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경제일반

노형욱 장관 "집값 안정 국면…강남 인위적으로 못 잡아"(종합)

등록 2021-10-28 15:32:56   최종수정 2021-10-28 16:01:43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국토장관 기자간담회…"확고한 안정세 위해 역량 집결"

'강남집값 잡나' 질문에…"요즘 세상에 가능한가" 반문

"정비사업 규제 완화 아직 안 돼…서울시와 충돌 없어"

도시개발사업 공공성 강화 방안 조만간 마련할 예정

광명뉴타운, 성남 원도심 등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추가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2021.10.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세종=뉴시스] 강세훈 이예슬 기자 =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현재 주택시장에 대해 안정세에 접어드는 초기 단계라고 평가했다. 다만 강남권 등 고가주택이 모인 핵심지의 집값을 콕 집어 정부가 억지로 잡을 수는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노 장관은 2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주택시장이 안정 국면으로 진입하는 초기가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며 "확고한 안정세로 들어설 수 있도록 앞으로 역량을 총 집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 장관은 "주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추석연휴 이후 상승세가 둔화되는 추세에 실제 시장에서 가격이 하락한 거래도 늘어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에 매도호가와 매수자 간 간극이 커지며 거래는 줄고 매물은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수도권과 서울의 주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둔화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마지막 주 수도권 상승률은 0.40%에서 10월 넷째 주 0.28%까지, 같은 기간 서울은 0.21%에서 0.16%까지 떨어진 상태다. KB국민은행 통계를 보더라도 수도권의 경우 8월 마지막 주 0.59%에서 이달 셋째 주 0.43%, 서울은 0.41%에서 0.24%로 상승폭이 축소되는 모습을 보인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7월부터 상승세가 줄어들고 있고, 전고점 대비 가격이 하락하는 거래 비율도 9월부터 높아지는 추세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변동률은 6월 2.28%에서 7월 2.04%, 8월 1.79%로 수치가 낮아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 하락거래 비율은 8월 21.1%에서 9월 23.6%, 10월 32.8%로 높아졌다.

주택시장 전반에 관망세가 강해지면서 매매·전세매물이 함께 누적되고,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예년의 절반 이하까지 급감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8월24일 대비 10월24일 서울 아파트 매물은 13.4%, 전세 매물은 34.0% 증가했다.

최근 정부의 대출규제로 서울 집값 상승률이 점차 둔화되는 가운데 지역별로는 차이가 뚜렷하다. 15억원선을 뛰어넘어 애초 대출이 안 나오는 강남권 등 핵심지역은 큰 영향이 없는 반면 서민들이 대출을 받아 매수하는 경우가 많은 중저가 외곽지역에선 상승폭이 크게 축소되는 모습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첫 국토부 장관을 지낸 김현미 전 장관은 취임식에서 공급부족이 아닌 다주택자를 강남권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등 현 정부 초기 부동산 정책은 강남 집값을 잡는데 집중된 측면이 있었다. 이후 뒤늦게 공급부족을 인정하고 8·4대책, 2·4대책 등을 통해 대대적인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노 장관은 이날 어떤 지역을 특정해 집값을 잡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는 "평균보다 강남4구 상승률이 높게 유지되는 것은 그 지역 주택수요가 여전히 크고 똘똘한 한 채가 선호되기 때문"이라며 "어느 지역을 집어서 내릴 수 없고, 잡는다고 잡혀지진 않을 것이다. 요즘 세상에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잡을 수 있느냐"고 했다.

지금은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완화할 시기가 아니라는 입장도 내놨다. 노 장관은  "현재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이나 불안이냐 예민한 시기"라며 "시장 안정세가 확고해지면 재개발·재건축도 추진 여건이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서울에 주택을 공급하려면 그린벨트 해제, 공공이 가진 땅에 주택공급, 재개발·재건축을 통한 종상향 밖에 방안이 없다"며 "정비사업을 언젠가는 해야겠지만 대규모 아파트 공급에는 10년 이상이 걸리는데 규제를 완화하면 당장 유효한 공급도 아닌데 해당 지역의 오래된 아파트 가격만 올라간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내세우는 것이 국토부 정책과 상충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노 장관은 "도심 좋은 입지에 공급하되 재개발·재건축이 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하면 안 된다는 점, 여기서 발생한 개발이익이 부동산 디벨로퍼나 현금을 가진 자에게만 가고 원주민은 내몰리면 안 된다는 점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주택공급에 대한 생각이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전세대책과 관련해서는 "대규모 아파트를 짓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빌라나 연립주택 사전맹비약정은 작은 규모로 시작하면 건축 기간이 얼마 안 걸린다"며 "시장 수요가 많은 도시형생활주택, 오피스텔 등 비주택의 규제를 푸는 등 작지만 효과가 단기간에 나올 수 있는 대책을 시작했고, 속도를 내볼까 한다"고 말했다.

전세대책 역시 인위적 시장 개입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전세시장의 이중 가격 현상에 대해 "인위적으로 가격을 끌어당기고 올릴 수는 없고, 주택시장 공급 문제가 뒷받침돼야 풀릴 것"이라며 "2+2년을 3+3년으로 하는 것은 또 다른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또 민간 참여와 지방자치단체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도시개발법의 기본 취지는 살리면서도 여건변화와 제기된 다양한 의견을 고려할 수 있는 도시개발사업의 공공성 강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민간 사업자의 이익을 제한하거나 개발이익에 대한 개발부담금을 높이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대장동 방지법'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노 장관은 "과도한 개발이익을 공적환수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겠지만 어느 수준이 돼야 할지에 대해 많은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며 "공공성을 강화할 필요도 있으나 시장 구조를 생각하면 반대로 생기는 부작용도 고려해 균형 있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이날 민간제안 통합공모를 통해 도심주택공급 후보지 17곳, 1만8000가구를 추가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추가된 후보지는 광명뉴타운 해제구역(8구역) 1396가구, 성남 금광2동 원도심 3037가구 등이다. 이를 포함해 정부가 추진 중인 도심주택공급 후보지는 모두 15만 가구 규모로 확대됐다. 분당·판교·광교신도시(16만 가구)를 모두 합친 규모와 비슷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이메일
  • 프린트
  • 리플
위클리뉴시스 정기구독 안내