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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쏟아진다더니"…양도세 중과에도 '매물 잠김' 심화 왜?

등록 2021.10.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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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세금 부담→증여나 버티기 돌입→매물 부족→수급불균형 심화
양도세 중과 후 매물 감소 뚜렷…"매물 출회 정부 예상 빗나가"
양도세 중과 한시적 인하 필요…"다주택자 매물 출회 유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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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1.10.24.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세금 부담을 느낀 다주택자 집주인들이 증여나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거래가 가능한 매물 자체가 없어요."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장주로 통하는 '래미안대치팰리스' 단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양도세 중과 회피 매물은 이미 다 소진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다주택자들이 이미 자식들에게 증여하거나 버티기에 들어갔다"며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가 사실상 끊겼다"고 전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로 매물이 늘어날 것이라는 정부 기대와 달리 시장에선 매물 잠김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주택 수급불균형이 장기화하면서 일정 호가 이하로 팔지 않겠다는 집주인과 집값이 하락하면 매수에 나서겠다는 매수 대기자의 눈치싸움이 더욱 치열해지면서 거래 절벽 현상도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집값을 올리고 주택시장을 교란하는 주범이 다주택자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는 다주택자들의 세금 부담을 강화해 매물 출회를 유도해 집값 안정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부동산이 시장에 나오면 정부의 바람대로 부동산 시장의 무게 중심이 본격적인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2017년 8·2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의 양도세율을 최대 40%에서 60%까지 올렸다. 또 2019년 12·16 대책에서는 1주택자의 양도세 장기보유특별공제 조건으로 '거주 요건'을 포함했고, 지난해 7·10 대책에에서는 다주택자의 양도세율을 최대 75%까지 상향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1일부터 기존 최고 65%였던 다주택자 양도세율이 최고 75%로 올랐다.

하지만 정부 기대가 무색하게 양도세 중과를 골자로 하는 7·10 대책을 발표한 이후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각하기보다는 증여나 버티기에 나서면서 시장에서 매물 잠김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거래 절벽 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 받은 '다주택자 매도량 자료'에 따르면, 서울 다주택자의 전체 매도량은 7·10 대책 이전인 지난해 6월 7886건이었으나, 발표 이후인 7월에는 7140건으로 줄더니 8월에는 3342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또 대책 발표 이전인 2019년 7월부터 2020년 5월까지의 서울 다주택자 월평균 매도량은 4564건이었으나, 대책 발표 이후부터 적용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올 5월까지의 매도량은 4331건으로 감소했다.

올해 들어 거래량이 급감했으나, 집값이 되레 상승하는 기형적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집값이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보유한 아파트를 팔기보다 자식에게 물려주는 비중이 급증하면서 시장에 매물이 부족해진 탓이다.

서울 부동산 시장의 거래 절벽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2591건으로 집계됐다. 아직 등록 신고 기한(30일)이 남아 매매 건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나, 가장 거래가 많았던 지난 1월(5797건)에 비해서는 약 44% 감소한 것이다. 올해 들어 매매량이 감소세다. ▲1월 5798건 ▲2월 3874건 ▲3월 3789건 ▲4월 3669건 ▲5월 4899건 ▲6월 3945건 ▲7월 4701건 ▲8월 4186건으로 나타났다.
 
거래는 줄었으나, 증여는 늘었다.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거래 현황(신고일자 기준)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국의 아파트 증여 건수는 총 5만8298건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전체 거래(매매·증여·판결·교환·분양권 전매·기타 소유권 이전 등) 건수(85만3432건)의 6.8%에 해당하는 것으로, 지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전국에서 아파트 증여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이었다. 전체 거래 건수 7만4205건 가운데 증여가 1만355건(13.9%)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증여 비중은 4년 새 3.6배나 상승했다. 2017년 3.9%, 2018년 9.5%, 지난해 12.2%를 기록하는 등 4년 연속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주택시장에서는 정부의 보유세와 양도세 등 각종 부동산 세금 인상과 집값 상승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증여가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금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가 집을 파는 대신 증여로 선회한 것으로, 정부의 예상만큼 매물이 늘지 않고, 집값도 실수요자가 체감할 수 있을 정도로 떨어지지 않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하지만 정부는 양도세 완화 선을 그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양도세를 내리면 일시적으로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 "지난해 양도세 중과 조치를 시행하기 전에 6개월 이상 유예기간을 줬었는데 (다주택자) 양도세를 인하해도 매물이 나오는 연관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양도세가 강화된 6월 직전에 다주택자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는 정부의 예측이 빗나가면서, 양도세 중과가 매물 잠김 현상을 더욱 부추기고, 정부가 추진 중인 집값 안정화에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세금 부담 강화로는 매물 잠김 현상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집값 상승이 여전한데 양도세 부담이 늘어나면서 다주택자들이 보유 주택을 매각하는 대신 버티기에 나서거나 증여하는 쪽으로 선회하면서 매물 부족에 따른 수급불균형이 장기화하고 있다"며 "단기간에 신규 공급을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기존 주택 매물이 잠기면 수급불균형을 해소하지 않고, 집값 안정화도 기대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대책이 최소 5년 이상 걸리는 등 중장기적 대책으로 지금의 수급불균형을 해소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보유세를 꾸준히 올리는 대신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완화하는 등 단기적으로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대책을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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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1주(4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매매가격은 0.28%, 전세 가격은 0.20% 올라 전주보다 각각 0.04%포인트 상승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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