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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을엔 할배가 할매보다 많아요"…의성 모흥2리 '화제'

등록 2021.10.19 15:54:47수정 2021.10.19 16:3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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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모흥2리 할아버지들, 할머니들보다 50% 더 많아
타 지역은 할머니가 더 많아…의성군 할머니 42.2%↑
남성들, 힘 좋고 건장…마을 대항 줄다리는 항상 '1등'
"장수비결? 할머니 눈치 안보고 편히 사는 고집(?)"
마을회관서 함께 하던 식사는 코로나로 각자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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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뉴시스] 김진호 기자 = 경북 의성군 구천면 모흥2리 전경. 마을 뒤에 골미봉이 솟아 있고, 마을 앞에는 벼가 익어 추수를 기다리고 있다. 2021.10.19  kjh9326@newsis.com


[의성=뉴시스] 김진호 기자 =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은 아니지요. 아마도 그런 마을은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될 겁니다."

경북 의성군 구천면 모흥2리에 가면 할머니들보다 할아버지들이 많다. 우리나라 대부분 마을은 65세 노인 인구 중 여성이 남성보다 많지만 이 마을은 반대이다.

19일 의성군에 따르면 구천면 모흥2리는 51세대가 거주하는 조그만 마을이다.

마을 뒷편에는 나즈막한 고미봉이 둘러싸고, 앞에는  노랗게 익은 벼가 황금빛을 뽐내는 평야가 펼쳐진다.

주민 대부분은 사과, 자두, 복숭아 등 과수농사와 쌀 농사가 전업이다.

전체 주민은 83명, 이 중 65세 이상 노인은 45명으로 전체의 54.2%를 차지한다.

특이한 점은 이 마을 노인 인구 중 여성은 18명, 남성은 27명으로 여성에 비해 남성 비율이 50%(9명)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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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뉴시스] 김진호 기자 = 임종철(왼쪽부터) 모흥2리 이장, 곽태용 할아버지, 이충원 군의원이 모흥2리 마을회관 앞에서 마을을 소개하며 파이팅하고 있다. 2021.10.19  kjh9326@newsis.com

나이별로 보면 70대는 남성 10명 여성 6명, 80대는 남성 9명 여성 4명, 90대는 남·여 각 1명씩이다.

이 마을 고령인구의 성별 비율이 이렇다고 인근 마을도 그런 것은 아니다.

구천면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 인구 884명 중 남성은 364명, 여성은 520명으로 남성 대비 여성 비율이 42.8% 더 높다.

고령인구 비율이 '전국 1위'인 의성군 전역으로 범위를 확대해도 이 같은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달 말 기준 의성군 인구는 5만831명,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전체의 42.8%인 2만1762명이다.

이 가운데 남성은 8984명, 여성은 1만2778명으로 남성 대비 여성이 3794명(42.2%) 더 많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인구의 평균수명(기대수명)은 2019년 기준 남성 80.3세, 여성은 86.3세로 여성이 6년 더 오래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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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군 구천면 모흥2리 마을회관

따라서 우리나라 대부분 마을은 여성 노인 비율이 남성보다 높은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할배들의 장수비결이라고 할 게 뭐 있나요. 아마도 할배들이 할매들 눈치를 보지 않고 속 편하게 생활하셔서 그런 것 같네요."

이른 아침부터 시작한 벼 추수 작업 중 잠씨 짬을 내 마을회관을 들린 임종철(69) 모흥2리 이장은 장수비결을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고 맘 편히 생활하는 할배들의 고집(?)에 있다며 껄껄 웃는다.

"할매들이 말려도 할배들은 고집이 세서 마음대로 합니다. 그래서 대동회 때 할배들한테 제가 이렇게 말했어요. 할배들이 말을 안들으니 할매들이 성질을 내다가 허파가 뒤집어져서 먼저들 죽는다고요. 하하하."

마침 벼 추수를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들녁으로 나가던 곽태용(85)씨도 맘 편히 사는게 장수비결이라는 임 이장 말에 선뜻 동의한다.

이충원(구천·비안·안계) 의성군의회 의원은 "이 마을은 우씨, 곽씨, 임씨가 많이 거주한다"며 "주민들은 외지인에 대해 배타적이지 않고 마음이 넓다. 부지런하신데다 남자 어르신들의 낙천적인 성격이 장수비결인 듯 싶다"라고 거든다.

이 마을 남성들의 장수비결이 유전인지, 아니면 주위 환경 탓인지는 뚜렷이 밝혀진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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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군 구천면 모흥2리 전경

그래도 이 마을 남성들이 타 마을에 비해 건장하고 힘이 좋다는 것은 인근 마을 사람들도 다들 안다.

구천면 소재 마을 대항 체육대회가 열릴 때면 힘과 단합을 겨루는 줄다리기 경기는 언제나 모흥2리가 1등이다.

하지만 이 마을 남성들도 고령 인구가 늘고, 노환으로 잇따라 세상을 뜨면서 최근에는 1등 자리를 내줬다.

홀로 거주하는 할배들이 많으니 식사 문제도 다소 걱정거리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는 마을회관에 모여 식사를 해결하곤 했지만 그마저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힘든 상황이다.

이제는 어르신들이 각자 집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임 이장은 "코로나가 원만해지면 점심식사 한끼라도 마을회관에서 함께 하실 수 있도록 마을회관 내에 주방시설을 설치하는게 바람이다"라며 추수를 위해 들판으로 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h932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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