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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인디음악계의 이유있는 하소연

등록 2021.09.03 10:5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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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음원 판매 및 전송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 74만3626원. 음반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102만9500원.

싱어송라이터 천용성이 명반으로 통하는 자신의 1집 '김일성이 죽던 해'(2019)로 벌어들인 수익은 총 177만3126원이다. 최근 발매한 정규 2집 '수몰'과 함께 펴낸 앨범 제작 과정 에세이 '내역서 Ⅱ'에 '종합소득세 신고'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같은 내역을 꼼꼼히 적었다.

천용성이 해당 책에서 밝힌 것처럼, 음악 시장은 꽤나 분절돼 있다. K팝 아이돌이 해외에서 한류 붐을 일으킨다고, 인디 가수들의 매출은 오르지 않는다. 낙수 효과는 '기대난망'이요, '돈은 도는 곳'에서만 돈다. 

한 때 유행한 'K-인디'라는 말의 낯빛은 간 데 없다. K팝에 퉁 치려는 안일한 용어였다. 장르적 다양성에 대한 상상의 빈곤이 만들어낸 가상 단어였다.

인디계는 항상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이다. 좋아하는 음악을 위해서 돈을 '희생'하는 걸, 주변부에선 당연한 비극처럼 치부했다. 몇몇 인디 가수들의 성공 사례는, 독립적 자아의 완성으로 신격화됐다. '너네는 인디면서 왜 누구처럼 개성을 발산하지 못하냐'고 우기는 건, 윤리적이지 못하다. 왜곡된 인디 생태계를 먼저 들여다보는 것이 우선이다.

인디음악 업계의 주 수입원은 콘서트다. 그나마 얼마되지 않았는데, 코로나19로 더 직격탄을 맞았다.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에 따르면, 2020년 대중음악 공연 산업은 2019년에 비해 무려 90% 매출 하락을 기록했다. 강제적인 취소와 연기로 인한 추가 손실액까지 떠안으며 줄도산과 폐업으로 이어졌다.

왜 K팝 아이돌처럼 온라인 공연을 못 하느냐고 묻는 건 우둔한 일이다. 대관료, 시설비 등 웬만한 질을 갖춘 온라인 공연은 제작비가 더 든다. 또 온라인 공연이라는 건, 공연으로 소통하는 '라이브 문화'가 아닌 팬덤으로 움직이는 '팬 소비 문화'에 가깝다.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차별 받는 곳 중 하나가 대중음악 업계다. 코로나19가 발발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대중음악을 제외한 공연물과 대형 놀이시설, 워터파크, 백화점, 해수욕장, 전시회 등의 시설은 거리두기 단계에 따른 일부 조치만 있었을 뿐 문을 열었다.

그렇다면 왜 대중음악만 유독 외면 받는가. 행정에서 '흥청거리는 풍악'으로 치부되기 때문이다. 국가적 재난 앞에서 대중음악은 매번 죄인처럼 고개를 숙여야 했다.

하지만 잠시만 일상을 돌아봐도 누구나 안다. 우리 곁엔 항상 음악이 있었고, 거기서부터 일상적 위안을 받아왔다는 걸. 좋은 음악은 일상에 뿌리를 박고 있다. 음악 관계자들에겐 콘서트를 비롯한 음악업이 일상이다. 우리네 일과 그들의 일은 다르지 않다.

곧 맞이할 '위드 코로나' 시대에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백화점 푸드코트 내 가까운 위치에선 여전히 밥을 먹는데, 모든 관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음식도 먹지 않는 대중음악 공연장은 왜 불합리한 대우를 계속 받아야 하는가. 

대중음악인들이 무조건 콘서트장 문을 열어달라는 건 아니다. 코로나19 기간, 운 좋게 근근이 열렸던 콘서트장 내 감염 전파가 없었다는 걸 강조하며 방역을 철저히 다짐하고 있다. 행정적 편의를 위한 공공(空空)이 아닌, 함께 사는 존재를 위한 공공(公共)이 필요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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