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희의 사진으로 보는 문화]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 2021: 멀티버스
‘멀티버스(다중우주, Multiverse)’ 부제로 최첨단 과학기술 활용 작품 전시로보틱 거울을 활용, 자연과 기술을 탐구하는 김치앤칩스의 <헤일로><응시>자율주행드론을 활용한 설치·영상 작품 안정주/전소정의 <기계 속의 유령>
이번 <국립현대미술관 다원예술 2021: 멀티버스>의 전시 작품은 김치앤칩스(Kimchi and Chips)의 <헤일로(Halo)>(2018)와 신작 <응시> 작품과 안정주-전소정 작가의 <기계 속의 유령> 설치, 영상 작품이다. <헤일로>는 김치앤칩스의 실천적 개념 “Drawing in the air(허공에 그리기)”를 가장 극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태양을 기계와 자연으로 시각화한 작품으로 야외 공간인 미술관 마당에 설치되어 있다.
태양은 강력한 ‘실체’이지만, 우리는 이를 직접 조망할 수 없다. 예술과 기술은 이러한 태양의 관찰과 재현의 역사이기도 하다.
<헤일로>는 태양의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99개의 로보틱 거울들이 물안개로 태양 빛을 반사한다. 하나의 태양과 반사된 99가닥의 태양 빛줄기는 허공에 원을 그리며 또 다른 태양을 우리 눈앞에 초대한다.
김치앤칩스의 신작 <응시>는 거울의 반사로 인한 빛의 무한한 진행이 만들어내는 효과와 현상에 주목한 작품이다. 일상에서 사용되는 거울은 유리판 후면을 알루미늄으로 씌운 것으로 빛의 굴절로 인한 이미지의 왜곡을 피할 수 없다.
작가는 실제에 근접한 모습을 비추기 위해서 빛의 굴절이 거의 없이 형상을 반사하는 거울 장치(Front Silvered Mirror)를 제작했다. 로보틱 플랫폼에 의해 움직이는 두 개의 전면 거울과 빛의 개입이 만드는 시간과 공간의 확장 안에서 관람객은 거울 속으로 들어오는 수많은 나와 시선을 교환한다. 관람객은 응시의 주체와 대상 사이를, 주인공과 관찰자의 시점 사이를, 찰나와 무한대의 시차 사이를 오가며 무한한 자기 복제를 경험하게 된다.
한편, 지난 5월 14일부터 세 번째로 공개된 안정주/전소정의 <기계 속의 유령>은 자연, 사물, 기계 사이의 연결과 이종적 결합을 주제로 두 종류의 드론을 활용한 설치, 영상 작품이다. 작품에 활용된 드론은 각각 자율주행드론과 경주용 드론이다.
전자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심현철 카이스트(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와 무인 시스템 연구실이 개발한 자율주행드론으로, 서울박스 내 설치된 구조물(로봇팔, 상승과 추락을 반복하는 공기주머니, 어항 속 물고기 등) 사이를 날아다니며 실시간으로 영상을 송출한다.
경주용 드론은 한강 밤섬과 미술관 내부를 가로지르며 인간의 감각 경험을 초월한 속도와 시각으로 담아낸 다층적 풍경의 영상(20분 분량)을 선보인다. <헤일로><응시>와 <기계 속의 유령> 작품은 각각 9월 24일(금), 8월 1일(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감상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