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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주가 부양 외면에…집단 행동 나서는 소액주주

등록 2021-10-18 13:04:23   최종수정 2021-10-18 13: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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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 결성

3대주주 국민연금에 항의 서한 전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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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셀트리온의 소액주주들이 집단 행동에 돌입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 등 주가 부양책을 검토해 달라는 소액주주들의 요구에 회사 측이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현 경영진을 몰아내기 위한 셀트리온 주주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한 것이다. 비대위는 현재 10%가 넘는 소액주주 지분을 끌어모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주 3대 주주인 국민연금에도 항의 서한을 전달해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요구할 계획이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은 지난 5일 비대위를 결성하고 소액주주 지분 모으기에 돌입했다. 이를 통해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 정진 명예회장, 기우성 대표 등 최대주주 및 경영진을 교체하겠다는 계획이다.

비대위에 따르면 출범 나흘 만인 지난 9일 약 1000만주의 주식이 모였고 이달 14일 기준으로는 전체 발행주식의 10% 수준인 1400만주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상법 상 임시주총 소집 요건인 3%를 훌쩍 넘긴 셈이다.

비대위는 총 5000만주의 주식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상반기 말 기준 셀트리온의 소액주주 지분율이 64.29%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을 위임하는 주주들은 더욱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비대위가 출범하게 된 배경에는 셀트리온의 주가 부진이 있다. 셀트리온의 주가는 올해 초 40만원 육박했지만 현재 21만원대까지 떨어지며 반토막났다. 최근 머크의 먹는(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는 셀트리온에 대해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증권가에서도 셀트리온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에 셀트리온 주주 비대위는 지난 14일 회사 측과 긴급 간담회를 갖고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회사는 단기 주가 부양보다는 신약 연구 개발로 차질 없이 신제품을 만들고 그에 따른 기업 경쟁력을 키워 주가를 올리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비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셀트리온 관계자는 "주가 하락에 따라 회사 측도 안타까운 심정이나 실질적으로 회사 측에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별로 없다"며 "자사주 매입의 경우에도 단기간에 약간의 도움이 되겠지만 이제까지 경험으로 봤을 때 3개월 이후에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사실상 자사주 매입 카드를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밝힌 셈이다.

이 관계자는 "회사 측에서는 연구 개발로 차질 없이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고 실적을 통해 주가가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사업 계획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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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그룹 서정진 명예회장 (사진=셀트리온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간담회 결과에 분노한 비대위 측은 이제 지분 모으기에 모든 화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 주주 비대위원장은 "1주, 2주가 모이면 경영진의 독주를 막을 수 있다"며 "목표 수량인 5000만주 달성을 위해 주주들이 함께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비대위 측은 국민연금에도 항의 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의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코스피 상위 종목 중 유독 셀트리온에 대해서만 가장 많은 지분을 축소(작년 연말 9.16%→상반기 말 7.48%)했으며, 스튜어드십 코드에 의한 책임 있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담았다.

셀트리온 주주 비대위원장은 "국민연금의 이런 매매 형태는 시장 참여자로부터 공매도 세력들과 동조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며 "국민들의 자산 가치를 훼손하는 국내 주식의 매도 행위를 즉각 멈출 것을 요구한다"고 지적했다.

비대위원장은 또 "셀트리온의 대주주로서 회사 경영진의 일방적인 독주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를 요구한다"면서 "스튜어드십 코드 정책에 따라 셀트리온의 배당정책, 지배 구조, 이사 선임 및 사업 계획 등 회사의 경영 활동 전반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최선의 노력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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