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집피지기]젊은층에 문턱 낮춘 특공…기회인가 희망고문인가

등록 2021.09.18 10:00:00수정 2021.09.18 16:14:1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사내용 요약

11월부터 고소득 맞벌이·무자녀 신혼·1인가구도 청약
청약 과열인데다 추첨제는 후순위라 당첨 확률 낮아
공급 확대 없이 문턱만 낮춘 특공 개편은 '그림의 떡'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정부가 지난 9일 신혼부부·생애최초 특별공급(특공) 일부 물량에 대해 추첨제를 도입하는 등 청약제도를 개편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2월에 생애최초·신혼부부 특공 소득기준을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의 160%(맞벌이)까지 완화한 데 이어 오는 11월부터는 1인 가구와 소득 수준이 높은 사람도 민간분양 아파트 특공에 청약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공 물량의 30%에 한해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무자녀 신혼부부와 1인 가구도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것이 골자입니다.

그동안 대기업·중견기업에 다니는 '맞벌이 흙수저' 부부는 청약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는 불만이 많았는데 이를 달래기 위한 조치라 할 수 있습니다.

소득 기준만 따져왔던 특공 청약에 자산 기준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도시근로자 월평균의 160%를 초과하는 사람에 대해선 자산기준(부동산 가액 약 3억3000만 원 이하)을 적용하는 이른바 '금수저 특공' 방지 대책입니다.

이번 개편으로 청포족도 특공 청약길이 열린 것은 사실이지만 아쉽게도 이를 통해 내집 마련의 꿈을 이룰 확률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우선 민간건설사가 주택을 공급할 때 신혼부부 특공은 전체 공급 물량의 20%, 생애최초 특공은 전체 공급 물량의 10%를 배정할 수 있습니다. 

작년 기준으로 보면 신혼부부와 생애최초 특공은 각각 4만 가구, 2만 가구 물량이 나왔는데, 여기에서 각각 30% 물량에 대해서 추첨제로 뽑는다고 가정했을 때 해당 물량은 약 1만8000가구 가량 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을 것 같지만 청약 제도를 뜯어보면 고소득자들의 당첨 확률은 떨어지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 신혼부부·생애최초 공급비율은 1단계 우선공급(50%) 소득기준 130% 이하, 2단계 일반공급(20%) 소득기준 160% 이하, 3단계 신설(30%) 소득요건 미반영 등 3개 구간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우선공급 대상자와 일반공급 대상자에게 70%를 공급한 후 여기서 탈락한 사람과 나머지 추첨 대상자를 합쳐서 30%를 놓고 추첨을 하는 것입니다.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무자녀 신혼부부, 1인가구, 고소득자는 당첨 확률이 훨씬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associate_pic


게다가 최근 청약 시장은 워낙 과열 돼 있어 신혼부부·생애최초 특공 경쟁률 자체가 매우 높습니다. 서울의 경우 300대 1을 넘어가는 경우도 비일비재 합니다.

또한 앞으로 1인 가구 등 많은 사람들이 청약대열에 참여하게 돼 경쟁률이 더 올라갈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청약으로 내 집을 마련하는 게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청약은 정해진 물량 내에서 새롭게 혜택을 받는 대상자가 늘어나면 다른 한 쪽은 물량이 줄어들어 손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가 청약 제도를 자꾸 바꾸면서 많은 이들에게 청약 당첨 기회가 주는 게 어쩌면 희망고문 대상자만 늘리는 결과 일 수 있습니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이 지난 16일 특별공급 비율을 상향해야 한다는 지적에 "이 비율(특별공급)을 확대하는 건 기존 청약통장을 불입하면서 기다려온 일반공급 대기수요가 있어서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한 것도 청약이 '제로섬 게임'이라는 점을 의식한 발언입니다.

결국 공급이 늘어나야 전반적인 청약 경쟁률이 낮아지고, 주택을 원하는 이들에게 내 집 마련의 희망을 줄 수 있을 텐데 지금은 그렇지 않는 상황입니다. 

'집피지기' = '집을 알고 나를 알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하기 위한 연재물입니다. 어떤 궁금증이든 속 시원하게 풀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kangse@newsis.com

많이 본 기사

이 시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