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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 듀오' 달음 "가야금·거문고, '진정한 조화'는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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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1-06-24 13:25:14
첫앨범·자체 기획공연·여우락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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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달음. 2021.06.24. (사진 = 나승열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가야금과 거문고 듀오가 드문 이유가 있다. 우리나라 대표 현악기들로 언뜻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정반대 성향의 악기다. 구조, 주법, 음색이 달라 합주에서 균형감을 맞추기 힘들다.

하수연(가야금)과 황혜영(거문고) 두 연주자가 모여 결성한 '달음(dal:um)'은 가야금·거문고 듀오의 단비다. 가야금은 여성적·거문고는 남성적이라는 구시대적 이분법을 산산조각낸다.

두 현악기가 충돌하고 어우러지며 단아함과 그윽함을 내뿜는다. 동시에 강렬한 에너지의 조화로 강한 흡입력을 선사한다. 새로운 국악이 주목 받는 최근 흐름 가운데도 단연 차별화된다.

팀 이름 '달음'은 어떤 행동의 여세를 몰아 계속 해나가는 모습을 뜻한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저니루키'에 선정됐던 달음은 세계 무대로 달음질 중이다. 오는 25일 독일 음반사 글리터비트 레코즈(Glitterbeat Records)를 통해 앨범 '시밀러 & 디퍼런트(Similar & Different)'를 발매한다. 앞서 팀은 영국 가디언 등에 소개되기도 했다.

최근 광화문에서 만나 달음의 결성과 성장 과정을 들어봤다.

-팀은 어떻게 결성이 된 건가요?

"2014년에 세종문화회관의 서울시청소년국악단에 입단하면서 처음 만났어요. 처음에는 서로 존재만 알고, 친하지 않았어요. 2017년도에 악장과 부악장을 맡으면서 친해졌고, 2018년에 서울청년예술단 사업에 뽑히면서 팀이 만들어졌죠."(황)

"자신의 음악을 하는 분들이 멋있어 보이고 자연스러웠어요. 어릴 때부터 창작 단체를 해보고 싶었죠. 혜영 씨와 뜻이 맞아 결성하게 됐어요. '달음'이라는 이름은 둘 다 달(月)을 좋아하기도 하고, 단어 차체의 어감이 예뻐서 지었어요. 무엇보다 계속 달려가는 느낌이라, 저희의 열정을 잘 담아낸다고 생각했죠."(하)

-가야금과 거문고 듀오의 가장 큰 시너지는 무엇인가요?

"한 없이 섬세하고 예쁜 소리를 낼 수 있는 동시에, 또 강한 소리도 낼 수 있죠."(하)

-첫 앨범 '시밀러 & 디퍼런트'는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녹음했나요? 문묘제례악 중 전폐희문의 초입과 산조의 다스름을 부분적으로 차용한 '다스름(Dasreum)', 탈춤 '고성 오광대놀이 제1과장 문둥북춤'에서 영감을 받은 '탈(TAL)' 등 두 분이 작곡한 곡들과 위촉곡들이 실려 있더라고요.

"거문고와 가야금의 다른 지점을 보여줄 수 잇는 엑기스를 뽑아내고자 했어요. 또 둘이 보여줄 수 있는 특성을 명확하게 추렸죠. 수록곡들은 여백이 많은데, 박진감을 위해 믹싱할 때 공간감을 많이 잡았습니다."(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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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달음. 2021.06.24. (사진 = 나승열 제공) photo@newsis.com
"저희가 처음엔 작곡에 문외한이었어요. 현악기로 곡을 쓰는 것이 쉽지 않아 작곡가들에게 위촉을 받기도 했죠. 작곡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최대한 빤하지 않게, 곡의 구조적인 걸 생각하게 됐어요."(황)

-앨범 발매 당일 두 번째 기획공연 '음양시리즈 Ⅱ 공존 : 空存'(25일 오후 7시30분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도 펼칩니다. 이번 앨범에 수록되는 곡들을 들려주는 자리는 아니라고요.

"네 공연은 다른 곡들로 채워져요. 제목엔 '비워둠'을 위한 작업에서 출발하는 '공존(空存)'과 가야금과 거문고의 수평적인 '공존'을 표현하는 '공존(共存)'의 중의적인 의미를 담았어요. 가야금과 거문고의 '진정한 조화는 무엇일까'를 점점 고민하다가, 두 악기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그것을 공연 형태로 보여주자고 생각했죠."(하)

"두 악기의 조화를 고민하다가, 동양철학을 접하게 됐어요. 그 중 '음양론'(모든 현상과 생성 소멸을 음양의 두 기운으로 설명하는 이론)이 저희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죠. 음과 양이 있어, 서로 존재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은 거예요. 이전까지는 두 악기의 조화로움을 찾고, 비슷하게 가려고만 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서로 다른 매력이 있는데, 두 존재를 각각 인정해서 매력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황)

-국내 명망 있는 전통음악축제인 국립극장 '2021 여우락 페스티벌'의 하나로, 7월20일엔 '두부의 달음'도 펼칩니다. 무대 위에서 직접 두부를 만드는 흥미로운 공연입니다.

"박우재 (여우락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님이 '콩이 두부로 만들어지는 과정'의 날 것의 이미지가 저희랑 어울린다고 생각하셔서 제안해주셨어요. 기다림의 시간이 많아 여백이 있죠. 근데 그 기다림이 허투루가 아님을 느껴요. 저희 음악도 마찬가지죠. 여백이 많고, 그 여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구성이에요. 여백도 음악이니까요. 자연 음향 그대로 들려드리는 매력도 있고요."(황)

"공연 도중 비린내가 고소함으로 확 바뀌는 순간이 있어요. 시각과 청각뿐 아니라 후각도 자극하는 공연이죠."(하)

-최근 전통음악이 주목을 받고 있어요. 그 중 한팀인데 앞으로 어떤 음악을 들려주고 싶나요?

"가야금, 거문고 전통악기만으로 정면 승부하고 싶어요. 그럼에도 독특하고 새로울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죠. 그동안 어려워서 이 두 악기의 조합이 드물었던 거 같아요. 그런 점을 오히려 강점으로 만들고 싶어요."(하)

"평양냉면 같은 매력을 전하고 싶다고 할까요? 처음엔 조금은 어려울 수 있지만, 한번 알게 되면 푹 빠지게 되는. 1집 앨범 발매가 생각보다 늦어져서, 2집 앨범은 정말 빨리 내고 싶은 마음도 커요."(황)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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