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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최희서 "한일 합작 영화...소중하고 이색적인 경험"

등록 2021.10.26 0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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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이시이 유야 감독 신작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출연
원제는 '아시아의 천사'…"가장 순수했던 때 떠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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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우 최희서.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10.2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배우 최희서가 한일 합작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을 들고 관객들을 찾아온다.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모색하는 서정적인 로드 무비로 독특한 힐링 영화의 탄생을 예고했다.

최희서는 25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언제 또 한국과 일본 배우가 만나서 하나의 가족이 되는 영화를 그릴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소중하고 이색적인 경험이었다"고 돌이켰다.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은 서로 다른 마음의 상처가 있는 일본인 형제 가족과 한국인 삼 남매가 서울에서 우연처럼 만나, 운명 같은 여정을 떠나며 서로를 알아가는 모습을 그린다.

이케마츠 소스케와 오다기리죠, 최희서·김민재·김예은 등이 출연했고, 일본 독립영화계 중견 이시이 유야 감독이 각본·연출을 맡았다. 일본 영화사에서 제작했지만 한일 양국 배우가 출연했고, 한국에서 모든 촬영을 마쳤다.

최희서는 한일 관계 냉각기에 한일 합작 영화에 출연한 것과 관련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연기하는 것 아닌가. 언어는 잘 통하지 않아도 감정으로 교류했고, 우리는 그저 영화를 찍고 있으며 잘 만들고 싶다는 하나의 목적이 있어서 전우애 같은게 있었다"며 "외교적인 문제를 이야기할 틈이 없었고, 영향을 받거나 의식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작품에서 일본인은 다섯 분이었다. 아역배우까지 배우 3명, 감독님, 그리고 스틸 작가님 이렇게 다섯 명이 함께했다"며 "일본 감독님이 쓴 각본으로 연출하다 보니 여태껏 볼 수 없는 한국영화 같은 느낌이다. 나는 일본영화라는 느낌보다 한국영화 느낌이 컸다. 감독님 시선 속 강릉의 모습이 독특하게 다가왔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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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영화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스틸. (사진=디오시네마 제공) 2021.10.25 photo@newsis.com



극 중에서 그는 생계를 책임지는 둘째이자 아이돌 출신 무명가수 솔을 연기했다. 최희서는 "꿈은 명확한데 길은 언제나 주어지지 않는다는 불안감을 가진다는 면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며 "나 역시 데뷔 이후 주목받지 못한 시기가 훨씬 길다. 감정이입 하기 쉬웠다"고 떠올렸다.

감정 연기는 비교적 수월했지만 노래하는 장면은 힘들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노래하는 장면은 부담이 컸어요. 후시 녹음으로 메울 수 없으니 라이브로 소화해야 했거든요. 빅마마의 신연아 선생님께 훈련을 받고 노래를 불렀어요. 작품 속에서 싱글 앨범을 듣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을 위해 5시간 동안 녹음 부스에서 똑같은 노래를 반복해서 불렀어요. 가수분들을 존경하게 됐어요."

일본 배우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오다기리 죠와 이케마츠 소스케씨는 작품으로 익히 알아서 '팬심'을 갖고 있었다"며 "본 배우분들도 내가 출연한 '박열'을 봤다고 하시더라. 서로의 연기를 존중하다 보니 촬영하면서 마음이 잘 맞았다"고 만족해했다.

유야 감독과의 작업도 추억했다. '행복한 사전', '이별까지 7일',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 등을 연출하며 일본을 대표하는 젊은 감독으로 입지를 다진 그는 아날로그 촬영 방식을 고집해 모니터가 아닌 현장을 직접 보며 촬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희서는 "감독님은 촬영할 때 모니터를 안 본다. 그래서 현장에 모니터가 없었다. 모니터 없는 현장은 처음이라 어떻게 보나 했는데 카메라에 딱 붙어서 보시더라"며 "모니터를 보지 않고 눈앞에서 배우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오케이'를 하시더라. 연극을 하듯이 시간 순서대로 연기하다 보니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던 진귀한 경험을 했다"고 돌아봤다.

일본어에 능한 최희서는 감독으로부터 받은 일본어 대본을 한국어로 바꾸는 작업에도 참여했다. 촬영 현장에서는 한국 배우들과 일본 배우들 그리고 감독 사이에서 통역사 노릇도 했다.

그는 "초벌 번역돼 있었는데 번역이 아쉬워서 내가 다시 했다. 감독님의 시적인 늬앙스를 더 살릴 수 있는데 하는 생각에 하겠다고 했다"며 "원문이 훨씬 아름답고 시적이었다. 몇몇 대사는 굉장히 직접적이어서 비수를 내리꽂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얼핏 들으면 딱딱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감독님의 요청으로 성향을 살려서 번역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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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배우 최희서.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10.25 photo@newsis.com



최희서는 영화 '박열'(2017)에서 독립투사 박열을 사랑한 일본인 후미코 역으로 능숙한 일어 연기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번 영화에서는 소통 단절을 부각하기 위해 한국어로만 연기했다.

그는 "솔직히 일본어를 못 하는 역할이라서 한 거 같다. '동주'랑 '박열'로 많은 분께 알려지다 보니 최희서 하면 일본인 전문 배우라고 생각할 수 있다"며 "어떤 선입견을 주는 배우가 안 되고 싶었고, 저 자신의 프레임을 벗어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이 작품의 일본 원제는 아시아의 천사다. 그는 "가장 순수했던 때를 떠올렸으면 좋겠다는 감독님의 디렉션이 있었다"며 "나에게 천사는 희망이자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좌절하고 포기하고 싶을 때 나를 부여잡아줄 수 있는 무언가라고 생각하고 그런 면에서 천사는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일본 감독, 배우와 호흡한 최희서는 글로벌 진출에 대한 열망도 드러냈다.

"이번 작품의 대본 리딩을 하던 날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올랐던 때에요. 한국 영화의 새 지평이 열린 때 일본 감독, 배우들과 작품을 시작했다는 게 운명적으로 느껴졌어요. "

최희서는 "봉준호 감독이 수상소감에서 '영화는 국경이 없다'는 말에 더더욱 울컥했다"며 "기회가 있을 때 계속 도전하겠다"고 했다. "우리나라 콘텐츠가 전 세계에서 관심을 받고 있잖아요. 제 작품을 어느 나라에서 어느 관객이 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이제는 하게 됐어요. 설레기도 하고, 제가 좋은 시대에 사는 배우라는 걸 느끼고 있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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