상승김포 "강남 직결해 달라" 요구에 부천·하남도 동참키로왕십리역 추가설에 청량리역 인근 주민들은 볼멘소리전문가 "GTX 호재 지역, 집값 꾸준히 우상향 할 것"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철도 노선에 따라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가 지나는 곳을 중심으로 집값이 훌쩍 뛰고 있는데, 특히 GTX-C 노선이 놓일 것이란 기대감이 있는 지역은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교통 편의성 향상은 물론 자산 가치 상승까지 유발하는 GTX는 '집값 급등 열차'로 인식되면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철도망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철도망 호재에 의왕·시흥 집값 상승률, 전국 1·2위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GTX만큼 수도권 주택 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하는 곳이 또 없다. 그 중에서도 최근 가장 주목받는 게 수도권 남북을 가로지르는 C 노선이다. 현재는 정차역으로 수원·금정·정부과천청사·양재·삼성·청량리·광운대·창동·의정부·덕정역 10개가 정해졌다.13일 국토부 아파트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전용 85㎡는 지난 6일 16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앞서 4월30일 거래된 15억3000억원이 대출금지선을 넘어선 지 약 한 달 만이다. 이 단지 분양가가 5억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3배 가량 오른 것이다. 이 단지는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 근처에 위치해 있다. 인덕원역은 인동선(인덕원~동탄), 월판선(월곶~판교) 복선전철이 예정돼 있고, GTX-C 추가역으로 선정될 가능성도 있다. 노선 입찰에 참여한 현대, GS, 포스코건설 3곳은 모두 인덕원역, 의왕역, 왕십리역의 추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교통 호재에 의왕 집값이 치솟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의왕 아파트값은 올 들어 20.22% 올라 전국 1위의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철도 교통 사각지대였던 시흥도 4차 철도망 계획의 최대 수혜 지역으로 꼽히면서 집값 상승세가 심상찮다. 현재 2024년 개통을 목표로 신안산선 공사가 진행되고 있고, 신구로선과 제2경인선도 시흥을 통과할 계획이다. 이에 시흥의 집값 상승률이 17.92%로 2위에 랭크됐다. GTX 유치에 사활 거는 지자체들 앞서 발표된 GTX 정차 지역의 집값이 급등한 것을 본 만큼, 지역마다 GTX 유치 및 노선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기대에 못 미치는 노선은 해당 지역구 의원들이 삭발식도 감행한다.너도 나도 GTX를 놔달라는 통에 서울 핵심지까지 빠른 시간 내에 도달하게 한다는 당초 도입 취지도 무색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포를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김주영(김포시갑), 박상혁(김포시을) 의원은 지난 2일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 앞에서 김포와 강남을 직결하는 경기도 안(김포~부천~강남~하남)을 관철하겠다며 삭발식을 벌였다. 4차 철도망 계획에서 GTX-D가 김포~부천까지만 운행하는 '김부선'으로 그려지면서 지역 주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반발이 극심하자 국토부는 인천 송도에서 출발하는 GTX-B 노선과 D를 연계해 용산 혹은 여의도를 연결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김포 주민들은 노선 공유가 아닌 강남으로의 단독 연결을 주장 중이다. 김포의 단체행동이 거세지면서 서울 강동구와 경기 하남시도 동참하는 분위기다. 하남시는 지난 11일 GTX-D 강동~하남 노선 원안 반영 및 위례신사선 하남연장을 촉구하기 위해 진행한 범시민 서명운동에 8만5000명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김포·부천·하남 지역 경기도의원들은 이날 'GTX-D 노선 원안 사수 걷기 대회'를 열고 오후에는 강남역에 집결해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3개 지역 도의원 8명이 각 지역에서 출발해 강남역까지 30여㎞를 걷는다. 반대로 정차역이 추가되는데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다. C 노선에 왕십리역 신설 전망에 청량리역 인근 주민들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계획으로는 청량리에서 삼성역까지 1정거장인데, 왕십리역이 추가되면 표정속도(열차가 운행하는 구간거리를 소요시간으로 나눈 수치)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정차역이 늘어날수록 광역급행철도가 아닌 완행열차화가 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앞으로도 GTX 정차역 인근 지역의 집값은 꾸준히 우상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GTX는 출퇴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임으로써 부증성(양을 증가시킬 수 없는 성질)이라는 부동산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한다"며 "GTX 노선에 따라 집값이 오르는 것을 마냥 부정적으로 볼 수만은 없는 것이, 그만큼 서울에 집중된 인구가 수도권 곳곳으로 분산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