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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한별 방송작가 "정규직 채용?...근로계약 통한 고용 안정성 필요"

등록 2021.09.17 17:2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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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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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언론노조와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방송작가유니온)는 지난달 18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작가 노동조건을 정하기 위해 공영방송인 KBS와 MBC에 교섭을 요구했다.(사진=방송작가유니온 제공)2021.09.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저희는 방송사 직고용을 우선순위로 두지 않습니다. 프리랜서로 일하는 걸 좋아하는 작가들도 있습니다. 대신 그러려면 프리랜서처럼 일을 시켜 주셔야 합니다. 업무 분장, 체계를 우선 잡아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한별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장은 17일 뉴시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궁극적인 바람을 묻는 질문에 '방송사의 정규직' 채용이 결코 아니라고 강조했다.

2011년부터 방송작가로 일하기 시작한 김 지부장은 지난 3월부터 방송작가유니온(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의 상근임원으로 일하고 있다.

김 지부장은 대중이 아는 것처럼 작가의 일이 단순히 원고를 쓰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지부장에 따르면 작가의 일은 원고을 쓰는 것은 기본이고 이에 더해 취재, 섭외, 구성안 작성, 출연료 관리 등까지로 영역이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김 지부장은 "90년대 들어와서 업무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2000년대에 와서는 구성안도 디테일하게 짜야했다. 이후 행정 업무까지 하게 됐다. 생방송일 때는 인아웃 큐 사인을 주는 일까지 줘야 한다. 기본적으로 모두 PD의 일인데 어느 순간 작가들이 다 떠안게 됐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이에 비해 처우는 과거에 비해 나아진 것도 없고, 호봉에 따른 임금의 상승도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지부장은 "임금테이블(호봉에 따르면 임금상승표) 자체가 없다. 돈을 적게 주더라도 방송작가 일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내가 나가도 누군가 들어오기 때문에 '참고 일하자는 식'으로 살아 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시국 이후 작가들의 처우는 더욱 악화됐다고 했다. 그는 "작년 코로나 이후 일부 방송사에서 모두 긴축재정에 들어갔다. 결국 제작비를 깎는다는 뜻이다. 당시 막내작가들 일부가 잘렸다. 결국 중간 연차들이 취재 작가일까지 도맡아 해야 했다"고 했다.
 
메인작가급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했다.

김 지부장은 "메인작가들도 계약서를 쓴다 하더라도 위탁계약서다. 계약서에 '협의'라는 말이 있지만 니즈가 안 맞으면 (방송사에서) 언제든 해지할 수 있다. 근데 실제 환경은 위탁계약이 아니지 않나. 오후 2시 출근해 12시에 퇴근한다. 주말도 거의 없다. 사무실에 있는 정규직 PD들과 논의해야 하기 때문에 사무실에 출근해야 한다. 그런 식으로 하는 작가들은 근로계약을 하는 게 맞지만 프리랜서라 위탁계약을 한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은 그만큼 근로계약을 통한 작가들의 고용 안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최근 근로계약서 작성 제도가 안착된 영화계를 예로 들었다. 그는 "영화계는 스태프가 근로자성을 인정받고 근로계약서를 쓰고 있다. 영화는 스태프가 촬영 기간 동안 근로계약을 한다. 일이 없을 때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작가들은 위탁계약을 하기 때문에 일이 없을 때 실업급여 대신 예술인고용보험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실직을 했을 때 국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혜택의 수준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방송작가들은 방송이 편성에서 밀릴 경우 해당분의 노동 대가를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지부장은 "방송작가가 프리랜서다 보니까 방송이 나가야 임금을 받는다. 결과물이 안 나가면 못 받는다. 일을 하면서 임금을 받아야 하는데, 준비하다 태풍이 오거나 천재지변이 와서 송출이 안 나가면 임금을 못 받는다. 준비를 해서 편성이 안 되거나, 다음주로 밀리면 그럼 일주일 동안 임금을 못 받는다"며 속상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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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민주노총 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방송작가유니온)는 중앙노동위원회의 관련 재심 판정을 앞둔 지난3월19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당해고 구제 및 근로자성 인정을 촉구했다. (사진=방송작가유니온) 2021.09.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나마 이들의 노력으로 희망적인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4월27일부터 KBS·MBC·SBS에 대해 근로감독을 시행하고 있다. 방송작가유니온이 지난 4월15일 서울지방노동청에 주요 방송사를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방송작가유니온은 지난 2017년 노동조합을 결성한 이래, 방송작가들이 방송이 기획되고 TV를 통해 송출되기되기까지 방송 제작 전 과정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도맡고 있지만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호소해 왔다.

방송작가유니온은 2019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를 계기로 취재작가들의 노동 실태를 알리고 고용노동부에 방송사 근로감독을 촉구해 왔다. 하지만 그동안 방송 비드라마 현장에 고용노동부 근로감독이 이뤄진 건 지난해 말 CJB청주방송 단 한 차례가 유일했다.

마침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는 지난 3월19일 MBC 아침 뉴스 프로그램 '뉴스투데이' 방송작가 2명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판정했다. 이들은 9년 동안 생방송 시간에 맞춰 매일 새벽 MBC 사무실로 출근했으며, 원고 작성 과정에서 MBC 정규직 PD의 지시를 받았다. 그런데도 MBC는 프로그램 개편을 이유로 작가 2명과의 계약을 구두로 해지했다. 중노위는 해고 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부당해고라고 봤다. 국가기관이 방송작가를 법적인 노동자로 판단한 첫 사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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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한별 민주노총 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방송작가유니온) 지부장이 방송작가에 대한 방송사의 불합리한 처우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사진=방송작가유니온) 2021.09.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럼에도 아직 갈 길은 요원하다.

방송작가유니온은 지난달 구체적인 노동조건을 정하자고 공영방송인 KBS와 MBC에 교섭을 요구했다. 이들은 임금(원고료) 기준 산정, 노동 인권 반영한 계약서 작성, 지역 작가 처우 개선, 비정규직 고충 처리 기구 설치 등을 요청했다.

교섭 요구에 대해 답변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에 김 지부장은 "KBS, MBC에서 답을 한 게, 방송작가 처우 개선의 필요성은 인정했다. 그런데 협의체에서 논의하자는 식이다. 거기에서 안 되서 교섭을 요구한 건데…"라며 말을 아꼈다.

2019년 12월 언론노조와 공영방송 3사는 산별협약을 맺으며 방송작가 처우를 개선하는 '방송작가 특별협의체'를 꾸렸지만 현재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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