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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20년 아프간 전쟁 종전 선언…"미국 위한 결정"(종합2보)

등록 2021-09-01 12:17:03   최종수정 2021-09-06 09:5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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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종식 vs 확대, 선택의 문제…시한 내 철수 결정"

"빈 라덴 10년 전에 심판…전쟁 지속 이유도 없어"

"대통령 의무는 현재·미래 위협 대응…美전략도 바뀌어야"

"이른 함락 및 대피 혼란 등은 기존 아프간 정부 책임"

"현지 잔류 미국인 대피 원하면 계속 도울 것"

IS-K 향해선 "지구 끝까지 쫓아가 응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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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월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국빈 만찬장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식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9.01.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미국의 최장 기간 전쟁이었던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식을 재확인하면서 이 전쟁을 끝낸 것은 미국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자신의 결정을 옹호했다.

백악관 발언록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국빈만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어젯밤 미국 역사상 가장 길었던 아프간 20년 전쟁을 끝냈다. 난 이 '영원한 전쟁'을 확장하지 않을 것이고 '영원한 탈출'도 확장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것은 올바른 결정이고 현명한 결정이며 미국을 위한 최선의 결정이었다"고 자평했다.

회견은 아프간 전쟁 종식을 결정한 배경과 철군 시한을 고수한 이유, 철수 과정에서 빚어졌던 혼란과 대피 등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뤘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아프간 전쟁 종식 문제에 직면한 미국의 네 번째 대통령이다"며 "대선에 출마했을 때 이 전쟁을 끝내겠다고 미국 국민에게 약속했고, 오늘 그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다.

그는 "20년 간 아프간에서 매일 3억 달러, 총 2조 달러 이상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됐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듯 1조 달러가 들었다고 해도 미국은 20년 간 매일 1억5000만 달러를 투입했다"며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 전쟁을 계속할 이유가 없었다"고 했다.

"미군 80만 명이 아프간에서 복무했고 2만744명의 군인과 여성이 부상했으며, 지난주 13명을 포함해 2461명의 미군이 목숨을 잃었다"며 "오래 전에 끝났어야 할 전쟁을 치르기 위해 또 다른 젊은 세대를 보내는 것을 거부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2011년 5월2일, 이미 10년 전 우리는 오사마 빈 라덴을 심판했다. 알카에다를 무력화했다"며 "그러고도 우린 10년을 더 머물렀다. 이 전쟁을 끝낼 때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의 기본적인 의무는 2001년 위협이 아닌, 2021년과 미래의 위협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는 것이고 미국의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며 "더 이상 지상전을 지속할 필요가 없다. 우린 소위 '초지평선'(over-the-horizon) 능력을 갖고 있고 지상군 없이도 테러범과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다. 우린 지난주 그 능력을 보여줬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20년 간의 전쟁과 갈등, 고통과 희생을 끝냄에 따라 이제는 과거가 아닌 미래, 더 안전한 미래, 복무한 군인과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 말한 이른바 '숭고한 희생'(last full measure of devotion)을 한 전사자들을 기리는 미래를 바라봐야 할 때"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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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함락 이후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현지인 등 640명이 정원을 훨씬 초과한 채 미군 수송기 C-17에 탑승해 대피하고 있다. 2021.08.18.
국내외적으로 압박을 받았던 철수 시한과 관련해서도 길게 해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분명히 말하지만 이것은 임의적인 데드라인이 아니었다"며 "미국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설정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임(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탈레반과의 (도하) 평화협정에서 올해 5월1일까지 철수하겠다고 합의했고 내가 집권했을 때 탈레반은 2001년 이래 가장 강력한 군사적 위치에 있었다"며 "우리가 시한을 지킨다면 탈레반은 미군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지만, 지키지 않으면 모든 합의가 무효가 되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래서 우린 철수하겠다는 간단한 결정을 내렸다. 전임 정부 약속을 이행하고 아프간에서 철수하든지, 아니면 수만 명의 병력을 다시 전쟁에 투입하느냐의 문제였다"며 "그것은 철수하느냐, 아니면 (전쟁을) 확대하느냐를 선택하는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결정이 미국 내 민·관 관계자, 연합군 합의에 따른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이 발언은 탈레반이 '레드 라인'으로 통보한 8월31일을 따르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미국의 권위가 추락하고 자신도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던 것을 항변한 것으로 보인다. 이 시한은 당초 미국 측이 예정했던 것이지만 대피 작전 수행 과정에서 탈레반이 "약속을 지키라"며 다시 '레드 라인'으로 통보했고, 이에 국제연합군과 미국 내에선 시간이 촉박하다며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었다.

탈레반이 예상보다 빨리 아프간을 함락했던 것에 대해선 재차 기존 아프간 정부의 책임으로 돌렸다.

그는 "지난 4월, 나는 이 전쟁을 끝내기로 했고 철군 완료 시점을 8월31일로 정했다. 이것은 지난 20년 동안 훈련하고 미군 장비 30만기 이상을 보유한 아프간 정부 보안군이 탈레반과의 내전에서 강력한 적수가 될 것이란 가정을 전제한 것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아프간 정부가 버틸 수 있을 것이란 이 가정은 정확하지 않았다"며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부정부패 속에서 (해외로) 도주했고 국가를 적인 탈레반에게 넘겨줬으며 미군과 연합군에 대한 위험을 높였다"고 거듭 비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나는 여전히 국가안보팀에 모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며 "그것도 우리가 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대피 작전에 대해선 "우리는 미국 및 동맹국 시민, 아프간 조력자 등 12만 명 이상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다. 이는 당초 대부분의 전문가가 예상했던 규모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라며 "역사상 어떤 국가도 이런 일을 한 적이 없다. 오직 미국만이 그것을 할 수 있는 역량과 의지, 능력을 가졌다"고 자화자찬했다.

미군은 지난 17일 간 미국인 5500명을 포함해 12만2000명을 대피시켰다. 현지에 남은 미국인은 100명~200명 사이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 그는 미국인 대피를 위해 지속적으로 연락하며 탈출을 도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남은 미국인 대부분은 이중 국적자로, 아프간에 있는 가족 때문에 일찌감치 머물기로 결정한 장기 거주자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남은 미국인 대피 시한에 데드 라인은 없다. 그들이 빠져나오길 원한다면 우리는 그들을 꺼내주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를 위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지속적으로 외교적인 노력을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탈레반은 아프간 전역에 언론 매체를 통해 '미국인과 함께 일했던 아프간인 등이 떠나는 것을 원할 경우 이를 보장하기 위해 안전한 통로를 보장하겠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약속했다"며 "우리는 그들이 말 뿐만이 아닌 행동으로 하는 것을 볼 것이고, 그 약속을 지키게 할 지렛대도 갖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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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불=AP/뉴시스]지난달 2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 외곽에서 발생한 이슬람국가-호라산(IS-K)의 자살 폭탄 테러로 다친 부상자들이 현장에 쓰러져 있다. 2021.08.27.

카불 공항 자살 폭탄 테러로 미군 13명과 영국인 3명, 탈레반 28명, 아프간 현지인 등 170여 명의 사망자와 200여 명의 부상자를 낳은 이슬람국가-호라산(IS-K)에 대해선 끝까지 응징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그는 IS-K를 향해 "당신들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지구 끝까지 쫓아가 응징할 것이다. 궁극적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01년 9.11 테러 직후 '테러와의 전쟁'을 명분으로 시작한 미국의 아프간 전쟁은 20년 만에 막을 내렸다.

기존의 '군사 임무'는 '외교 임무'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아프간 수도 카불에 뒀던 미 대사관 운영도 중단했으며 이를 재개할 지 여부는 "탈레반의 행동에 달렸다"는 입장이다. 대신 남은 미국인 대피와 인도적 지원, 탈레반과의 협상 등 외교 업무는 카타르 도하에서 이어갈 방침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종전 결정은 미국을 위한 결정인 동시에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잊혀진 전쟁'이라는 조소 섞인 평가가 나오던 있던 와중에 더 이상의 천문학적인 군비 투입과 미군 희생을 끊기 위해 '누군가는' 총대를 메야 했던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빚어졌던 극심한 혼란은 그를 궁지로 몰아넣었다. 다급했던 대피 작전은 베트남전 패망 당시 '사이공(현 호찌민) 탈출'을 연상케한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유럽 동맹국에서도 '배신''나토 창설 이후 최대 실패' 등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내며 신뢰를 깨졌다는 비판론이 확산했다.지지율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고 공화당에선 사퇴·하야, 탄핵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거리 두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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