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차별 논란에…UEFA, 유로2020 무지개 깃발 허용
헝가리 성 소수자 차별 법안 항의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헝가리의 성 소수자 차별 법안에 대한 규탄 목소리가 잇따르는 가운데 유럽축구연맹(UEFA)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경기장에 무지개 깃발을 설치하는 행위를 허용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UEFA는 네덜란드-체코 16강전이 열린 헝가리 부다페스트 푸스카스 아레나 경기장에 무지개 깃발 설치를 허가했다. UEFA는 트위터를 통해 "무지개는 상징일 뿐, 정치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이 같은 방침을 헝가리 축구 당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UEFA는 지난 20일 알리안츠 아레나 외벽을 무지개색 조명으로 장식하겠다는 뮌헨시 요청을 불허했었지만, 성 소수자 차별 규탄 목소리에 결국 허용하기로 했다. 네덜란드 주장 조르지니오 바이날둠은 무지개색 완장을 차고 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 헝가리 의회는 지난 15일 18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동성애 및 성전환 관련 콘텐츠를 노출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을 주도한 집권당은 이 법안이 소아성애 범죄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유럽연합(EU)과 인권단체 등에선 성 소수자 차별 법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지난 23일 성명을 내 "법안은 수치 그 자체"라며 "EU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랑할 수 있는 곳이며, 다양성을 포용하는 곳이다"라고 규탄했다.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모든 EU 시민이 그들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집행위의 모든 권한을 사용하겠다고 경고했다. 자신도 성 소수자인 그자비에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는 지난 24~25일 EU 정상회의에서 청소년 시절 가족에게 자신의 성 정체성을 인정받기까지 벌인 투쟁을 언급하며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를 규탄했었다. 23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독일-헝가리 경기에선 한 남성이 무지개 깃발을 들고 경기장에 난입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선 체코가 네덜란드를 2-0으로 꺾고 8강에 올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